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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계와 정부 갈등 원인은 이념 부재?
의료계, 정책 파트너로서의 정당한 역할 요구
복지부, 전문가로서의 역량 강화에 더 힘써야
2019년 12월 05일 (목) 06:00:22 오민호 기자 omh@kha.or.kr

보건의료에 대한 합의된 이념 부재가 정부와 의료계의 근본적인 갈등 원인으로 제기됐다.

대한의사협회 의료정책연구소 안덕선 소장은 12월4일 더불어민주당 윤일규 의원이 주최한 ‘대한민국 보건의료정책에서 정부·여당과 의료계의 역할 토론회’에서 이같이 밝히고 정책 수립단계에서의 의료단체의 참여 필요성을 피력했다.

먼저 안덕선 소장은 영국, 프랑스 등 선진국들의 보건의료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우리와는 많은 차이가 있다는 점에서 문제가 시작됐다고 진단했다.

영국은 2차 대전 종전 후 지금과 같은 국가 의료 체계에 대한 합의를 이뤘으며 프랑스는 자유·평등·박애의 국가 철학에 기초해 의료제도를 만들고 자유롭게 의료를 수행했다. 미국은 저속득과 고령자의 경우 공보험 체계를 갖추고 건강권은 개인의 문제로 정리했으며 일본은 강강보험 이념으로 기본권을 보장하고 비급여 불허라는 사회적 합의가 있었다.

반면 우리나라는 1979년 건강보험 도입이 사회적 합의가 아닌 북한과의 경쟁과 군부독재 하의 시혜적 차원에서 시작돼 보건의료에 대한 이념적 합의가 전무하다는 것.

   
 
또 다른 원인은 공적과 사적 재화 개념의 충돌에서 비롯한다.

안 소장은 “우리는 의료공급의 90%를 민간에서 하고 있고 보험 구매자의 대부분도 민간의료다. 공공의 소유, 재정 생산 의료를 공공의료로 구분하지만 이 역시도 국제적으로 통용하는 용어도 아니다”고 지적했다.

이어서 그는 “의료보험은 전국민이 강제가입하는 공공재산 형식을 띠고 있고 의사 양성은 개인의 투자로 의료서비스 생산 주체로 양성됐다”면서 “정부는 공공성에 의료공급자는 사적 재화에 방점을 찍고 있는 형국이다”고 말했다.

특히 안 소장은 우리나라는 정책빈곤성과 사회적 결정구조 미비로 인해 정부와 의료계가 서로 극과 극을 달려 좀처럼 합의를 볼 수 없는 구조라고 정리했다.

안 소장은 “의료성과 향상은 공급자의 효율적 서비스 생산 이상의 복합적인 사안이지만 정부나 보험자는 명령과 통제로 이를 달성하려고 시도한다”면서 “의료와 전문직 고유의 현상과 특성에 대한 본질적 성찰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안 소장은 △보건의료에 대한 이념적 합의 및 정리 △다양한 비정부 공공전문기구 설립과 육성 △의료정책 의사결정 구조의 민주화 △의사단체 노동권 보장과 비민주적 법안 폐지 등을 정부가 선결할 과제로 꼽았다.

이와 달리 △Public Private Partnership 회복 △정책 제안 조기 참여와 논의 구조 확립 △갈등구조 속의 대화 유지 △전문직 단체의 보건의료정책 역량 강화 등을 의료계의 당면과제로 제안했다.

이와 관련해 패널토론에서는 박형욱 단국의대 인문사회의학교실 교수는 서구 사회의 의료보장을 위한 사회적 합의 과정을 연구하고 이를 접목해야 한다는 의견을 개진했다.

박형욱 교수는 “서구 사회가 의료보장을 이룩하기 위해 왜 계약이라는 수단을 채택했는지에 대한 연구가 필요하고 정부와 의료계가 실질적인 대호와 타협이 가능한 법적구조를 이제는 마련해야 할 때다”고 말했다.

또 그는 “사회적 합의를 이루어 내는 작업의 중요하다”면서 “보건의료 분야에서 장기적인 전망을 위한 흔들리지 않는 ‘의료헌법’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정부는 소통을 통한 신뢰를 쌓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입장이다.

손호준 보건복지부 의료자원정책과장은 “정부가 정책을 수립하고 집행하면서 사실 의료계와 발전적 논의를 하기 어려웠던 부분이 있었다”며 “과거에는 정부 주도록 정책을 주도해 20년 전만 해도 이런 부분이 강했고 수월했지만 우리 사회의 변화와 다양성으로 이해관계도 달라지면서 정부의 정책집행과정의 프로세스가 변화돼 지금은 시행지침을 하나 만들려고 해도 의료전문가 참여 없이는 만들 수도 집행하기도 어려울 정도로 변화했다”고 설명했다. 

손 과장은 이어서 “전문가 집단으로서 의료계가 공공의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인식과 역량을 갖추도록 노력해야 한다”며 “그 과정에 정부의 역할이 있다면 정부가 하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그는 “전문가들이 대정부 관계에 있어서 신뢰를 보였으면 좋겠고 보건의료 전문가 직종 간에 제3자의 입장에서 적극적인 정책 제안을 할 수 있는 방향성도 필요한 것 같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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