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 직원들이 보호장비 자체 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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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 직원들이 보호장비 자체 제작
  • 오민호 기자
  • 승인 2020.03.23 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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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스 쉴드’ 공급 부족에 전남대병원 ‘우리가 만들자’
간호부·린넨실·행정직원 등 참여해 하루 60여개 이상 제작
전남대병원 직원들이 페이스 쉴드를 제작하고 있다
전남대병원 직원들이 페이스 쉴드를 제작하고 있다

선별진료소, 응급실, 코로나19 환자 치료에 꼭 필요한 보호장비 공급마저 부족해지자 병원 직원들이 직접 제작에 나서는 웃지 못할 상황이 벌어지고 있어 병원에 대한 지원이 시급해 보인다.

전남대학교병원(병원장 이삼용)은 코로나19 감염 확산으로 최근 선별진료소와 국민안심병원, 응급실 등 코로나19 최일선에서 근무하는 의료진의 필수 착용 장비 가운데 하나인 ‘페이스 쉴드(face shield)’ 물량이 절대적으로 부족해지자 간호부를 중심으로 직원들이 참여해 자체 제작에 나섰다고 3월 23일 밝혔다.

페이스 쉴드는 고글보다 훨씬 가볍고 쉽게 쓰고 벗을 수 있도록 제작된 감염방지용 안면보호대다.

현재 국내에서 사용하는 페이스 쉴드 대부분은 수입에 의존하고 있지만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19 감염이 확산되면서 수입 자체도 쉽지 않아 절대적으로 공급이 부족한 실정이다.

게다가 정부 지원마저 중단돼 충분한 수급이 이뤄지지 못하고 있어 병원들은 의료진을 감염병으로부터 보호하는데 비상이 걸린 상황이다.

이러한 어려움을 타개하기 위해 병원 직원들이 나서 자체적으로 보호장비를 제작하는 상황까지 이르게 된 것.

전남대병원 간호부 중앙공급실 정종해 과장은 이미 이같은 어려움을 예견하고 ‘우리가 직접 만들어 보자’는 뜻을 전달하고 린넨실과 함께 이달 초부터 준비작업에 돌입해 제작을 이어나가고 있다.

정종해 과장은 “매일 2시간의 작업 끝에 의료진이 충분히 사용할 수 있을 정도의 제품을 제작하는데 성공했고 마침내 하루 60여장 정도를 만들게 됐다”고 말했다.

전남대병원 직원들은 너나 할 것 없이 제작에 참여하고 있다. 이 가운데서도 ‘중앙공급실의 맥가이버’로 불리는 홍승호 직원의 연구와 노력이 자체 제작하는 제품을 더욱 튼실하게 만드는 데 큰 도움이 됐다고 한다.

이처럼 동료들의 정성이 가득 담긴 장비를 착용한 의료진은 지금까지 페이스 쉴드 대신 고글을 착용해야 했던 불편함을 덜게 됐다.

특히 중앙공급실의 작은 열정으로 시작된 전남대병원 페이스 쉴드 제작 열기는 이제 동료 간호사와 병원 임원 그리고 행정직원들까지 참여하면서 더욱 확산되고 있다.

정종해 과장은 “감염 위험을 무릅쓰고 구슬땀을 흘리고 있는 동료들에게 격려를 보내고자 시작한 일이었다”면서 “힘들지만 동료들의 성원에 힘입어 충분한 물량이 확보될 때까지 제작에 최선을 다 하겠다”는 각오다.

신은숙 간호부장은 “코로나19로 인해 업무 부담이 더 커지고 힘든 상황에서도 절대 굴복하지 않고 더욱 열정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병원 간호사들과 타부서 직원들로부터 큰 자부심을 느끼게 된다”면서 “전남대병원은 코로나19 종식까지 맡은 바 업무를 더욱 충실히 수행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평소 1개당 1,600원 정도면 구입 가능했던 페이스 쉴드 가격은 코로나19 발생 이후 4~5배 가까이 상승했다. 반면 전남대병원 직원들이 만든 수제품은 재료값(200원)만 소요돼 경제적인 이익이 되고 있어 전국 병원으로 확산이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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