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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정책 시행 앞서 파급효과 고려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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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정책 시행 앞서 파급효과 고려해야
  • 오민호 기자
  • 승인 2020.01.15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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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일방적인 정책 시행은 문제…제도 및 정책 유연성 필요
병원협회·복지부, 서울권역을 끝으로 권역별 병원장 간담회 마무리

정부가 의료정책을 시행하기에 앞서 그에 따른 파급효과를 고려하는 동시에 정책의 유연성을 가져야 한다고 병원계가 일침을 가했다.

그동안 정부의 일방적인 정책으로 인해 병원들은 이를 따라가기도 어려웠고 현실에 맞지 않는 제도로 인해 경영의 어려움을 개선하기도 어렵다는 게 현장의 목소리다.

대한병원협회와 보건복지부는 1월14일 오후 2시 신촌세브란병원 종합관 6층 교수회의실에서 지난해 말부터 시작한 ‘의료현장 소통을 위한 권역별 병원장 간담회’의 마지막인 ‘서울’ 권역 병원장 간담회를 개최했다.

그나마 지방에 비해 병원경영 여건이 나은 만큼 서울권역 병원장 간담회에서는 지방과는 다른 이야기가 나올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지방과 별차이가 없었다. 서울권역 병원장들 역시 공통적으로 전공의 및 간호사 부족 문제와 의료전달체계 붕괴로 인한 환자 쏠림 등의 문제를 지적했다.

이날 병원장들은 정부의 의료정책이 일방적으로 추진돼 오히려 이로 인한 반대급부와 부작용이 속출하고 있다는 점과 정책 및 제도의 유연성 부족으로 인해 병원들의 경영악화가 심각한 상황이라고 쓴소리를 쏟아냈다.

먼저 이송 서울성심병원장은 병원계와의 협의 없일 정부가 일방적인 정책을 내놓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송 병원장은 “그동안 보건의료정책이 바뀔 때마다 사실 병원계와의 토론과 논의도 없이 일방통행으로 정책을 내놓고 있어 병원들이 따라가기가 힘들다”며 “보건의료정책은 역풍이 있는 만큼 반작용도 고려해 정책을 만들어야 한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또한 그는 “선택진료비 보상 차원에서 마련된 의료질 평가지원금이 대형병원을 비롯한 상급종합병원으로 몰리고 있고 정부가 추진하려는 권역책임의료기관과 우수병원 제도가 오히려 병원을 줄 세우는 제도로 변질돼 일부 병원으로 환자를 몰아주는 기회만 줄 것”이라고 반대 입장을 나타냈다.

현실에 맞게 제도가 변화할 수 있도록 정책적인 유연성도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라기혁 홍익병원장은 “수련병원 자격을 유지하기 위해서 의료법에 규정된 내과, 외과, 산부인과, 소아청소년과를 없애지도 못하고 유지하고 있다”면서 “70년 된 의료법으로 인해 손해인데도 끌고 가고 있다. 현실에 맞게 의료법을 개정하는 등 제도에 유연성을 부여해 주면 그나마 적자를 줄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라 병원장은 이어서 “개인병원으로 운영을 하기가 너무 힘들어 지자체에 기부채납하고 의료법인 병원으로 변경을 하려고 했지만 최근 10년 동안 동일한 사례가 없다는 이유로 지자체가 변경이 불가하다는 이야기만 하고 있다”면서 개방적인 정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다음 세대로 넘어가게 되면 병원이 문을 닫을 수 밖에 없다. 너무 힘들어서 계속 병원을 유지해야 할지 고민이 많다”며 “대부분의 중소병원이 그럴 것”이라고 토로했다.

대학병원들은 대체로 전공의 부족과 PA제도, 입원전담전문의 제도에 대한 문제점과 함께 각종 평가로 인한 병원들의 어려움도 언급됐다.

이병석 신촌세브란스병원장은 “지난 2011년부터 전공의 수를 줄였고 최근에는 내과가 3년제로 되다 보니 인력난이 더 심해지고 외과 역시 3년제로 전환을 앞두고 있어 전체적인 전공의 부족 현상이 심해질 것”이라며 “의료정책들이 대안도 없이 시작돼 의료인력난을 심화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또 그는 “평가가 너무 많아서 힘들다. 어느 정도 자격이 되면 평가를 매번 하는 게 아니라 3년 또는 2년마다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면서 “정부가 평가에 대한 차등을 통해 유예기간을 주면 좋겠다”고 밝혔다.

편욱범 이대서울병원장은 “전공의법은 전공의만을 위한 법이라고 생각된다. 아무런 대책도 없이 전공의법을 만들고 시행하다 보니 그 부담이 묵묵히 일하는 교수들에게 가고 있다”고 비난했다.

PA 문제에 대해서도 편 병원장 “PA 역시 실제 존재함에도 법에는 존재하지 못하는 것은 아주 큰 문제다”며 “PA 간호사 문제는 시급히 해결해야 할 문제다”고 꼽았다.

현재 시범사업 중인 입원전담전문의 제도 역시 지금과 같다면 상당 부분 성공하지 못할 것으로 내다봤다.

