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계점 달한 의료인력난 필수진료마저 위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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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계점 달한 의료인력난 필수진료마저 위협
  • 윤종원 기자
  • 승인 2019.12.31 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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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병원협회 창립 60주년 맞아 비전 선포, 의료봉사
안전한 진료환경 조성 및 회원병원 권익 증진에 온 힘
대한병원협회 창립 60주년 비전선포식
대한병원협회 창립 60주년 비전선포식

2019년은 대한병원협회가 창립한 지 60주년이 되는 뜻깊은 해다. 이에 대한병원협회는 ‘스마트 큐브 2030’이라는 새로운 비전을 선포하며 재도약을 다짐했다. 역사상 처음으로 의료인력 수급개선을 위한 비상대책위원회로 출범시켰다. 어려운 경영환경에서도 여러 난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이해 당사자간 통 큰 대화로 상생할 수 있는 의료생태계 조성을 위해 힘썼다. 회원의 권익증진과 함께 국민에게 신뢰 받으며 최상의 진료를 제공할 수 있는 방안도 모색해 왔다. 역지사지와 결자해지의 자세로 우리 스스로를 자정하고 회원 간 조화롭게 소통하도록 화합, 포용, 신뢰, 섬김을 최우선 가치로 삼아 전력투구했다. 이에 본지는 다사다난했던 2019년을 마무리 하며 대한병원협회 주요 이슈와 활동사항을 정리해 본다. <편집자 주>

■ 안전한 진료환경 조성

2019년 새해 첫 화두는 ‘안전한 진료환경 조성’이었다. 대한병원협회는 정부, 유관단체 등과 TF를 구성해 가이드라인(보건의료기관 종사자용, 환자·보호자용)을 마련했다. 하지만 여전히 의료기관 내의 폭력은 이어지고 있어, 보다 특단의 대책 마련이 요구된다.

임영진 회장은 고 임세원 교수 빈소에서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 등과의 간담회에서 “고인의 희생이 헛되지 않도록 재발 방지책 마련이 필요하다”며 “안전한 진료환경 조성을 위한 캠페인을 벌여 사회적 공감대를 형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의료진의 안전이 환자의 안전과도 직결된다”며 “정부와 국회가 나서 정책적,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달라”고 당부했다.

신호철 강북삼성병원장은 “병원에 보안요원을 각 과에 모두 배치했다 하더라도 막을 수 없는 사건이라 생각한다”며 “환자의 건강을 돌보는 의료인이 안전하게 근무할 수 있는 환경을 제도적으로 만들어줘야 한다”고 말했다.

대한병원협회는 고 임세원 교수를 위해 회원병원들과 함께 1월 한달간 애도기간을 가졌으며, 안전한 진료환경을 조성을 위한 국민청원 운동을 벌이기도 했다.

■ 의료인력 수급개선 비상대책위원회 구성

대한병원협회 창립 이후 처음으로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했다. 병원계는 의료인력의 공급 부족과 의료인력 확충이 수반되는 정책 추진 및 관련 제도의 문제점 등으로 인력 운영의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의료인력 문제는 병원계 차원의 노력으로는 해결할 수 없는 임계점에 달한 상황. 인력문제가 지속·심화되면 환자진료 차질 및 보건의료의 근간과 국민건강이 위협 받을 수 있다. 비대위를 구성·운영해 의료인력 문제 해결을 위한 정부의 정책 결단 촉구와 함께 정책 방향성을 제시하겠다는 것이 임영진 회장의 의지다.

임 회장은 발대식에서 “절박한 심정에서 병원협회 역사상 처음으로 비대위라는 단어를 사용하게 됐다”면서 “의료인력난이 이대로 지속될 경우 환자와 국민들에게 미치는 악영향을 알려 사회적 공감대를 이끌어 내고 정책당국에 병원계의 의견을 제시해 하루속히 해결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김영모 공동위원장(상급종합병원협의회장·인하대학교 의무부총장 겸 의료원장)은 “우리의 궁극적인 목표는 환자안전으로 병원경영과 다른 목적이 아니라 제일의 목적은 환자안전과 국민의 안전”이라며 “앞으로 이를 위해 논의를 해 나가면서 여러 가지 방안을 찾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또 정영호 공동위원장(대한중소병원회 회장·한림병원 병원장)은 “실제 병원에서 의료가 정상적으로 이뤄지지 않을 정도로 심각할 정도로 의료 인력이 절박 하다”며 “1년의 기간 동안 우리 병원계가 정상적인 기능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비상대책위원회는 의료인력 수급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한 연구를 추진하고, 관련 단체별 주요 쟁점 및 관련 법안을 검토했다. 주요 추진과제로 △간호인력 학사 편입학 확대 △입원전담전문의 관련 △외과계 등 인력구조 불균형 완화 △공공기관 경력간호사 채용 개선 등을 정부에 전달하기도 했다.

