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리법인 도입-의료광고 허용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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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리법인 도입-의료광고 허용해야
  • 박현
  • 승인 2006.01.17 1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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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병원 이상호 이사장 밝혀
우리나라 최고의 전문병원이라고 할 수 있는 우리들병원 이상호 이사장(신경외과)에게 의료광고 및 영리법인 허용 등을 비롯해 국내 의료현황과 관련한 내용들에 대해서 자세히 들어본다.

▲의료광고 허용을 놓고 의료법 개정작업이 한창입니다. 바람직한 개정 방향과 광고 허용시 우리들병원의 대응전략을 듣고 싶습니다.

=병원이 가지고 있는 노하우를 국민들에게 적극적으로 알려야 한다. 많은 정보의 홍수 속에서도 몰라서 환자들은 올바른 치료를 찾아내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이 현실이다. 의료소비자도 적극적으로 병원을 선택할 수 있는 권리가 있기 때문이다. 환자들이 다양한 정보를 가지도록 미국처럼 적극적 의료광고는 허용되도록 개정되어야 한다.

어떤 목표 어떤 방법 어떤 의료장비와 기구를 이용하는지 까지 구체적인 장단점이 드러나는 광고까지 허용되어야 한다. 가령 우리들병원의 치료목표는 통증이나 마비를 호전시키는 것이 아니라 아예 정상인으로 만드는 것이다. 이런 치료목표 자체를 알리고 싶다.

따라서 광고가 허용된다면 우리들병원은 그 허용범위 안에서 적극적으로 대응할 것이다. 의료광고의 부작용은 걱정 안 해도 된다. 과장광고나 사이비성 광고는 처음에는 효과가 있을지 모르나 디지털정보와 정보검색 엔진에 의해 금방 진실이 다 밝혀지기 때문에 문제가 되지 않을 거라 생각한다.

▲의료기관의 영리법인을 허용하는 문제에 대해 말들이 많습니다. 이에 대한 이사장님의 생각은 어떠십니까.

=의사가 아닌 자본가들도 영리법원에 투자할 수 있게 해야 한다. 현재는 의사만이 영리병원을 소유할 수 있다. 의사들은 독점적으로 개인 영리병원을 할 수 있도록 특권을 받았다. 자연히 영세한 개인 의사의 자본만 병원에 투자함으로 한계적이다. 현재 85%에 달하는 한국의 영리병원들은 대부분 영세하고 의료시설 등이 열악하다. 적절하고 신속하게 정확한 진단이 어렵고 올바른 치료를 제때 받기 어려워 국민들은 건강과 장수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주식회사형 병원은 주인이 많으므로 자연히 투명한 운영과 적절한 경영으로 올바른 진단과 치료가 정착돼 많은 환자들이 생명을 건지고 고통에서 해방될 것이다. 영리법인은 수천억까지도 병원자본을 만들 수 있어 집중화한다면 세계 최고의 의료를 이룰 수 있다. 그러나 한 개인이 투자할 수 있는 최대한의 돈은 약 300억 정도. 따라서 계속 영세한 구조를 탈피하지 못하고 있다.

한해 우리나라에서 치료의 목적으로 외국으로 나가는 돈이 대략 3조원에 이른다. 이 돈을 국내로 유입하게 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과감한 투자가 필요하다. 그런데 지금 동남아시아 각 국에서는 의료허브를 꿈꾸면서 막대한 돈을 의료산업에 투자해 최고의 시설과 의료의 질로 세계의 의료수요자들을 자국으로 불러들이고 있다.

▲국내 병원들 가운데는 대기업들로부터 후원금 양성화를 모색하고 있는 병원들이 많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현행 법규로는 어려움이 많습니다. 우리들병원의 경우 이를 타개할 방안이 있으신지요?

=현재 우리나라는 개인 영리병원(85%)과 비영리법인(15%)으로 나뉘어져 있는데 영리법인은 개인 영리병원들이 자본을 모아 좀더 좋은 병원을 만들어 질 높은 의료를 제공해야 하며 이에 반해 비영리법인인(대학병원)은 공익 병원으로 국민에게 봉사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새기술 개발연구비를 기부금으로 충당하고 영리법인과 경쟁을 하게 되면 대학병원의 질적 저하는 발생하지 않으리라 생각한다. 다양한 병원형태가 공존해야만 올바른 진료가 가능하고 의료산업이 발전할 수 있다.

이를 위해 기부금에 대해 세제혜택을 좀더 많이 주거나 면세혜택을 줘야 한다. 즉 공익 기부금은 100% 인정해야만 대학병원이 공익적인 역할에 충실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병원의 영리법인화가 허용될 경우 불러일으킬 파장과 문제점은 무엇이라 보시는지요.

=일부에서는 영리병원을 허용하면 공적인 건강보험 체계는 설자리를 잃고 의료비부담 상승과 심각한 의료의 양극화가 초래될 것이라고 우려하는 의견이 있으나 오히려 의료의 표준화(평준화)를 이룰 수 있다고 생각한다. 즉 고품질의 의료가 저수가가 되어 의료보험금이 절약될 것이다.

