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美, 친환경 `녹색 공동묘지" 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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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美, 친환경 `녹색 공동묘지" 등장
  • 윤종원
  • 승인 2004.10.18 0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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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사우스캘리포니아주(州) 시골 마을에 사는 보니 라미는 2년 전 숨진 남편 찰스의 시신을 집 근처 `친(親)환경 공동묘지"에 묻었다.

자연을 사랑했던 라미 부부는 평소 삼림이 우거진 주변 애팔래치아 산맥 언덕들을 오르내리며 수많은 시간을 보냈기 때문에 겉치레 위주의 전통 장례식을 원치 않았기 때문이다.

미국과 영국에서 최근 환경 훼손을 극소화하기 위한 친환경 녹색 매장법이 점차 인기를 끌고 있다고 미국 abc 방송 인터넷판이 14일 보도했다.

영국의 경우 이미 녹색 공동묘지가 200여개나 들어섰으며, 미국에서도 최근 사우스캘리포니아와 플로리다, 캘리포니아, 텍사스주 등지에서 친환경 공동묘지가 등장해 주목을 끌고 있다.

자연 환경 훼손 최소화를 목표로 하는 녹색 매장법의 발상은 간단하다.

우선 망자의 시신을 방부 처리하지 않고, 금속이나 열대 지방의 단단한 나무로 만들던 관을 섬유류나 나무, 판자 등 미생물 분해가 가능한 물질로 대체하며, 관을 덮고 있는 흙이 무너져내리는 것을 막기 위한 콘코리트 천장이나 봉분도 만들지 말자는 것이다.

특히 묘지 표면을 (잔디 등을 심어) 깔끔하게 정비하는 대신 야생 식물과 꽃, 나무들이 그대로 자랄 수 있도록 해 묘역을 자연 그대로의 모습으로 내버려둔다는 것이다.

최근 이같은 매장법이 주목받는 이유는 ▲장례비를 절감할 수 있는 실익이 있는 것은 물론 ▲전통적인 매장 습관과도 배치되지 않으며 ▲방부제인 포름알데히드에 매일 노출되는 해부학자와 방부처리 전문가들 사이에 백혈병과 두뇌암이 증가하는 등 인체 유해 논쟁이 고조되고 있기 때문이다.

또 ▲매년 매장되는 수백만 구의 방부 처리된 시신들이 지하수를 오염시킬 수있다는 우려와 ▲이윤 추구에 혈안인 장의업자들에 대한 반감도 이같은 추세를 부추기는 요인으로 풀이된다.

라미는 "장례식의 상업화는 이미 통제불능 지경에 이르렀다"면서 "장의업자들은 여러분의 약점을 파고들어 망자들을 제물로 이용하고 있다"고 장의업자들에 대한 반감을 표출했다.

그는 또 "친환경 매장법은 땅과 동식물의 서식지를 보호할 수 있다"면서 "우리가 삶의 터전을 보호하지 않으면 급격히 줄어들어 더이상의 공간을 확보하기 어려워 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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