■ 대한병원협회-보건복지부 정책간담회 개최

대한병원협회는 4월1일 보건복지부와 세종청사 5층 대회의실에서 정책 간담회를 열고 2019년도 보건의료정책 방향과 병원계 현안에 대해 논의했다. 이 자리에서 의료인력 수급 개선 및 의료전달체계 확립 등에 대해 병원계와 보건복지부가 상호 신뢰 바탕 하에 협력해 나가기로 했다.

임영진 회장은 “보건복지부와의 간담회를 통해 상호 신뢰를 구축하고 통 큰 대화를 하는 기회가 많아져야 한다”며 “정책과 현실 간 괴리가 있는 부분에 대해 결자해지하는 마음으로 고민하는 귀중한 시간이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건강보험 보장성강화 정책과 관련해서는 “국민을 위해 좋은 점도 있지만 서비스를 제공하는 의료공급자가 튼튼해야 지속가능할 수 있다”며 “정상적인 운영이 될 수 있도록 지원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강도태 보건복지부 보건의료정책실장은 “이번 간담회가 현장을 이해하고 다가가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며 보건의료정책 발전을 위한 고견을 당부했다. 또한 “정부와 병원계가 업무추진에 있어 신뢰가 중요하며, 같이 협력해 나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병원협회는 병원계 현안으로 △의료인력 수급 대책 및 의료전달체계 개선 필요 △간호등급제, 간호간병통합서비스로 간호인력난 심화...재검토 촉구 △3차 상대가치 개편, 재정 순증 통한 기본진료료 원가 개선 △의료질평가 신규 개선지표 반영과 함께 종별·등급 간 합리적 경쟁 유도 △전체 의료기관에 대한 토요일 오전 외래진찰료 가산 적용 △수술환자 안전관리료 대상 범위 확대 필요 △실손보험금 청구·지급 위한 간편시스템 개발이 우선(보험업법 개정 반대) △전공의 정원 수립 정책 현실화, 수련비용 지원 필요 △신용카드 수수료 부담완화, 고유목적사업준비금 손금산입 세제 감면 연장, 의료기관 실내공기질 유지기준 강화 관련 등을 건의했다.

■ 대한병원협회의 새 비전 ‘스마트큐브 2030’ 선포

“건강한 국민, 신뢰받는 병원, 열린 협회가 함께 합니다”

대한병원협회(회장 임영진)가 창립 60주년을 맞아 4월3일 새로운 비전인 ‘스마트 큐브 2030’을 선포했다. 슬로건인 ‘SMARTing K·HOSPITAL’은 스마트 큐브 2030를 지속적으로 추진해 나가겠다는 강한 의지의 표현이며, 실행과정을 포함하는 동적인 상태를 강조한다.

대한병원협회는 국민의 건강한 삶에 기여하는 협회, 대한민국 병원의 미래를 지원하는 협회, 건강한 의료시스템 정책 선도와 참여 플랫폼의 협회를 지향한다.

앰블렘 중 Cross는 ‘의료기관’ ‘함께 힘을 더 해 나가자’ ‘서로 만나는 교점’의 의미이며, 색깔은 파랑 ‘한국’, 초록 '병원', 빨강 '협회'를 나타낸다.

큐브는 우리가 함께 달성하고자 하는 세가지 큰 목표, 우리가 해결해야 할 과제, 고려해야 할 세 가지 관점을 의미한다.

대한병원협회는 새로운 비전인 SMART에 국민에게 줄 가치, 병원의 미래 모습(방향성), 협회의 역할 등 세 가지 의미를 담았다.

병원들이 국민에게 올바른 가치를 줄 수 있도록 기여하고, 올바른 방향성을 가지고 병원들이 미래를 준비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는 의지다.

