[창간 특집]코로나19 치료제 개발 동향
상태바
[창간 특집]코로나19 치료제 개발 동향
  • 박해성 기자
  • 승인 2020.04.20 08:3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대한민국 정부와 의료기관의 코로나19(COVID-19)에 대한 방역 및 대처법이 전 세계적인 주목을 받고 있는 가운데 백신 및 치료제 개발에서도 국내 제약계가 속도를 높이며 글로벌 위상 강화에 힘쓰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2020년 3월 11일 코로나19에 대한 팬더믹(Pandemic)을 선언했다. 이는 2009년 신종플루 이후 처음 선언된 것으로, 전 세계적으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의 진단, 치료, 예방에 관심이 쏠리고 있는 상황이다.

FDA는 지난 2월 4일 코로나19의 진단, 치료, 예방을 위한 제품의 개발 및 검토를 촉진하는 EUA(Emergency Use Authorization, 긴급사용승인)를 발표한 바 있으며, 그 이후 이를 통해 여러 진단키트들이 승인을 얻어 현장에서 빠르게 활용되고 있다. 특히 빠른 진단 속도와 정확성, 사용 편의성 등 국내 업체 진단키트의 우수성이 부각되며 세계 각국에서 러브콜을 받고 있기도 하다.

다만 치료제와 백신 개발에는 시간이 더욱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단기간에 백신과 치료제 개발하기는 힘든 상황이라 기존 치료제의 적응증을 확대하는 방식으로 임상이 진행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사진 제공 : SK바이오사이언스
사진 제공 : SK바이오사이언스

2009년 신종 인플루엔자 경우 이미 개발되어 있던 로슈의 타미플루(Tamiflu, 성분명 오셀타미비어)와 GSK의 리렌자(Relenza, 성분명 자나미비어)가 있기에 치료가 가능했지만,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치료제는 아직 출시된 제품이 없어 타 적응증에 사용하던 치료제나 후보물질을 활용하고 있는 실정이다.

‘하이드록시 클로로퀸’(성분명)이 우리나라와 미국 등에서 코로나19 치료에 활용되고 있으며, 중국에서는 신종플루 치료제 ‘아비간’(제품명)을, 일본에서는 ‘아비간’과 천식치료제 ‘알베스코’(제품명)을 사용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항바이러스제인 애브비의 HIV 치료제 ‘칼레트라’(제품명)도 중암임상위원회가 1차 치료제로 권고한 바 있다.

코로나19 치료제 개발에는 현재 전 세계적으로 총 20여 개 국가의 기업 또는 연구기관이 나섰으며 파이프라인은 200여 건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여러 제약사들이 정식 치료제 개발에 뛰어든 가운데 임상3상을 진행 중이거나 준비 중인 치료제는 △길리어드의 렘데시비르 △로슈의 악템라 △사노피·리제네론의 케브자라 △후지필름도야마케미칼의 아비간 등이 있으며, 이 중 첫 번째 치료제 출시가 유력한 제품은 길리어드의 항바이러스제 후보물질 ‘렘데시비르(remdesivir)’가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과거 에볼라 치료제로 개발되다가 중단된 렘데시비르는 현재 중국 정부의 주도하에 중국에서 임상3상을 진행 중이며, 길리어드는 미국, 유럽, 한국 등에서의 임상도 진행하고 있다. 길리어드는 5월까지 임상을 마무리한다는 목표이다.

로슈의 ‘악템라(Actemra)’는 4월 초 미국을 포함한 전 세계에서 약 330명 환자를 대상으로 등록 절차를 진행하고 임상에 돌입한다는 계획이다. 글로벌 임상과는 별도로 일본에서도 쥬가이제약을 통해 조만간 임상이 시작될 예정이다.

