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아용 마스크는 어디에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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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아용 마스크는 어디에 있나?
  • 오민호 기자
  • 승인 2020.03.12 19: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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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국에 소아용 입고 안 된 곳 다수…박스 뜯기 전까지 몰라
두 아이를 둔 기자의 소아용 마스크 구입 허탕 솔직 체험기

2010년 이후 출생한 아이를 둔 부모는 소아용 마스크를 어디서 구할 수 있을까?

과연 소아용 마스크는 어디에 있는 걸까?

2014년과 2015년생 아이를 둔 기자는 3월 12일 오후 공적 마스크 구매 대상인 출생연도 끝자리 4, 9에 맞춰 사무실이 위치한 마포역 근처 약국 6곳을 돌아다녔지만 결국 구입도 못하고 허탕만 쳤다.

업무 때문에 오전에 약국들이 부여하는 번호표를 사전에 받지 못한 것도 문제지만 인근 약국 모두 소아용 마스크 자체가 아예 입고가 안됐다는 게 더 큰 이유다.

지난 10일 출생연도 끝자리 2와 7에 해당돼 인근 약국에서 줄을 서서 마스크를 구매한 기자는 당시 소아용 마스크는 여분이 있다며 아이 출생연도 끝자리에 맞춰 방문해 달라는 약사의 말을 듣고 여유롭게 약국을 재방문했는데, 아예 입고 자체가 되지 않아 살 수 없다는 이야기를 듣고 황당할 뿐이었다.

그래서 마스크앱을 통해 수량이 남아 있는 마포역 인근 다른 약국들도 방문해 봤지만 모두 소아용은 입고가 안됐다는 말을 듣고 의문이 생겨 몇군데를 더 돌아다녀 봤다.

문제는 방문한 약국마다 소아용 마스크가 언제 입고 되는지 자신들도 도저히 알 수가 없다는 것. 어떤 약국은 공적 마스크를 받기 시작한 날부터 지금까지 소아용을 받아 본적이 없고 또 어떤 곳은 지난 화요일에만 입고가 된 이후 지금까지 소아용 마스크 자체를 본적이 없다는 것이다.

A약국은 “아예 입고가 안됐다”며 “지금까지 한번도 소아용을 마스크를 받아 본적이 없다”고 말했다.

B약국 역시 “소아용을 안파는 게 아니라 팔려고 해도 들어오지 않고 그날 그날 들어오는 박스를 뜯어봐야 만이 성인용인지 소아용인지 알 수 있다”고 토로했다.

이 때문인지 C약국은 아예 하루에 2백 개의 마스크가 입고되지만 전부 소아용일지 아니면 성인용인지 알 수 없다고 안내문을 붙여 두기까지 했다.

나머지 3곳도 아예 소아용은 입고가 되지 않았다며 언제 들어올지는 자신들도 알 수가 없다는 똑같은 말만 들을 수 있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D약국은 어쩔 수 없이 아이의 부모가 살 수 있는 날에 주민등록등본을 확인해 소아용까지 팔았다고 귀띔했다. 아이의 출생연도의 끝자리가 아니지만 언제 소아용이 들어올지 예측이 안 돼 어쩔 수 없었다는 것이다.

D약국은 “화요일에 소아용이  한번 입고가 돼 아이의 출생연도 끝자리가 아니었지만 혹시나 하고 찾아온 부모들에게 소아용도 함께 팔았다”면서 “원칙에 어긋나지만 소아용이 매일매일 입고가 안되는 만큼 어쩔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정부가 국민들의 마스크 수급 불안을 잠재우고 공평한 구입을 위해 5일제를 시행하는 이유에 대해서는 충분히 이해되고 공감이 된다.

그러나 기자와 같은 맞벌이 부부들은 아이들이 사용할 마스크를 사려면 회사에 출근해 사무실 근처 약국에서 살 수 밖에 없다는 사실을 정부가 간과하고 있는 것 같다.

탁상행정이 되지 않으려면 많은 부모들이 일하는 사무실 밀집 지역이나 역세권 주변의 약국에는 충분한 양의 마스크가 공급되야 하고 약국에 성인용과 비례해 소아용 마스크도 당일마다 공급을 해야 만이 기자처럼 허탕치고 다니는 부모가 생기지 않을 텐데 그걸 모르고 있는 걸까?

아니면 일주일에 하루를 정해 그날 만은 소아용 마스크를 부모가 살 수 있게 정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 그런데 아예 소아용 마스크 자체가 입고되지 않는 현실을 아이를 둔 부모들이 이해할 수 있을까 싶다.

아울러 마스크 앱도 성인용과 소아용 여분을 알려주는 기능이 첨부되면 오늘 기자와 같은 수고는 덜 수도 있었을 것이다.  하여간 기자는 내일 둘째 아이 마스크를 사기 위해 또다시 주민등록등본을 외투에 넣고 약국을 돌아다녀야 만 할 것 같다.

소아용 마스크는 정말 어디에 있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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