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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 시리아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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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 시리아나
  • 윤종원
  • 승인 2006.03.21 16: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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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즐 짜맞추기의 묘미, 시리아나


시리아나(Syriana). 미국의 싱크탱크들이 중동 지역을 자신의 이권에 따라 국경과는 별개로 자의적으로 분할해 지칭하는 일종의 은어다. 이 말의 태동에는 고갈돼 가는 최고의 에너지 "석유"가 그 중심에 있다.

사용 가능한 석유의 90%가 매장돼 있는 중동지역. 자국의 번영을 위해서는 놓칠수 없는 이 에너지를 두고 미국의 벌이는 정치적 음모가 영화 "시리아나"의 주요 얼개다.

영화에는 서로 다른 네 명의 인물이 등장한다. 한물간 CIA요원 밥 반즈(조지 클루니)와 에너지 전문가 브라이언 우드먼(맷 데이먼), 변호사 베넷 홀리데이(제프리라이트), 파키스탄에서 온 이주노동자 와심(마자 무니르)이 그들.

이들은 강의 지류처럼 각각의 이야기를 끌고 나와 물줄기가 강에서 만나듯 석유를 둘러싼 미국의 음모라는 큰 물살에 때로는 희생되고, 때로는 물살을 타고 승승장 구하는 인간 군상들의 상반된 모습을 보여준다.

석유를 둘러싼 갖가지 음모가 난무하는 중동. 왕위 계승자인 나시르 왕자(알렉산더 시디그)는 미국의 거대 에너지 기업 코넥스가 보유하고 있던 천연가스 채굴권을 더 높은 입찰가를 제시한 중국에 넘겨준다. 이것은 오랫동안 유지돼 온 미국과 중동 간의 유착관계에 화근으로 작용한다.

이에 미국은 나시르 왕자를 대신해 그들의 꼭두각시로 안성맞춤인 그의 동생이 왕위를 계승할 수 있도록 음모를 꾸민다.

이 음모는 중동지역 베테랑 CIA요원 반즈에게 나시르 왕자를 암살하라는 지시로 이어진다. 그러나 그는 암살에 실패했고 곧 조직에 의해 배신당한다.

에너지 전문가인 우드먼은 나시르 왕자가 주최한 파티에 참석했다가 수영장 사고로 큰 아들을 잃는다. 이 일이 인연이 돼 그는 나시르 왕자의 경제 참모가 되고 그의 개혁성향이 중동을 바꿀 것이라며 그를 물심양면으로 돕는다.

나시르 왕자 때문에 천연가스 채굴권을 잃게 된 코넥스는 채굴권 회복을 위해 왕자의 왕위 계승을 방해하는 동시에 카자흐스탄 유전 채굴권을 확보한 석유기업 킬린과의 합병을 통해 몸집을 키운다. 이 와중에 코넥스의 법률자문회사 슬로언 휘팅의 야심만만한 흑인 변호사 홀리데이는 합병과정에서 이들 기업의 부정행위 등을 조사해 보라는 상부의 지시를 받게 되지만 이를 자신의 출세의 발판으로 삼는다.

아버지와 함께 코넥스에서 일하던 파키스탄 이주노동자 와심은 중국이 채굴권을 인수하자 직장에서 해고된다. 이후 와심은 자신을 존엄한 존재로 취급하는 이슬람교 학교에서 위안을 찾고 그곳에서 코넥스에 대한 분노를 키운다.

영화는 서로 다른 인물을 통해 석유 확보를 위한 미국의 음모를 이야기한다. CIA 요원 반즈는 평생 국가를 위해 일했지만 국가의 이익을 위해서는 언제나 버려질수 있는 존재임을 깨닫게 되고, 에너지 전문가 우드먼은 음모의 실체와 막강한 힘의 존재조차 모르면서 "개혁적인 인물이 왕위에 오르면 중동에도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굳게 믿을 만큼 순진무구하다.

흑인이기 때문에 변호사 사회에서조차 멸시받았던 홀리데이는 코넥스와 킬린의 합병과정에서 부정을 눈감아주는 대가로 이권을 챙긴다.

파키스탄 이주 노동자 와심은 중동인들에 의해 자살폭탄 테러에 자발적으 참여하도록 의식화된다.

영화는 서로 다른 이야기를 통해 하나의 큰 그림을 그린다는 점에서 잘 짜맞춰진 퍼즐과도 같다. 전혀 무관할 것 같은 이야기들이 하나의 그림으로 완성될 맛보는 희열은 이 영화가 주는 가장 큰 매력. 그렇지만 수많은 등장인물과 각각의 이야기 구조를 이해하면서 영화를 보는 것은 쉽지 않은 일. 별개의 이야기를 이해하지 못하면 큰 그림의 실루엣 또한 인식할 수 없다는 얘기다.

주연으로 참여한 맷 데이먼, 조지 클루니, 제프리 라이트 외에도 영화 "거미여인의 키스"로 유명한 윌리엄 허트, 영화 "사운드 오브 뮤직"의 폰 트랩 대령 역으로 친숙한 크리스토퍼 플러머 등 조연으로 참여한 명배우들을 만나 볼 수 있는 것도 이 영화가 주는 또 다른 재미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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