▲국내 병원들의 의료서비스에 대해 환자들의 불만이 많습니다. 의료서비스가 개선되기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은 무엇이고 어려운 점은 무엇입니까.

=공간과 시설 등 많은 돈을 투자해야 하는 경우가 많은데 한계적인 자본 때문에 의료의 질 쪽으로 한정되는 경우가 많다.
또한 의료수가가 낮아 긴 시간 대기 짧은 시간 진료라는 한계를 벗어나기가 쉽지 않다. 따라서 좀더 양질의 진료를 하기 위해서는 환자에게 좀더 많은 시간을 할애할 수 있도록 제도적으로 뒷받침해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우리들병원이 의료서비스 개선을 위해 그동안 해온 조치는 효과가 있었습니까.

=병원의 목적은 환자에게 보다 양질의 진료를 제공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우리들병원은 기존의 의사와 환자간 1대1 진료방식이 아닌 4∼5명 전문의가 한 팀을 이뤄 같이 의논하고 협진하는 "전담진료팀제"를 운영하고 있는데 환자의 치료에 아주 효과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또한 매주 개최되는 학술대회를 통해 학계의 새로운 동향과 케이스 리뷰를 통해 보다 발전적인 방향을 모색하고 있으며 의료의 질을 높이는데 아주 많은 기여를 하고 있다고 판단된다.

▲올 3월부터 지방대 병원에 대해 우선적으로 시행되는 의사프리랜서제도 도입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적극적으로 찬성한다. 일본이나 미국에서는 의사프리랜서가 허용되고 있다. 현재 평균 40% 정도 되는 오진율을 획기적으로 낮추기 위해서는 한 의사가 환자를 치료하는 현재의 시스템에서 벗어나서 여러 명의 의사가 서로 협진할 수 있도록 제도적으로 허용해야 한다.

또한 이 제도가 시행되면 무엇보다도 환자가 편리하게 진료를 받을 수 있으며 능력 있는 의사만 살아남을 수 있기 때문에 궁극적으로는 의료의 질이 균등해 질 수 있다. 우리들병원 의사들이 프리랜서 선언을 하면 적극적으로 환영한다.

▲의료 선진국들과 비교해 볼 때, 국내 의료산업이 발전하려면 어떤 정책지원이 필요합니까.

=의료산업은 전 세계적으로 국가경제 육성차원에서 집중 논의되고 있는데 이 일환으로 고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의료클러스터를 조성하고 적극적으로 육성하고 있다. 즉 병원 등 의료기관을 중심으로 관련 기업 및 연구소, 대학 등이 상호 연계를 통해 새로운 지식과 기술을 창출하고 기술의 이전 및 상업화를 활성화하기 위한 네트워크를 말한다.

이를 위해서는 규제 일변도에서 벗어나서 적극적인 의료정책이 필요하다. 즉 정부는 중앙 통제식으로 관련 기관들을 좌지우지할 것이 아니라 각 단체간의 역할을 조율하고 적극적인 지원책을 펼쳐야 한다.

▲의학전문대학원 설립과 의사 대량 양산에 대해 어찌 생각하고 계십니까.

=의학전문대학 설립은 전적으로 찬성한다. 외국에서는 경제학, 공학, 미학, 인문학, 철학, 사학, 음악 등 각각의 영역을 전공한 뒤에 의학전문대학원에 진학해서 의학을 공부하는 것이 보편적이다. 다양한 경험이 좋은 의사를 만든다.

예를 들어 미국 클리블랜드대학의 벤젠 교수는 공학을 전공한 뒤에 의대에 진학을 해서 의료공학에 획기적인 기여를 하고 있는데 이는 그 사람이 공학에 대한 기초가 있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다.

또한 의사의 대량 양산은 굉장히 위험하다고 생각한다. 의료는 다른 분야와 달리 사람의 하나뿐인 건강과 생명을 책임지는 사람이기 때문에 일정 정도의 수준을 요구한다. 따라서 일정 수준이 되지 않으면 차라리 모자라는 게 낫다.

미국의 경우에는 3년마다 면허를 재갱신하고 있다. 일본도 전문의는 각각의 협회에서 재갱신을 하고 있는데 우리나라만 평생면허제도이다. 이제는 의료의 질이 환자에게 직접 검증 받는 시대가 되기 때문에 일정 정도의 수준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면허재갱신제도도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지난해 대통령 자문기구로 출범한 의료산업선진화위원회에 대해 바라고 싶은 점이 있으시면 말씀해 주십시오.

=표준진료와 더불어 신기술이 인정되는 특수진료도 인정되어야만 의료발전이 활발하게 이루어질 텐데 현재는 한국의 의사가 연구하고 개발한 의술이나 기구들이 검증 받기 위해 소요되는 시간이 길다.

이런 애로점들 때문에 많은 의사들이 새로운 의료기술이나 기구 등이 외국에서 제작되고 있다. 외국에서 개발이 되면 의료비용이 비싸져 사용하고 싶어도 비용 때문에 쉽지 않다.

이를 현실적으로 인정해준다면 현재 우수한 인재들이 모여 있는 의료산업의 발전이 좀더 활발해질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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