국민과 병원을 위해 역할을 명확히 하고 충실히 이행하겠다는 약속이기도 하다.

세부 추진과제로는 정책선도 분야에서 △정책선도 인프라 확충 △적정 의료서비스 제공 기반 마련 △의료현장 및 근거 기반 정책 대응, 다양한 지원 분야에서 △국가 재난 및 대규모 행사, 사회공헌활동 지원체계 구축 △병원 운영관련 필요 정보 발굴 및 체계적 제공 △병원의 글로벌화 지원 등이다. 표준화된 인증 분야에서는 △의료기관 평가제도 개선 △분야별 가이드라인 제개정 △병원업무 시스템 표준화, 다양한 협력 분야는 △남북의료 협력체계구축 및 국제활동 강화 △모든 병원급 의료기관의 회원화 △네트워크 활성화, 인재양성 분야는 △체계적인 교육시스템 구축 △위탁 교육사업 확대 △내부 직원 전문성 제고 등을 목표로 삼았다.

스마트 큐브는 국민, 병원, 협회의 스마트를 결합한 것으로 미래에 대해 대한병원협회의 '똑똑한 대응 방식'을 형상화 했다.

임영진 회장은 “국민의 건강과 회원병원의 미래를 위해 협회는 소통과 화합으로 함께 하겠다”고 약속했다.

■ 대한병원협회, 병원 수가 1.8% 인상 합의

대한병원협회(회장 임영진)는 국민건강보험공단과의 2020년도 요양급여비용 협상에서 수가인상률 1.8%(환산지수 76.2)에 합의했다.

송재찬 수가협상단장은 협상 체결 후 “많은 요구를 했지만 반영되지 못한 것이 유감이지만 향후 반영되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라며 “불합리한 SGR모형을 지속적으로 활용할지에 대한 논의도 해야 한다”고 말했다.

회원병원들에게는 “병원계에서 진료를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는데 충분한 보상을 받아야 하지만 미흡해서 안타깝다”고 했다.

병원협회는 이번 협상과정에서 병원급 의료기관의 진료비 증가율이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로 인한 착시현상일 뿐이라는 점을 주장했다. 단지 비급여의 급여화로 인한 의료이용량 증가가 병원 진료량 증가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국공립병원 등 43개 병원의 공시된 회계자료를 분석한 결과 평균 의료 수익이 7% 증가한 반면 그에 따른 비용은 7.5%가 늘어 병원의 수익성은 오히려 악화된 자료도 제출했다.

지난해 하반기 고용통계에서 보건·사회복지서비스업 취업자 수가 219만명으로 전년동월 대비 12.7만명 증가(6.2%)했는데, 이중 병원은 54만5천명에서 59만5천명으로 5만 여명이 늘어 9.1%의 증가율을 보였다.

병원협회는 병원계의 고용창출 기여를 강조하며 인건비 부담 증가(약 1조3천억원) 등에 대한 수가보전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진료비 변동 차이를 기준으로 유형별 수가 인상률을 추계하는 SGR모형에 대한 문제점도 지적했다.

이번 수가협상이 체결된 유형은 치과 3.1%, 한방 3.0%, 약국 3.5% 조산원 3.9%, 보건기관 2.8% 등이다. 의원은 공단이 최종 제시한 2.9%에 대해 간격을 좁히지 못하고 결렬됐다.

■ 창립 60주년 기념 캄보디아 의료봉사 활동

34인의 사랑과 헌신, 희생이 캄보디아의 환자들에게 꿈과 희망을 안겨줬다.

대한병원협회는 창립 60주년을 기념해 ‘2019 캄보디아 해외의료봉사’를 다녀왔다.

지난 10월15일부터 20일까지 4박6일간의 일정으로 총 34명의 의료봉사단이 프놈펜에 위치한 헤브론병원과 인근 깜퐁스프 품 짜(경이로운 마을)에서 의료봉사를 가졌다.

