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중소병원 경영위기 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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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도 중소병원 경영위기 여전
  • 김완배
  • 승인 2006.01.03 1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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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선 박사, 중소병원 이익률 낮아 높은 도산율 이어질 듯
‘현재와 같은 건강보험 수가구조하에선 중소병원들의 도산은 더 증가할 가능성이 크다’.

2006년도 환산지수 공동연구에서 병원계를 대표해 공동연구자로 참여했던 정기선 경희대 의료경영학과 객원교수는 본지에 게재를 의뢰한‘환산지수의 산정과 의료기관 회계기준의 준수-2006년 환산지수 산정결과를 보고’에서 지난해 수행한 환산지수 공동연구 과정에서 분석한 결과를 근거로 중소병원들의 도산 위험 가능성에 대해 이같이 경고했다.

정 교수는 중소병원의 경우 대학병원이나 규모가 큰 종합병원과 달리 비급여나 비보험, 기타 의료수익, 의료부대수익 비중은 낮은 반면, 건강보험 환자나 자동차보험 환자 수익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 이익 발생 가능성이 낮다는 점을 들어 중소병원들이 도산할 가능성이 더 높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정 교수의 분석에 따르면 병원수익에서 차지하는 항목중에서 건강보험 요양급여 수익이나 건강보험외 환자수익의 경우 건강보험 수가가 원가에 비해 낮거나 크게 높지 않아 손실이 불가피하다. 반면 비급여·비보험 수익과 건강진단이나 영안실 수익 등과 같은 기타 의료수익이나 의료부대수익은 수가의 영향을 받지 않아 이익이 발생하고 있다는 것.

문제는 대형병원들의 경우 비급여 등의 부문에서 발생한 이익을 갖고 요양급여수익에서 발생한 손실을 보전할 수 있는 것과는 달리 중소병원들은 이익을 발생시킬 수 있는 부문의 비중이 낮다는 것.

정 교수는 이에 대해 “대학병원이나 큰 규모의 종합병원들은 환자수와 검사건수 등이 많아 이익을 내는 곳이 많은 편이나 중소병원들은 상당수가 손익분기점에 미달해 결손이 나고 있다”며 “최근 몇년간 매년 10% 내외의 중소병원들이 도산한 가장 큰 원인은 고정비용이 많이 들어간데 비해 환자수가 적은데 있다”고 분석했다.

정 교수는 이어 대한병원협회(회장 유태전)로 부터 연구를 위촉받아 지난해 11월 보고한 초음파수가 산정연구의 경우 대학병원이나 종합병원보다 중소병원의 초음파검사 건당수가가 몇십% 높게 나타난 사례를 들어 중소병원들이 이익을 내기 힘든 구조를 설명했다. 즉, 대학병원을 비롯한 대형병원들은 검사건수가 많아 초음파검사에 투입되는 인건비, 4대 보험료, 장비 감가상각비, 수선비 등에 드는 고정비용을 검사건수로 나누면 원가가 매우 낮게 나타났으나 중소병원들은 검사건수가 적은 탓에 건당 배분되는 원가가 높게 나왔다는 것. 같은 환자에게 초음파검사를 할 경우 중소병원이 대형병원에 비해 원가가 더 들어간다는 결론으로 풀이된다.

상황이 이런데도 중소병원들의 이같은 실상이 건강보험 수가연구에 제대로 반영되지 않은 것은 중소병원들이 환산지수 공동연구 표본조사에 자료를 제출한 곳이 적은데 원인이 있다고 정 교수는 주장하고 있다. 정 교수에 따르면 2006년도 환산지수 공동연구에 표본병원으로 제출된 병원은 35곳. 3차기관이 9곳이었고 종합병원이 21곳인 반면 병원급은 5곳에 불과했다. 병원수로 볼때 가장 많은 수의 표본이 제출돼야할 중소병원들이 가장 적었다.

정 교수는 이에 대해 중소병원들이 조사표 작성에 필요한 직원이나 직원의 능력 등에서 시스템이 갖춰져 있지 않고 조사대상 선정으로 인한 불편 등에서 원인을 찾고 있다. 병원 전체의 공동의 이익보다는 조사표 작성에 따른 번거로움이나 불편함이 우선시 돼 결과적으로 중소병원들의 경영상태가 수가에 제대로 반영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정 교수는 이에 대한 해결책으로 의료기관 회계기준을 준수해 재무제표를 작성하는 것이 필수적이라고 의견을 제시했다. 공인회계사의 외부감사에 따른 비용이나 병원의 기밀 누출 등의 우려가 있지만, 매년 환산지수가 낮게 책정돼 제대로 수가를 받을 수 없다는 점을 감안하면 제대로 된 회계기준의 확립이 요구된다는 정 교수의 지적이다.

정 교수는 또 조사표 작성 협력병원에 서비스평가 가산점 부여나 병원에 대한 수고비 지급 등의 방안도 검토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김완배·kow@kha.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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