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발성 캐슬만병에 ‘실툭시맙’ 효과 확인
상태바
다발성 캐슬만병에 ‘실툭시맙’ 효과 확인
  • 오민호 기자
  • 승인 2020.04.09 17:0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환자 15명 가운데 10명에서 증상 호전 확연
서울성모병원 조석구·민기준 교수팀, 대한내과학회지 온라인판에 게재

표적항체치료제 ‘실툭시맙(siltuximab)’이 난치성 혈액질환으로 치료가 어려운 ‘다발성 캐슬만병’ 환자에게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결과는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혈액병원 림프·골수종센터 조석구·민기준 교수팀이 2010년부터 2011년 동안 고식적인 항암치료(CHOP) 또는 스테로이드 치료에 실패한 다발성 캐슬만병 환자 15명을 대상으로 실툭시맙 치료반응을 분석해 확인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실툭시맙을 투약한 치료 불응성, 재발성 캐슬만병 환자는 치료 시작시점부터 증상 호전까지 평균 22일 소요됐으며 대부분 뚜렷한 증상 호전 효과를 봤다는 것.

또 혈액검사 결과 헤모글로빈, 알부민, 적혈구침강계수 등의 지표가 유의하게 정상수준으로 회복되는데 약 3개월이 소요된 것으로 조사됐다.

림프결절 또는 장기침범 병변의 뚜렷한 호전은 영상검사(경부, 흉부, 복부의 컴퓨터단층촬영)를 통해 치료 시작 6개월 이후 확인이 가능했으며 완전관해 3명, 부분관해 7명으로 나타나 15명 중 10명의 환자가 실툭시맙에 뚜렷한 반응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연구팀은 장기적인 실툭시맙 치료 유지에도 불구하고 약제에 의해 유발될 수 있는 위중한 부작용이 거의 없는 안전한 약이라는 점도 밝혀냈다.

왼쪽부터 서울성모병원 혈액병원 조석구 교수, 민기준 교수
왼쪽부터 서울성모병원 혈액병원 조석구 교수, 민기준 교수

이번 연구 논문의 교신저자인 조석구 교수는 “캐슬만병은 발병 빈도가 국내에서 특히 낮고, 1차 표준치료가 최근까지 정립되지 못했던 희귀 질환으로, 그간 재발하거나 고식적인 치료에 불응하는 환자에 대한 치료법이 마땅치 않았다”면서 “이번 연구는 희귀질환에 대해 단일기관에서 비교적 많은 수의 환자를 대상으로 실툭시맙 치료를 지속하며 얻은 임상경험에 대한 내용이라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국내 환자를 대상으로 해당 표적치료제에 대한 치료효과 및 임상평가를 처음 분석한 자료라는 점도 큰 의미가 있다”고 덧붙였다.

민기준 교수는 “다발성 캐슬만병은 극심한 피로감을 느끼며 시름시름 앓다가 사망하는 병으로, 생존기간 중앙값이 14~30개월에 불과하다”면서 “실툭시맙의 치료효과를 보여준 이번 연구는 국내 다발성 캐슬만병 환자에게 좋은 소식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발성 캐슬만병은 림프종 전 단계 질환으로 림프절 증식을 특징으로 하는 희귀질환으로 체내 림프절이 있는 곳은 어디에서든 발생할 수 있다. 증상은 림프절 비대와 함께 전신권태감, 체중감소, 발열, 야간발한증, 전신부종과 간·비장 등 장기 비대·피부변화, 신경병증 등이며 빈혈, 혈소판감소증, 단백뇨, 신증후군을 동반하기도 한다.

일부에만 병증이 있을 경우에는 수술적 제거가 가능하며, 전신으로 퍼진 경우 스테로이드 주사제로 치료하기도 한다.

생존기간 중앙값은 14~30개월에 불과할 정도로 무서운 질병이지만 매우 희귀한 질환으로 국내에서는 환자수도 드물어 실툭시맙 치료 반응에 대한 적절한 임상경험과 치료성적을 보여주는 연구결과가 거의 전무한 형편이다.

이 때문에 연구팀은 치료제의 치료 효과와 임상경과, 안정성을 증명한 이번 연구 결과가 국내에서의 다발성 캐슬만병 환자를 돌보는 의료진들로부터 주목을 받을 것으로 기대했다.

특히 실툭시맙(주사제)은 다발성 캐슬만병의 중요 발병 원인인 인터루킨-6 (Interleukin-6)를 표적으로 하는 항체 치료제다. 뛰어난 치료성적을 보이고 있어 국제적으로 고식적인 항암 혹은 스테로이드 치료에 대해 재발성·치료 불응성인 캐슬만병 뿐만 아니라 치료의 대상이 되는 캐슬만병의 1차 치료제로도 인정받는 새로운 치료약제로 주목받고 있다.

국내에서는 2018년 2월부터 의료보험 대상으로 지정됐고 전 세계적으로도 소수의 나라만이 국가 보험급여가 가능해 더욱 많은 국내 환자들이 치료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조석구 교수팀은 Castleman Disease Collaborative Network(CDCN)의 전세계 연구자들과 함께 캐슬만병 치료의 경험과 연구를 공유하고 있다. 이번 연구 결과는 ‘대한내과학회지(Korean Journal of Internal Medicine, IF 2.714)’ 온라인판에 2월 24일자로 게재됐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