봉사단장인 임영진 회장은 “소임을 잘 맞춰서 감사하고 헤브론병원 김우정 병원장님과 관계자 여러분에게 감사하다”면서 “캄보디아에 오기 전에 설레임과 두려움이 있었는데 굉장히 보람됐다”고 밝혔다. 이어 “34인의 봉사단 여러분들의 사랑과 헌신, 희생이 하나의 결정체 같다”면서 “각지에서 오셔서 만났지만 가족처럼 소중한 봉사팀”이라고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성애병원 김등래 이비인후과 과장은 “초창기에 병원에만 가서 진료를 봤으면 치료가 가능한 질환이 대다수지만 비용 때문에 병원을 찾지 않아 더 병을 키운 환자들이 대부분인 것 같다”면서 “후두암 환자 역시 초기 치료를 하지 못해 이제는 아예 수술도 할 수 없는 상태가 돼 버렸다”고 안쓰러워했다.

조한호 오산한국병원장은 “환자 가운데 경추 1번이 완전히 녹아버린 환자도 이곳 병원까지 걸어오는 놀라운 상황을 직접 볼 수 있었다”면서 “그러나 큰 병원에 가서 수술을 받아야 한다고 이야기해도 이곳 사람들은 병원비를 생각해서인지 수술을 하지 않겠다고 말한다”고 아쉬워했다. 우리말로 경이로운 마을이라는 뜻의 '깜퐁스프 품 짜'에서 진행된 이동진료는 오히려 봉사단원들에게 경이로움을 느끼게 해준 경험이었다.

봉사단은 2014년부터 캄보디아 의료봉사활동을 지속하고 있는 김한주 신세계병원장의 진두지휘 아래 10월18일 오전 10시부 오후 3시까지 총 250명이 넘는 마을 주민들을 진료하고 100여명의 아이들에게는 페이스페인팅과 풍선만들기 등 문화봉사를 제공해 즐거운 한때를 보냈다. 이동진료에는 특별한 질환을 가진 환자보다는 만성질환과 눈이 좋지 않아 안경이 필요한 환자가 많았다. 또 마을주민들의 대부분이 자신의 혈액형도 알지 못하고 있어 채혈을 통한 혈액검사의 인기가 높았다.

이번 봉사기간에는 의료봉사 이외에도 다양한 활동들도 이뤄졌다. 병원협회 임영진 회장과 임원진들은 캄보디아 보사부를 방문해 캄보디아 의료계와의 협력 강화를 모색했다.

또한 봉사단은 현지 부총리와 대한민국 대리 대사가 참여하는 헤브론병원 혈액투석센터 및 호스피스 병동 준공식에 참석해 축하사절단으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했다.

이외에도 병원협회는 헤브론병원에 엠블런스와 축구공을 기증했으며 김경희 홀트아동복지회 이사 겸 전국후원회 고문은 병원을 찾은 많은 캄보디아 주민들을 대상으로 이발봉사를 펼쳐 호응이 높았다.

■ KHC-ATM (Korea Healthcare Congress-Autumn Conference for Talent Management) 첫 개최

KHC(Korea Healthcare Congress)는 병협에서 매년 4월 개최하고 있는 국제적 병원경영 학술 행사이다. KHC-ATM은 KHC의 추계 학술대회 일환으로 올해 처음 기획됐다.

1980년대부터 2000년 초반에 태어난 정보통신기술(IT)에 익숙한 세대를 밀레니얼 세대라고 한다.

KHC-ATM은 병원에서 근무하는 밀레니얼 세대를 대상으로 조직관리와 인재관리 및 운영전략 방안을 토론하는 장을 마련한 행사다.

컨퍼런스 프로그램으로는 △박세헌 우아한형제들 경영지원실장이 나와 ‘밀레니얼 세대, Z세대-요즘 애들은 왜 그럴까?’를 주제로 특강을 했다.

이어 △박형철 머서코리아 대표가 ‘Agile인재와 리더 육성을 위한 Agile 조직개발’△황성현 카카오 부사장이 ‘4차 산업혁명 시대 인재관리’를 주제로 각각 발표했다. 오후에는 △‘의료계의 밀레니얼, 어떻게 적용할 것인가’를 주제로한 패널토의와 간호 및 HR담당자를 대상으로한 분야별 세션이 진행됐다.

컨퍼런스에 앞서 오전 7시에는 쉐라톤서울팔래스강남호텔에서 병원장, 부원장, 간호부서장 등 100여명을 대상으로 한 ‘리더스 세미나’도 진행됐다.

세미나에서는 △디지털, 밀레니얼 그리고 HR 4.0(박형철 머서코리아 대표) △의료기관 HR의 변화와 운영 전략(김민정 헬스와이즈 대표)이 발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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