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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평성보다는 공정성에 초점 맞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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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평성보다는 공정성에 초점 맞춰야”
  • 박해성 기자
  • 승인 2020.01.10 1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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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병원의 절규…수도권과 지방 차이 보완 가능한 탄력적 정책 필요
병협·복지부 주최 광주·전라·제주권역 병원장 간담회에 40여 명 참석

 

정부의 의료정책 추진에 있어서 형평성보다는 공정성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수도권과 지방의 차이를 보완할 수 있는 탄력적인 정책이 만들어져야 한다는 지역 병원들의 목소리다.

광주·전라·제주권역 병원장들은 1월9일 전남대학교병원 백년홀에서 진행된 대한병원협회와 보건복지부 공동 주최의 ‘권역별 병원장 간담회’에 참석해 지역 병원의 어려움을 타개해 달라고 호소했다.

보건복지부 노홍인 보건의료정책실장의 사회로 진행된 이날 간담회에는 40명에 가까운 병원장 및 책임자들이 참석해 생존을 위한 힘겨운 싸움을 하고 있는 지역 병원에 힘을 실어 줄 수 있는 탄력적인 정책을 만들어달라고 입을 모았다.

정부의 정책이 형평성을 맞추는 것에 너무 초점이 맞춰져 있다 보니 주변 인프라의 차이가 있는 수도권과 지방의 격차를 더욱 벌리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에 병원장들은 수도권과 지방의 차이를 이해하고 공정성에 초점을 맞춰 지역 병원을 지원할 수 있는 제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날 간담회에서 가장 많이 언급된 문제점은 여타 지역들과 마찬가지로 전공의·간호 인력 부족이었다.

이삼용 전남대병원장(광주전남병원회 회장)은 “권역을 대표할 수 있는 대학병원에서조차 의료인력 확보가 너무 어려운 실정이다”라며 “전공의와 간호사는 이미 과거부터 미달 상태였고 시간이 지날수록 더욱 심화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지역 대학병원의 역할인 중증환자 진료에 집중하고 싶으나 인력 부족이라는 장애물에 막혀있다”라며 “정부가 여러 정책을 만들어내고는 있지만 지역의 의료공백을 메꾸기에는 실효성이 부족하다”라고 덧붙였다.

정종훈 조선대병원장은 “정부의 전공의 정책을 보면 지방에 대한 배려는 없는 것 같다”라며 “전공의 배정에 있어 수도권과 지방의 기준을 달리 적용해 주었으면 한다”고 제언했다.

아울러 “지방은 신규간호사의 이직 문제가 가장 심각하다. 정부가 신규간호사에 대한 교육으로 그들의 역량을 강화하고 이직률을 낮추기 위해 교육전담간호사 시범사업을 추진하고 있으나 사립대학병원은 여기에 빠져 있어 아쉬움이 많다”라며 “지방 사립대학병원이 참여할 수 있는 길을 열어달라”고 말했다.

김성수 제주한라병원장(제주병원회 회장)은 “인력, 인증, 의료전달체계, 감염 문제 등으로 지역 병원들은 절규하고 있다”라며 “이제는 정말 정부가 큰 그림을 그려야 할 때이다”라고 하소연했다.

그는 “인력 부족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간호대학 정원을 확대하고, 의료인력 수입에 대한 검토를 해야 한다”며 “또한 전공의 총 인원수를 다시 확대할 필요가 있으며, 전공의 인원 책정 계획을 세울 때 학회의 눈치를 보지 말고 과감하게 풀어나갈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날 참석한 모든 이들이 지역 병원을 살리기 위해 한 목소리로 요구한 것은 정책의 탄력성이었다.

이병관 대자인병원장(전북병원회 회장)은 “지역 대학병원에서조차 의료인력을 구하지 못하는 상황을 보면 대한민국 의료에 대한 근본적인 물음을 던져야 한다”며 “정부가 이제껏 형평성을 갖고 정책을 만들어 왔지만 이는 과연 공정하다고 말할 수 있는가? 정부는 정책개발에 수도권과 지방과의 차이를 반영해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김철승 전주예수병원장 역시 “국민생명과 직결되는 필수진료과 만큼은 인력 부족 문제에서 벗어나야 하지만 지방에서의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라며 “지방에는 유동성 있게 제도를 적용하는 정책 탄력성을 가져야 한다”고 의견을 함께 했다.

고광일 목포한국병원장은 “지방의 인프라가 수도권에 비해 부족하다 보니 어려움이 많기에 정부가 의료정책을 시행함에 있어 지방을 우선으로 정착시킨 후 중앙으로 올라가는 방향성을 고려해주길 바란다”고 제안했다.

이와 함께 의료질평가, 의료전달체계 개선에 대한 요구도 많이 나왔다.

의료질평가와 관련해 A병원장은 “지금의 의료질평가는 서울에 있는 큰 병원부터 지역의 작은 병원까지 일률적인 잣대로 평가가 이뤄지고 있어 지방병원은 아예 포기하는 심정으로 바라보고 있다”라며 “그룹별로 평가 지표를 차등화해 보상해줘야 지역 병원이 희망을 가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B병원장은 의료전달체계(수도권 쏠림현상)에 대해 “수도권 큰 병원에 ‘상급’이라는 타이틀이 붙은 후 서울을 찾는 환자가 더욱 많아졌다”라며 “타이틀 선정에서부터 차별을 두면 지역 병원들은 제대로 된 경쟁을 할 수 있겠는가? 차별화시키는 타이틀 우선 사라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외에도 몇몇 병원장은 여러 이유로 전원이 불가능해 병상의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장기환자에 대한 운영상의 애로점을 토로하는 등 지역의료의 균형있는 발전을 위한 다양한 의견을 제시했다.

간담회를 마무리 하며 복지부는 지역 병원들의 고충을 담은 오늘의 의견을 최대한 정책에 반영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노홍인 실장은 “이 자리에 많은 병원장님들이 참석할 정도로 현장의 어려움이 크다는 것을 느끼고 있으며, 획기적인 정책 전환이 필요하고 시급하다는 것을 인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지방과 수도권의 차별화된 정책을 고민하겠다. 획기적인 인력 개선 방안을 모색하고, 수도권 쏠림 현상을 막기 위한 중장기 대책을 마련해 반영하도록 하겠다”라며 “다만 정부는 의료 공급자뿐만 아니라 이용자의 입장도 들어 정책을 설계해야 하는 만큼 한계도 있겠지만 현장의 의견 반영을 위해 최대한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한편 이날 간담회에는 이성규 동군산병원장(병협 정책위원장), 김성수 제주한라병원장(제주병원회 회장), 윤권하 원광대병원장, 이병관 대자인병원장(전북병원회 회장), 김한주 신세계병원장, 이삼용 전남대병원장(광주전남병원회 회장), 김철승 예수병원장, 정종훈 조선대병원장 등 30여 명의 병원장이 참석했다.

대한병원협회 송재찬 상근부회장과 보건복지부 노홍인 보건의료정책실장, 정경실 보건의료정책과장, 이중규 보험급여과장 등도 자리를 함께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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