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만8천년전 살았던 `작은 인간" 뼈 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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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만8천년전 살았던 `작은 인간" 뼈 발견
  • 윤종원
  • 승인 2004.10.28 0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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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네시아의 플로레스 섬에서 1만8천년 전쯤에 살았던 것으로 추정되는 작은 인간의 뼈가 발견됐다고 인류학자들이 27일 밝혔다.

호주 뉴잉글랜드대학의 인류학자 피터 브라운이 이끄는 연구팀은 28일 발행될 영국 과학잡지 네이처에 발표한 보고서에서 이 뼈의 주인은 현생 인류인 호모 사피엔스의 조상인 호모 에렉투스 중 아시아에서 멸종된 분파인 것 같다고 주장했다.

여성의 것으로 보이는 두개골과 넓적다리뼈, 정강이뼈, 척추 등이 플로레스섬의 서부 리앙 부아에 있는 동굴 바닥에서 발굴됐으며 이밖에 또 다른 사람의 것으로 보이는 작은 어금니도 발견됐다.

학자들은 이 사람과(科) 동물에 "플로레스의 인간"이라는 의미의 호모 플로레시엔시스라는 이름을 붙였다.

연구팀은 이 뼈들의 주인이 1m 정도의 작은 키에 오늘날 인간 뇌 크기의 4분의 1인 380cc 정도 크기의 뇌를 갖고 있었을 것으로 추정하면서 이 뼈가 난쟁이 호모 사피엔스나 원숭이의 것이 아니라 성장한 성인의 것이라고 확신하고 있다.

이번 발견에 대해 케임브리지 대학의 인류학자인 마사 미라존 라와 로버트 폴리는 놀라움을 표시하면서 "지난 반세기 동안 고인류학에서 가장 중요한 발견에 속하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들은 "그처럼 다른 사람과(科) 동물이 그렇게 최근까지 존재했었다는 것은 놀라운 일"이라며 "현 인류가 세상을 지배하게 된 것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아주 최근의 일일지도 모른다"고 주장했다.

연구진에 따르면 호모 플로레시엔시스는 지금까지 알려진 250만년전 아프리카에서 생겨난 호모 에렉투스의 10가지 사람속(屬) 중에서 가장 작은 종류인 것으로 보고 있다.

학자들은 80만년전쯤 이들이 플로레스섬에 도착해서 나머지 인류와는 유전적으로 고립됐던 것으로 보고 있다.

수천년이 지나면서 이들은 음식 부족과 인구 과잉으로 키가 줄어들게 됐으며 이들은 유전자를 자손에게 물려주었다.

다시 수천년이 지나면서 나머지 지역의 호모 에렉투스는 더 큰 뇌를 가지고 더 키가 큰 사람과(科) 동물로 대치된다.

호모 에렉투스를 대치했던 사람과(科) 동물 중 가장 성공한 것이 호모 사피엔스로 이들은 아프리카에서 아시아남부, 아메리카, 남태평양, 호주, 뉴질랜드 등으로 널리 퍼지게 된다.

호모 에렉투스가 고립돼 살고 있던 플로레스섬에도 호모 사피엔스가 나타났으며 이들은 이후 수만년간 호모 플로레시엔시스와 함께 플로레스섬에서 생활하게 된다.

학자들은 이 부분에서 어떻게 이들이 상호작용했는지에 대해 큰 의문에 부딪히게 된다.

즉 호모 사피엔스가 호모 플로레시엔시스를 몰살했는지, 키가 더 큰 호모 사피엔스와 식량경쟁을 벌일 수 없었던 호모 플로레시엔시스가 결국 멸종하게 됐는지 여부를 아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기 때문이다.

플로레스섬은 한 때 스테고돈이라는 난쟁이 코끼리가 살았던 곳으로 이곳에서는 도구였을 것으로 보이는 날카롭고 뾰족한 뼈들이 발견돼기도 했다.

그러나 이것들을 만든 사람이 호모 플로레시엔시스인지 아니면 호모 사피엔스인지에 대해서는 논쟁의 여지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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