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호간병통합서비스, 의료질평가 등 간호사 수요 확대를 요구하는 각종 정책들이 봇물처럼 쏟아지면서 의료현장에서 심각한 간호사 인력난을 초래하고, 산부인과와 흉부외과 등 일부 인기 없는 전공과목에 전공의 지원이 줄어 우리나라 의료의 미래를 내다보기 힘든 상황이 초래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향후 새로 수립될 의료정책은 인력 수요와 공급 여건이 충실히 반영될 것으로 보여 희망을 주고 있다.

보건복지부 손호준 의료자원정책과장은 12월18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전문기자협의회와 간담회를 갖고 “항상 정책을 시행할 때는 다양한 상황을 다 파악하고 반영하기 위해 타 부서와 협의채널을 열어 놓고 자주 논의를 한다”며 “최근에는 제도가 급격하게 변화하는 과정에서 미처 인력 수요와 관련해 준비가 충분하지 못했던 측면이 있지만 이를 방지하기 위해 지금은 더욱 긴밀한 부서 간 협의가 진행 중”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간담회에 함께 참석한 홍승령 간호정책TF팀장은 “의사는 농촌에서 급여를 더 줘도 못 구하고, 중소도시나 농촌도 간호사 인력난에 허덕이고 있다”며 “굉장히 다양한 문제가 얽혀있어 전문가들도 쉽게 대안을 제시하기가 어려운 상황이지만 정부도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날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보건의료인력 실태조사’ 결과와 관련해 의료인력난이 심각하다는 기자들의 지적에 대해 손 과장은 “인력수급뿐만 아니라 인력정책은 수급과 처우개선, 근로환경 개선 등이 서로 연계돼 있다”며 “이번 조사 결과는 조사 대상자의 주관적인 답변을 토대로 마련된 것이긴 하나 현장의 한 단면을 보여주는 내용으로, 새로운 내용이라 할 수는 없지만 다른 정책들도 참고해 정책 팁으로 사용하고자 한다”고 답변했다.

즉, 인력수급계획이 따로 진행 중인데 이번에 나온 실태조사 자료가 큰 범위에서 정책적으로 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알려주는 하나의 지표가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홍 팀장은 “간호사 인력은 꾸준히 양적확대가 이뤄지고 있지만 우리나라 면허간호사 수가 OECD의 평균 활동간호사 수보다 적다”며 “그렇지만 유럽을 비롯한 다른 나라들도 간호사는 부족하다고 밝히고 있어 전 세계적으로 간호사 수요는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라고 말했다.

더구나 간호사들은 배출이 되더라도 유출되는 경우가 많아 근무환경을 개선하고 이직률을 낮출 방안을 찾기 위해 고민 중이라고 밝혔다.

정부는 내년 상반기까지 보건의료인력 종합계획 연구를 진행하고, 그 결과를 토대로 간호사 등 인력 수급 계획을 확정할 예정이다.

이번 실태조사 결과를 보면 의사는 50대, 간호사는 20대 연령층의 응답자가 많아 소득이나 근무 여건 등을 객관적으로 비교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지만 보건복지부는 주관적인 근무여건 등 경향을 파악하기 위한 자료로는 의미가 있다는 입장이다.

한편 의료지원인력(PA) 정책과 관련해 손호준 과장은 “진료보조간호사들이 할 수 있는 일이 어디까지인지 한 번 논의했다”며 “쉽지는 않지만 열심히 의견조율 중이며 처음과는 달리 각 단체들과 공감대가 형성돼 가고 있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