편 병원장은 “사람을 구하는 병원은 2백명에서 3백명이지만 일하려는 사람은 1~2명인 상황이다”며 “차라리 과를 만들어서 인력이 많이 배출되고 난 뒤 제도를 시행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병석 병원장은 “입원전담전문의의 경우 대부분이 전문의로 자긍심을 느끼고 재미있게 일할 수 있어야 하는데 문제가 많은 것 같다”며 “입원전담전문의들이 입원 환자만 볼 수 있게 하는 것이 아니라 퇴원한 환자의 추적관찰도 할 수 있도록 일주일에 하루 정도는 외래를 볼 수 있게 해주는 제도의 유연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간호인력 부족 문제와 함께 다양한 인증 및 교육에 대한 부담 역시 개선돼야 할 문제로 꼽았다.

간호인력이 너무 부족한 상황에서 인증을 받으려다 보니 너무 힘들어 인증을 포기할 생각까지 했다는 김병인 인정병원장은 “우리처럼 작은 병원은 사람이 없고 자주 변경돼 제가 8시간씩 2번 감염관리 교육을 받았고, 안전관리 교육도 3월에 받으러 갈 예정이다”며 “인증과 교육 역시 5년에 한 번 아니면 기간을 조금 더 늘려줘야 한다”고 말했다.

한종인 이대목동병원장은 “정책으로 인한 여러 가지 파급효과를 생각해 시간을 가지고 진행해야 만이 충격을 완화 시킬 수 있다”면서 “간호간병통합서비스도 의료질 평가에서 점수를 주다보니 대부분의 대학병원에서 시행을 할 수 밖에 없어 인근 중소병원 간호사들을 연쇄적으로 움직일 수 밖에 없다”고 했다.

결국 대형병원에서 의료인력을 다 가져가는 상황에서 제대로 된 의료전달체계를 만들 수 없고 정책으로 인한 의료계 내부의 이해관계로 다툼의 원인을 제공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끝으로 병원경영의 어려움을 해소할 수 있는 응급대책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왔다.

김갑식 서울시병원회장은 “당장의 병원 경영난을 해결해 줄 수 있는 응급적인 대책이 필요하다”며 “역발상을 인건비 부담을 줄여 줄 수 있는 정책이 과감하게 시행돼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현재 주어진 인력 내에서 병원들이 정부 정책을 따라 갈 수 있도록 인력 구성 조건을 완화해야 한다”면서 “종별 필수 진료과와 판독 등 상근의사 조건을 완화하고 의료기관 종별로 간호등급제의 간호사 수의 완화와 차등을 해야 만이 중소병원이 생존할 수 있다”고 제안했다.

이밖에도 김 회장은 PA 인정 등 그동안 묵시적으로 행해온 관행을 합법적으로 인정하고 3차 의료기관 진료시 환자본인부담금을 늘려 불필요한 상급종병 외래 진료를 줄여야 한다는 점을 피력했다.

이러한 병원들의 의견에 보건복지부는 최대한 정책에 반영한다는 입장이다.

보건복지부 노홍인 보건의료정책실장은 “보상성 확대가 주가 됐다면 지금은 자원 효율성에 대한 것을 복지부도 이해하고 있고 국민들을 설득하려고 한다. 인력과 관련해서도 많은 고민을 하고 중장기적인 대책을 마련하고 있고 전달체계는 체계 간에 이해관계가 다 엮여 있어 어디를 죽이는게 아니라 공생과 상생을 하는 방향에서 고민하고 현장의 의견을 수렴하고 협조를 구해 시간을 두고추진할 생각이다”고 밝혔다.

또, “평가와 관련해서는 인증제, 질평가, 적정성 평가 등 여러 가기작 있어 재구조가 될 필요가 있는 만큼 전체적으로 정리해서 재정 등에 맞게 고민을 하겠다”면서 “수가에 대해서는 사람의 행위에 대한 가치가 과소 평가된 부분이 있어 조정작업을 하고 있고 행위에 대한 보상으로 방향성을 가지고 있다. 전체적으로 수가가 낮은 부분들이 있다는 것을 인식하고 있지만 한꺼번에 조정을 하게 되면 상당한 재정부담이 있어 같이 고민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질평가 지원금에 대한 패러다임도 바꾸겠다고 했다.

정경실 보건의료정책과장은 “질평가 지원금은 2015년 선택진료비를 폐지하고 손실보상 차원에서 도입되다 보니 목적과 결과 간의 미스매치가 됐다”면서 “단번에 바꾸기는 어렵지만 2022년부터 2024년까지 중장기적으로 패러다임을 변화하고 상급종합병원, 종합병원, 병원급 등 적절한 기능에 맞는 평가가 되도록 지표도 변화하고 보상체계도 변화해 나가겠다”고 설명했다.

한편, 서울권역 병원장 간담회에는 보건복지부 노홍인 의료정책실장, 정경실 의료정책과장, 손호준 의료자원정책과장, 이중규 보험급여과장, 김성철 공공의료과 사무관, 김옥수 보건의료정책과 사무관, 병원협회 임영진 회장, 송재찬 상근부회장, 김승열 사무총장, 서울시병원회 김갑식 회장(동신병원 이사장), 이송 서울성심병원장, 장석일 성애병원 의료원장, 최명섭 삼육서울병원장, 이병석 연세대신촌세브란스병원장, 편욱범 이화여대서울병원장, 라기혁 홍익병원장, 김병인 인정병원장, 성원섭 서울적십자병원장, 한종인 이화여대 목동병원장, 장성구 명지춘혜병원장, 김도현 연세베스트요양병원장, 이진용 서울특별시 보라매병원 공공의학과장, 조동희 서울의료원 기획조정실장 등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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