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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 콘스탄트 가드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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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 콘스탄트 가드너
  • 윤종원
  • 승인 2006.03.30 14: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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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에 대한 물음, 콘스탄트 가드너

영화 제목만 보면 "콘스탄트 가드너(Constant Gardener)"는 정적(靜的)인 영화처럼 보인다. "충실한 정원사" 정도로 번역되는 제목에서 이 영화가 로맨스와 스릴러 요소를 모두 갖춘 동적(動的)인 영화라고 누가 상상이나 할 수 있을까?

아프리카 케냐를 배경으로 죽은 아내의 발자취를 따라가며 거대 제약회사의 음모와 비리를 파헤쳐가는 한 남자의 투쟁과 순애보를 그린 "콘스탄트 가드너"는 깊숙이 담아내는 인권문제로 그 무게감을 더한다.

적극적이고 열정적인 성격의 인권운동가 테사(레이첼 와이즈)와 정원 가꾸기가 취미인조용하고 온화한 성품의 외교관 저스틴(랠프 파인즈)은 첫눈에 사랑에 빠진다.

테사는 케냐 주재 영국대사관으로 발령받은 저스틴과 함께 하기 위해 결혼을 결심한다. 둘은 케냐에서 곧 태어날 아이를 기다리며 평온하고 행복한 시간을 보낸다. 그러나 거대 제약회사 "쓰리비"의 음모를 파헤치려는 테사와 그의 마음을 이해하지 못하는 저스틴은 충돌하게 되고, 테사의 유산으로 갈등은 더욱 깊어만 간다.

그러던 중 테사는 쓰리비가 케냐 빈민들을 대상으로 결핵약 "다이프락사" 실험을 진행하고 있다는 정황 증거를 잡고, 이 약에 대한 위험성을 알고 있는 개발자 로비에 박사를 만나러 케냐 산악지역인 로키로 떠난다.

그러나 테사는 싸늘한 시신이 돼 돌아오고, 대사관은 테사가 여행 도중 강도의 습격을 받아 살해된 것으로 사건을 서둘려 종결하려 한다. 하지만 저스틴은 배후에 음모가 있음을 직감하고 아내의 죽음을 둘러싼 비밀의 단서들을 찾아나선다.

저스틴은 거대 제약회사와 정부가 케냐의 수백만 민간인 환자들을 대상으로 불법적인 의학 실험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그 자신마저 죽음의 위협을 받게 된다.

영화는 로맨스로 시작하지만 점점 아프리카 인권문제에 초점을 맞춘다. 영화 "시티 오브 갓"에서 마약과 범죄로 점철된 브라질의 현실을 고발했던 브라질 출신 페르난도 메이렐레스 감독은 이번에는 아프리카 인권문제에 깊숙한 시선을 던졌다.

원작 소설은 영국 지식인의 입장에서 쓰였지만 감독은 다른 입장에서 영화를 연출했다.

메이렐레스 감독은 "작가 존 르 카레는 선진국에 사는 사람의 입장에서 개발도상국과 거대 기업에 대한 이야기를 썼지만 난 이 책을 읽었을 때 다른 입장을 봤다. 내 자신을 아프리카인이라고 생각하고 거대 기업이 내가 살고 있는 곳에 들어오는 것으로 가정했다. 시나리오는 어떤 점에서 케냐인들의 관점에서 쓰였다고 볼 수 있다. 제3세계에 사는 입장으로 나는 영국인보다 케냐인에 더 초점을 두었다"고 말했다.

감독은 이 작품에 아프리카의 빛깔과 모습을 많이 담기를 원했고 영화는 원색으로 가득한 케냐의 빈민촌과 광활한 야생 그대로의 아프리카의 자연을 스크린에 녹였다.

영화에서 놓쳐서는 안 되는 것은 두 주연 배우의 연기. "잉글리시 페이션트" "쉰들러 리스트"로 아카데미 남우주연상 후보에까지 올랐던 랠프 파인즈는 섬세한 표정으로 조용하고 온화한 성품의 저스틴에서 아내의 죽음의 실마리를 캐는 투사다운 면모까지 다양한 스펙트럼의 연기를 선사한다.

이 영화로 올해 아카데미 여우조연상을 수상한 레이첼 와이즈는 불안하면서도 지적인 테사를 스크린에 완벽하게 투영했다.

영화 끝부분 저스틴의 장례식에 참석한 테사 사촌의 말은 인권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하게 한다.

"아프리카에 살인은 없습니다. 가슴 아픈 죽음만 있을 뿐. 우린 그 죽음 위에서 문명의 혜택을 누리고 있습니다. 우리가 쉽게 얻을 수 있는 것들은 저들의 생명이 헐값에 팔린 덕분입니다."

4월20일 개봉.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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