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안 대처 방식으론 미래 감염병 못 막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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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안 대처 방식으론 미래 감염병 못 막아
  • 최관식 기자
  • 승인 2020.03.11 1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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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수미 보사연 미래질병대응연구센터장, 코로나19 대응 방안 제시
국내 건강·보건의 우선순위 높이고 리더십과 다부처 협력 강화해야
채수미 센터장
채수미 센터장

현재의 코로나19와 같은 사태가 발생하면 보건당국뿐만 아니라 경제와 외교, 교육, 환경 등 다양한 부문과의 연계와 협력을 통한 융·복합 전략이 필요하다는 제안이 나왔다.

또 공중보건정책의 비전과 미래 질병 아젠다에 대비할 수 있도록 보건당국의 역할을 지지하고 역량을 강화할 수 있는 기반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아울러 나왔다.

채수미 한국보건사회연구원 보건정책연구실 미래질병대응연구센터장은 ‘보건복지 이슈 & 포커스’ 제374호 코로나19 특집호 2편에 ‘코로나19와 미래 질병 대응을 위한 과제’ 기고에서 이같이 밝혔다.

채 센터장은 “코로나19는 지금까지 경험하지 못한 새로운 감염병으로, 그것을 정의하고 예측하며 대응하는 것은 어려운 과제”라 규정하고 “건강한 삶을 위해서는 앞으로 발생할 질병에 대한 대비를 차분히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현안 중심의 정책 과제 발굴에서 탈피해 공중보건정책이 지향해야 할 비전과 목표를 설계할 필요가 있다”며 “눈앞에 처한 문제 중심으로 과제를 발굴하고 대응하는 방식은 미래의 새로운 건강 위협을 인지하기 어려울 뿐 아니라 미래 대비 역량을 갖추기 어려운 만큼 정책 당국과 전문가, 국민이 공감하는 보건정책의 비전을 설정하고 한계를 점검하며, 미래 질병 이슈를 발굴하고 전략을 설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채 센터장은 특히 WHO(세계보건기구)의 경우 지금까지 코로나19를 펜데믹으로 정의하지 않고 있는데, 일부 전문가들은 펜데믹이란 질병의 중증도보다 얼마나 넓게 퍼지는가를 의미한다며 현 상황을 펜데믹에 가까운 것으로 보기도 한다고 소개했다.

그는 미래 질병에 대한 국제 동향은 먼 미래에 발생할 새로운 질병이라기보다는 우리가 지금부터 준비해 나갈 필요가 있는 건강 이슈로 이해하는 것이 적절하며, 미국과 영국의 경우 새로운 보건정책 과제 및 건강위협 요인에 대해 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채수미 센터장은 우리나라의 경우 △초저출산 및 인구고령화 가속 △신종 감염병 및 재출현 감염병의 국내 유입과 유행 △기후변화·미세먼지 등 환경보건 부문의 건강 피해 증가 △4차 산업혁명에 따른 보건의료 분야 대응의 변화에 대해 진단하고 다가올 위협에 대한 준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보건정책 분야 전문가와 질병관리본부 관계 부서에서는 공중보건정책의 우선순위 비전으로 건강 문제 대응을 위한 보건복지부의 리더십과 다부처 협력 강화를 제안했지만 국가 전체 차원에서 건강 및 보건에 대한 우선순위가 낮아 이같은 비전 실현에 장애가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더구나 지금까지 시급한 문제 중심으로 대응해 온 정책 방향도 미래 준비가 불가능한 현실의 일부라고 꼬집었다.

채수미 센터장은 “모든 정책에서 건강을 실현하기 위해 데이터를 생산, 분석, 연구해 공중보건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권위 있는 정보가 생산돼야 하며, 이것이 국가와 지역의 정책에 반영될 수 있는 소통 체계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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