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상선암 발생 단서 찾아…DNA 메틸화에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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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상선암 발생 단서 찾아…DNA 메틸화에 주목
  • 오민호 기자
  • 승인 2020.04.17 0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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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성모병원 정찬권 교수-한국생명공학연구원 공동연구
악성 갑상선암 진단 기술 개발 기대돼…‘싸이로드(Thyroid)’ 게재

갑성선암 발생에 DNA 메틸화(methylation)가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사실을 국내 연구진이 규명했다. DNA 메틸화는 DNA 염기서열에서 이중 뉴클레오티드인 CG의 C(시토신)에 메틸기(CH3)가 추가돼 발생하는 후성학적 변화를 일컫는다.

이번 연구 결과는 갑상선 분야의 세계적 저널인 ‘싸이로드(Thyroid)’ 최신호에 게재됐으며 앞으로 이를 활용한 악성 갑상선암 진단 및 예후 마커 실용화 기술 개발에 큰 진전이 기대된다.

보건복지부와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이 추진한 포스트게놈 다부처 유전체사업의 지원으로 진행된 이번 연구는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병리과 정찬권 교수 연구팀과 한국생명공학연구원(이하 생명연) 유전자교정연구센터 김용성 박사 연구팀(교신저자: 김용성/정찬권 박사, 제1저자: 생명연 박종열 박사)이 공동 수행했다.

인체의 각종 정상세포에서 종양억제유전자의 프로모터 DNA에는 메틸기가 부착되어 있지 않아 유전자 발현이 활성화되어 있지만 반대로 종양유전자의 프로모터 DNA에는 메틸기가 부착돼 유전자 발현이 억제된 상태로 존재한다.

왼쪽부터 정찬권 서울성모병원 병리과 교수, 김용성 한국생명공학연구원 박사, 박종열 박사
왼쪽부터 정찬권 서울성모병원 병리과 교수, 김용성 한국생명공학연구원 박사, 박종열 박사

여기서 말하는 프로모터는 유전자의 전사, 즉 DNA의 유전 정보가 RNA로 옮겨지는 과정(transcription)을 조절하는 DNA의 특정 부위를 말한다.

그러나 정상세포에서 종양억제유전자의 프로모터 DNA가 메틸화되면 유전자 발현이 억제되고, 또 종양유전자의 프로모터가 탈메틸화되면 유전자 발현이 활성화돼 암세포가 발생하게 된다. 결과적으로 유전자 프로모터 DNA에서의 메틸화 변화가 암세포의 발생에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된다는 것.

최근 특정 세포 또는 질환 세포에서 프로모터와 멀리 떨어져서 유전자 발현의 조절에 참여하는 DNA 영역인 인헨서(enhancer)라 발견됐으며 이 부위에서의 DNA 메틸화 변화가 인헨서의 기능을 조절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연구팀은 인헨서 및 유전자상의 DNA 메틸화 변화가 유전자 발현에 영향을 미쳐 갑상선암 발생에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사실을 세계 최초로 확인하고DNA 과메틸화가 악성 갑상선암에서 매우 낮은 빈도로 발생하는 사실을 발견했다.

이런 사실은 갑상선암 발생에 있어서 유전자상의 DNA 메틸화뿐만 아니라 인헨서의 DNA 메틸화 변화가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것을 규명한 것이다.

또한, 대규모 코호트 연구를 통해 해당 유전자상의 DNA 메틸화 수치가 경계성 갑상선종양에 비해 악성 갑상선유두암종에서 급격하게 감소하는 것을 확인했으며, 예후가 나쁜 유형일수록 DNA 메틸화 수치가 더 낮게 나타난다는 사실을 밝혔다.

서울성모병원 정찬권 교수는 “갑상선에서 DNA 메틸화 연구는 그동안 연구가 미진한 분야로 최신의 기법을 활용해 신규 바이오마커를 발굴한 것은 매우 의미 있는 성과”라며 “DNA 메틸화 바이오마커를 활용한 검사법을 임상 현장에 도입한다면 갑상선 결절의 진단 정확성을 높여 불필요한 재검사나 수술을 줄일 수 있고 갑상선암으로 수술 받은 환자에게는 예후 판정 및 추후 치료 방침 결정에 도움을 주는 바이오마커로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강조했다.

한국생명공학연구원 김용성 박사도 “이번 연구 성과는 갑상선암의 발생 및 진행에 DNA 메틸화가 매우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다는 사실을 밝힌 것”이라며 “새롭게 발굴된 유전자상의 DNA 과메틸 바이오마커를 활용해 악성 갑상선암의 진단 및 예후 판정을 위한 실용화 기술 개발에 큰 기여를 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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