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영화> "완벽한 그녀에게 딱 한 가지 없는 것"
상태바
<새영화> "완벽한 그녀에게 딱 한 가지 없는 것"
  • 윤종원
  • 승인 2004.10.22 09: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13살 소녀들은 꿈꾼다. 멋진 아가씨가 되는 꿈을. 지금은 가슴이 "평면"이고 치아에는 보철을 했지만 나도 언젠가는 모델 같은 아가씨가 될 테야.

오는 11월 5일 개봉하는 "완벽한 그녀에게 딱 한가지 없는 것"의 여주인공 제나는 아가씨 중에서도 사회적으로도 안정된 위치에 있는 서른 살을 꿈꾼다. 모든 것을가진 완벽한 서른 살의 커리어 우먼. 그녀에게 딱 한가지가 없다면?

영화의 원제는 "13 going on 30". 뮤지컬 영화 "사운드 오브 뮤직"의 삽입곡 중하나인 "16 going on 17"가 문득 떠오르는데, 제나는 나이를 한 살 한 살 차근차근 먹는 것이 아니라 무려 17년이나 건너뛴다. 13살 생일에 소원을 빌었더니 다음날 아침 30살로 깨어나는 것. 소원대로 근사한 서른 살이 된 제나. 과연 그의 삶은 행복할까.

한국판 제목을 그 나름대로 고심 끝에 붙였을 텐데, 영화를 보고 나면 제목이 참 아쉽다. "완벽한 그녀에게 딱 한 가지 없는 것"이 주는 뉘앙스는 그저 그런 로맨틱 코미디. 그러나 영화는 예상을 뛰어넘어 박자감, 음감이 아주 괜찮은 팝송으로 경쾌한 여운을 남긴다.

이 영화는 톰 행크스 주연의 "빅"과 줄리아 로버츠 주연의 "내 남자친구의 결혼식" 그리고 마이클 J.폭스 주연의 "백 투더 퓨처"의 장점만 모아 만들었다. 성의없는 아류가 될 수도 있었으나 영화는 매력적인 소재들을 대단히 깔끔하게 버무리며 A급 로맨틱 코미디로 재탄생했다.

서른 살이 된 제나에게는 근사한 남자친구와 멋진 직장이 있다. 그러나 모든 것이 혼란스러운 제나는 13살 때의 단짝 이웃집 소년 매트를 수소문해 찾아간다. 그러나 매트는 지난 17년 간 제나가 안겨준 상처로 가슴앓이를 해왔다. 힘든 일이 있을 때마다 매트를 찾아가 도움을 청하는 제나는 결국 약혼녀와의 결혼을 앞둔 매트에게 점점 빠져든다.

아직 국내에서는 팬 층이 얇은 제니퍼 가너, 마이클 러팔로 주연이라 자칫 무심히 넘길 수 있다는 약점이 뼈 아프나, 영화는 그 옛날 마이클 잭슨의 "thriller"를 새삼 듣는 흥겨움만큼 기대 이상의 재미를 안겨준다. (실제로 극중 주인공들이 "thriller"에 맞춰 춤추는 장면이 압권이다.)

이 영화의 가장 큰 미덕은 13살 소녀의 유치한 소원에서 출발했지만 그 전개는 지극히 성인의 눈높이에 맞췄다는 것. 소녀의 감성과 순수함을 계속 환기시키며 서른살 어른이 정체성을 찾아가는 과정을 군더더기 없이 달콤하게 그렸다.

"데어데블"의 여전사 제니퍼 가너가 담백한 매력을 과시하고, 무엇보다 로맨틱 코미디의 여성 관객들을 사로잡을 남자 주인공 마이클 러팔로가 "별볼일 없어 보이는데 멋진" 남성으로 그려져 눈길을 사로잡는다.

극중 러팔로는 외양은 평범하나 이 세상에서 가장 헌신적이고 "스위트"한 남성이다. 맥 라이언과 공연한 "인더컷"에서의 강렬하고 섹시한 모습과는 한참 다르지만 그에게는 할리우드가 뒤늦게나마 발견한 그만의 옹팡진 매력이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