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사들에게 말라리아약 임상실험..후유증 심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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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사들에게 말라리아약 임상실험..후유증 심각
  • 윤종원
  • 승인 2004.10.25 0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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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999년과 2001년 사이 東티모르에 파견됐던 수백 명의 호주 군인들이 정신 착란 등의 심각한 부작용이 있는 말라리아 약을 명령에 따라 복용했던 것으로 드러났다고 호주의 언론들이 24일 보도했다.

언론들은 東티모르에 파견된 호주군 병사들이 말라리아 약의 부작용을 알아보려는 군의관들의 명령에 따라 라리움이라는 말라리아 약을 복용한 뒤 편집증이나 자살충동, 난폭한 행동 등의 부작용을 겪었으며 그 때문에 가정이 파괴된 사람도 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약을 복용했던 일부 병사들은 사전에 약의 부작용을 정확하게 알려주지 않았다는 이유로 군 당국을 상대로 집단소송을 제기하기 위해 피해자들을 끌어 모으고 있다고 언론들은 전했다.

라리움은 말라리아를 예방하거나 치료하는데 쓰는 메플로퀸이라는 말라리아 약의 상표명으로 심각한 부작용이 있을 수 있다는 경고가 붙어 있는 조제약이다.

일부 병사들은 연병장에 모여 있을 때 갑자기 약을 나누어 주고 복용하라는 지시를 받기도 했고 일부는 일주일 또는 하루에 한 번씩 약을 먹으라는 명령을 받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호주 육군의 한 고위군위관은 병사들에게 말라리아 약을 임상 실험했던 사실을 시인하면서 그러나 숫자는 수백 명이 아니라 수십 명이라고 주장했다.

호주군 당국은 얼마나 많은 숫자의 병사들이 관련돼 있는지를 밝히기를 거부한 채 라리움이 아직도 말라리아 치료와 예방의 대체 약으로 사용되고 있으며 복용한 군인들 사이에 부작용이 있었다는 사실도 부인했다.

그러나 선데이 타임스는 자체적으로 조사해본 결과 라리움을 복용했던 병사들의 숫자가 4백명 가까이 된다고 밝히고 부작용이 없었다는 군 당국의 주장과는 달리 일부 병사들이 편집증, 난폭한 행동, 자살충동, 신장 이상, 만성적인 편두통 등 심각한 부작용을 겪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주장했다.

이 신문에 따르면 지난 2001년 말 東티모르에 파견됐던 로널드 월러스 상사는 약을 복용한 뒤 환청이 들리기 시작해 나중에 뇌에 이상이 있다는 진단을 받고 귀가 조치됐으며 한 차례이상 자살을 시도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또 다른 피해자는 약을 복용하고 난 뒤 매우 난폭해져 부인이 자식들을 데리고 떠나버렸으며 1999년에 東티모르에 파견됐던 또 다른 병사는 東티모르에 가기 전까지만 해도 아주 착실한 청년이었으나 귀국 후 곧잘 분노에 사로잡히는 증세를 보여 총을 들이대고 여자 친구를 붙잡아 인질극을 벌이다 체포되기도 했다.

이름을 밝히지 않는 한 여성은 2001년 東티모르에 가는 아들에게 라리움을 절대먹지 말라는 주의를 주었었다며 아들은 약을 나누어주자 주머니 속에 넣고 먹지 않아 화를 면했지만 부대 안에서 자살 사건이 있었다는 얘기를 귀국한 뒤 들려주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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