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증, 수수께끼 풀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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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울증, 수수께끼 풀리나
  • 윤종원
  • 승인 2006.01.07 1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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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울증 유발에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것으로 보이는 단백질이 발견됨으로써 우울증의 근본원인 규명과 함께 새로운 치료법 개발이 가능해질
것으로 보인다.

노벨의학상 수상자인 미국 록펠러 대학 신경과학자 폴 그린가드 박사는 과학전문지 "사이언스" 최신호(1월6일자)에 발표한 연구보고서에서 p11이라고 불리는 단백질이 우울증과 관련된 뇌의 신경전달물질인 세로토닌에 대한 세포의 반응을 조절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신경세포들 사이에 신호를 전달하는 화학물질인 세로토닌이 우울증과 연관이 있다는 것은 오래전에 알려진 사실이지만 세로토닌이 우울증에 정확히 어떤 역할을 하는 것인지는 밝혀지지 않고 있다.

그린가드 박사는 오래전부터 과학자들은 세로토닌을 작동시키는 것이 무엇인지를 알아내려 노력해왔다면서 p11 단백질이 바로 그러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밝혀졌다고 말했다.

우울증 환자들은 세로토닌이 결핍되었을 것이라는 이론에 따라 현재 쓰이고 있는 항우울제들은 대부분 뇌세포에 대한 세로토닌 공급량을 늘려주는 것들이다. 그러나 과학자들은 세로토닌이 세포표면에 있는 도킹창구인 수용체와 얼마나 잘 결합하느냐가 관건이라는 사실을 알게됐고 뒤이어 모두 14개의 세로토닌 수용체가 발견됐다.

그린가드 박사는 p11 단백질이 세포표면에 있는 이 수용체들의 숫자를 늘려주어 세로토닌이 제대로 활동을 할 수 있게 만든다는 사실을 알아냈다고 말하고 쥐실험과 사망한 우울증 환자의 검시에서 채취한 뇌조직 실험을 통해 다음과 같은 사실이 확인되었다고 밝혔다.

▲ 우울증 환자는 정상인에 비해 뇌조직의 p11 단백질 수치가 현저히 낮다. 우울증과 비슷한 "무력증"을 보이는 쥐들도 역시 이 단백질이 결핍되어 있었다.

▲ 구세대 항우울제인 삼환계(三環係) 항우울제와 모노아민산화효소(MAO)억제제를 우울증 쥐들에 투여하거나 전기충격을 가하자 뇌조직의 p11 단백질이 증가했다.

▲ 쥐들로부터 p11 단백질을 만드는 유전자를 제거하자 우울증세를 보이면서 세로토닌의 활동이 저하됐다. 이 쥐들은 항우울제를 투여해도 효과가 없었다. 또 유전조작을 통해 p11이 많이 만들어지게 하자 정반대의 현상이 나타났다.

이 연구결과에 대해 옥스퍼드 대학 약리학교수 트레보 샤프 박사는 p11 단백질이 우울증의 발생과 치료에 핵심적 역할을 한다는 확실한 증거라고 논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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