佛, "과음 예방ㆍ포도주 살리기" 논란 가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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佛, "과음 예방ㆍ포도주 살리기" 논란 가열
  • 윤종원
  • 승인 2004.10.19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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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하원의 포도주 광고규제 완화법 승인을 둘러싸고 주요 알코올 중독 예방단체와 포도주 생산업자들 사이에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의사 수백명을 회원으로 둔 전국알코올중독예방협회(ANPAA)는 18일 광고 규제 완화법의 내년 1월 상원 상정을 앞두고 자크 시라크 대통령에 대해 상원에서 법안이 폐기되도록 영향력을 행사해달라고 촉구했다.

이 단체가 광고 강화에 따른 음주 증가를 막기위해 시라크 대통령에 매달리는 이유는 시라크 대통령의 대선 공약과 관련이 있다.

시라크 대통령은 2002년 대선전 때 프랑스의 높은 교통 사고 사망률을 떨어뜨리 기위한 정책을 강력히 추진하겠다고 약속했었다. 많은 수의 교통 사고가 음주 운전으로 발생하는 상황에서 이 공약을 지키기위해서는 음주 감소를 유도하는 정책을 펴야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새 법안을 보면 의사들과 도로안전 운동가들이 크게 반발할 만도 하다. 기존의 1991년 에뱅법에는 포도주 광고 허용 범위는 명칭, 생산업체 이름, 알코올 도수, 생산 지 등 사실에 근거한 내용에 국한됐다.

이에 반해 새 법안은 생산업자들이 문구와 이미지를 동원해 맛, 색깔, 향 등 많은 특성들을 광고할 수 있도록 허용, 반대론자들이 음주 증가에 따른 부작용을 우려하고 있다.

그러나 수출이 호주와 미국 등에 밀리는 데다 내수 부진까지 겪고 있는 포도주생산업자들에게는 상황이 다급하다.

포도주 업계는 그동안 에뱅 법 탓으로 진정한 포도주 품질을 광고할 수 없어 판촉에 큰 지장을 받고 있다고 불만을 표출해 왔다.

지난 2월에는 부르고뉴 지방 와인 포스터 광고가 여성의 이미지를 담았다는 이유로 금지 당하자 수천명이 항의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포도주 업계로선 광고 규제가 완화될 경우 생산품이 소비자에게 좀 더 가까이 다가가도록 효과적으로 홍보하며 수요를 유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업계는 또 법이 바뀌면 국내 포도주 소비가 크게 높아질 것이란 주장을 반박하며 자신들이 큰 이익을 챙길 수 있는 것도 아니라고 강변한다.

각종 시장전망 조사를 보면 포도주 소비가 앞으로 몇년간 10~20% 더 떨어질 것으로 예상되는데도 광고 규제완화 반대론자들이 새 법에 따른 음주 부작용을 과장되게 내세운다는 게 업계의 주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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