악템라는 염증성 사이토카인의 일종인 인터루킨(IL)-6 수용체를 차단하는 효과가 있어 일부 과잉 면역반응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사노피와 리제네론은 3월 30일 ‘케브자라(Kevzara)’의 글로벌 임상시험에 참여한 환자를 대상으로 첫 투약을 시작했다. 미국 외 지역의 코로나19 환자로는 처음이며, 양사는 이탈리아, 스페인, 독일, 프랑스, 캐나다, 러시아 및 미국 등에서 글로벌 임상 프로그램을 진행한다고 밝혔다.

케브자라 역시 인터루킨(IL)-6 수용체를 억제하는 단일클론항체 의약품으로, 중등도 및 중증 류마티스 관절염을 앓는 성인 환자들의 치료에 쓰인다. IL-6은 중증 코로나19 환자의 폐에서 과민성 염증반응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지며 사노피와 리제네론은 이를 기반으로 케브자라를 코로나19 환자에 적용한다는 계획이다.

후지필름도야마케미칼은 ‘아비간(Avigan)’의 미국 임상을 곧바로 시작할 것이라고 4월 9일 발표했다. 신종플루 치료제로 개발된 아비간의 코로나19 치료제로서의 안전성과 효능을 평가할 이번 임상에는 약 50명의 환자가 참여하게 될 예정이다. 일본에서는 지난달 31일 임상 3상에 돌입했다.

이 같은 글로벌 흐름 속에서 국내 제약사들도 코로나19 치료제 개발을 위해 속도를 내고 있다.

한국제약바이오협회가 취합한 자료에 따르면 국내에서는 △셀트리온 △한국유나이티드제약 △셀리버리 △노바셀테크놀로지 △이뮨메드 △유틸렉스 △지노믹트리 △카이노스메드 △코미팜 △젬벡스 등 10개 제약·바이오기업이 치료제 개발을 진행 중에 있다.

셀트리온은 질병관리본부의 ‘2019 신종코로나 바이러스 치료용 단일클론 항체 비임상 후보물질 발굴’ 사업에 지원해 국내 의료기관에서 혈액을 공급받아 치료용 단일클론 항체를 개발 중이다.

한국유나이티드제약은 기도의 만성염증 억제효과가 있는 흡입용 스테로이드제제로 중증폐렴 진행을 억제하는 임상1상에 돌입할 예정이며, 개발 후 치료목적 사용승인을 신청할 계획이다.

이뮨메드는 지난 2월 서울대병원과 치료목적사용임상시험을 승인 받아 자체 개발 중인 항체 신약물질 ‘HzVSFv13’을 코로나19 확진자에게 투여하며 임상1상을 마무리했고, 조만간 임상2상에 돌입하게 된다.

코미팜은 자사의 신약후보물질인 ‘파나픽스’를 통해 폐렴을 유발하는 ‘카이토카인 폭풍’ 억제 신약물질의 개발을 추진하기 위해 임상 2, 3상 시험계획서를 제출했다.

한편 코로나19 백신의 경우는 정부나 관계 기관의 협조가 있다면 소규모 환자 대상 임상을 거쳐 1~2년 안에 나올 가능성도 있다는 것이 국제백신연구소(IVI)의 판단이다.

현재 제약바이오협회가 파악하고 있는 백신 개발 업체는 △SK바이오사이언스 △GC녹십자 △보령바이오파마 △스마젠 △지플러스생명과학 등 5곳이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질병관리본부의 ‘2019 신종코로나바이러스 면역항원 제작 및 평가기술 개발’에 지원하며 신종 바이러스 백신의 생산, 공급, 상업화 과정을 위해 국내외 유관기관들과 업무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GC녹십자는 질병관리본부의 백신 관련 사업인 ‘합성항원 기반 코로나19 서브유닛 백신 후보물질 개발’과 치료제 관련 사업인 ‘2019 신종코로나 바이러스 치료용 단일클론 항체 비임상 후보물질 발굴’에 지원하는 등 백신 개발에 총력을 기울인다는 목표이다.

스마젠은 국제백신연구소와 연구용역 계약을 통해 코로나19 백신 개발에 착수했으며, 캐나다 정부로부터 100만달러 규모의 백신 연구개발비 지원 대상으로 선정돼 참여하고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