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평성모 진료재개, 하루가 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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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평성모 진료재개, 하루가 급하다"
  • 윤종원 기자
  • 승인 2020.03.03 2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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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개의 병상도 아쉬운 절박한 시기에 '우수한 의료자원' 발 묶여
병협-의협, 확대회의 열고 의료기관 폐쇄 및 진료재개 기준 촉구

코로나19 확진자 발생에 따른 의료기관 폐쇄 및 진료재개 기준을 현실에 맞게 시급히 규정돼야 한다는 의료계의 목소리가 높다.

대한병원협회(회장 임영진)와 대한의사협회(회장 최대집)는 3월3일 병원협회 14층 대회의실에서 ‘코로나19 관련 의료기관의 효과적 대응방안 모색을 위한 의료계 합동회의’를 열고, 현 상황에 맞는 대응지침 개정을 촉구했다.

병원 내 감염이 주를 이뤘던 메르스 때와 지역사회 감염으로 확산되고 있는 코로나19와의 대응 방식은 달라야 한다는 것이다.

임영진 대한병원협회 회장은 “대구·경북지역의 경우 병상이 없어 입원대기 환자가 속출하는 전시상황인데 은평성모병원은 폐쇄조치로 우수한 의료자원을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며 “올바른 진료체계 정립을 위해 이 자리를 만들었다”고 밝혔다.

최대집 대한의사협회 회장도 “지역거점병원인 은평성모병원의 폐쇄조치는 진행과정에서 불합리하다”며 “의료기관의 폐쇄와 진료재개 기준이 합리적으로 개선돼야 한다”고 말했다.

은평성모병원 폐쇄로 인해 지역의료체계는 붕괴 위기에 있고, 전원된 환자에 대한 진료공백도 우려된다.

권순용 가톨릭대 은평성모병원장은 “병원에 있는 모든 인력에 대한 RT-PCR 전수 검사, 재원환자 1인1실 병상 재비치, 시설에 대한 소독 등이 이미 완료됐다”며 그동안의 조치사항을 설명하고 “전 교직원들이 하루빨리 진료를 재개해 코로나19 종식을 위한 안심병원 역할을 수행하길 희망한다”고 전했다.

메르스 지침에 따르면 폐쇄 후 14일 동안 내부 감염이나 추가 감염이 없고, 병원 내 모든 인력을 재검사 후 전원 음성이 나와야 심의 후 진료를 재개할 수 있다. 이 지침대로 한다면 검사기간만 최소 5일이 소요돼 진료 개시는 그만큼 늦춰질 수밖에 없다.

이에 참석자들은 “이같은 지침으로는 현 상황을 극복할 수 없다”며 “보건복지부와 질병관리본부에서 특단의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가 재난상황에서 감염관리에 대한 모든 준비가 완료된 의료기관을 운영하지 못하는 것이야말로 의료자원의 손실이기 때문이다.

임영진 회장은 “위기 대응시 모든 원칙대로 한다면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며 “의료현장에 자율권을 부여해 우선 환자부터 살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A 병원장도 “원내 감염자 생겼다고 장기간 폐쇄를 강요한다면 어느 병원에서 확진자 치료에 나서겠느냐”며 “한 개의 병상이 아쉬운 절박한 시기에 수 백 병상의 문을 닫게 하는 것은 모순”이라고 지적했다.

B 병원장은 “코로나19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치료과정에 힘을 쏟을 때”라며 행정시스템의 전사적 지원을 촉구했다.

최재욱 의협 과학검증위원장은 “코로나19 입원 기준은 의료현장에서 직접 환자를 진료하는 의사의 의학적 판단이 우선돼야 하며, 확진자 진료 의료진과 의료기관의 진료 재개 기준에 대한 명확한 기준 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이어 “논의된 내용을 지침에 반영하고 상급 및 종합병원에 감염관리에 대한 자율권을 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홍준 서울시의사회장은 “폐쇄 명령에 대한 일관성 없는 기준으로 의료기관마다 혼선을 빚고 있다”며 “정확한 가이드라인 제시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회의에 참석한 이기일 중앙사고수습본부 의료체계관리반장은 “의료계 건의로 환자분류 및 입원기준 개선과 생활치료센터를 시행 중”이라며 “은평성모병원도 빠른 시일 내에 진료개시 될 수 있도록 적극 협조하겠다”고 말했다.

염민섭 질병관리본부 감염병관리센터장은 “회의에 나온 의견들을 면밀히 검토해 지침 개정에 반영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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