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70g 출생아 ‘소망이’ 건강 찾아 가족 품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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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0g 출생아 ‘소망이’ 건강 찾아 가족 품에
  • 최관식 기자
  • 승인 2020.01.23 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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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주세브란스기독병원 2019년 극소저체중아 생존율 92% 넘겨

370g 초극소 저체중 출생아 ‘소망이’가 원주세브란스기독병원 신생아집중치료지역센터에서 설 연휴를 며칠 앞둔 1월22일 건강하게 퇴원해 가족의 품으로 돌아갔다.

지난해 7월27일 소망이는 엄마 뱃속에서 갑작스럽게 움직이지 않아 태백에서 원주세브란스기독병원으로 응급 이송됐다. 당시 아기와 산모 모두 위험한 상태였기 때문에 의료진은 제왕절개 수술을 결정했다. 그렇게 소망이는 임신 24주 3일 만인 7월27일 밤 키 25cm, 몸무게 370g으로 태어났다.

소망이는 출생 직후 소생술을 시행하면서 겨우 신생아 중환자실로 옮겨 중증치료를 시작했다.

미숙아는 엄마 뱃속에서 충분히 성장하지 못한 상태에서 태어나기 때문에 호흡기관, 심혈관기관, 소화기관, 면역 등이 약해 각종 합병증에 취약하다.

370g 소망이는 너무나 작아 치료를 위한 주사바늘조차도 삽입이 어렵고 몇 방울의 약물로도 신체에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주사액을 소수점 2자리까지 정교하게 맞춰야 했으며 언제 쇼크에 빠질지 모르는 상황에서 소망이 한 명에게 의료진 3~4명이 24시간 옆에서 마음을 졸이며 치료했다.

소망이는 국내에서 생존해 퇴원한 초극소 저체중 출생아가 아기 중 몸무게가 3번째로 작게 출생한 아기로, 400g 미만의 아기가 생존한 경우는 현재까지 소망이를 포함해 4명으로 알려져 있다.

미국 아이오와 대학교에서 운영하는 초미숙아(400g 미만으로 태어나 생존한 아기) 등록 사이트에는 현재까지 228명의 아기가 등록돼 있으며 370g은 전 세계적으로도 142번째 작은 수준이다.

미숙아 중에서도 유난히 작았던 소망이는 생후 일주일째 발생한 기흉으로 가슴관을 삽입하고 호흡곤란 증후군, 폐동맥 고혈압 등으로 2개월 이상 인공호흡기 치료를 받아야 했다.

또 패혈성 쇼크와 부신기능 저하로 인해 강심제와 항생제 치료를 받아야 했고 중증 미숙아 망막증 수술 역시 견뎌내야 했다. 퇴원을 얼마 안남긴 상황에서 탈장이 생겨 전신마취 수술을 받기도 했다.

이 모든 고난을 이겨내고 퇴원을 앞둔 소망이는 현재 체중이 3.5kg으로 증가했고 스스로 호흡을 잘하고 엄마를 보고 웃으면서 분유도 먹을 수 있을 만큼 건강해졌다.

소망이 엄마 김성혜 씨는 “힘든 시간을 이겨내고 잘 퇴원해서 집에 간다는게 아직은 실감이 나지 않는다. 이병국 교수님을 비롯한 의료진 분들께서 밤낮없는 정성과 보살핌으로 소망이가 건강하게 퇴원하게 됐다”며 “소망이가 받은 사랑만큼 많은 이들에게 사랑을 주는 아이로 자라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주치의인 소아청소년과 이병국 교수는 “생존 가능성이 1% 미만이었던 소망이가 건강하게 퇴원할 수 있었던 것은 치료에 매진한 의료진의 역할도 있었지만 소망이 곁을 지켜준 부모님께서 어려운 상황들을 함께 이겨내 준 덕분”이라며 “소망이가 앞으로도 힘을 내서 건강하고 씩씩한 아기로 잘 성장해주기를 바라고 함께 힘을 내준 소망이 가족에게도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한편 원주세브란스기독병원은 신생아집중치료지역센터 운영을 통해 365일 신생아 전문의가 강원도 전 지역과 중부 지방의 중증 미숙아 및 신생아를 진료하고 있다.

원주세브란스기독병원 신생아집중치료지역센터는 지난해 초극소저체중아(1kg 미만) 7명과 극소저체중아(1.5kg 미만) 26명을 치료했으며 극소저체중아 생존률이 92% 달하는 등 초미숙아의 치료 성공률이 매우 높다. 이는 극소저체중아 국내 평균 생존률인 84.8%를 훨씬 상회하고 신생아 치료 선진국인 일본(93.8%), 호주(92.2%)와도 비슷한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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