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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간호사 업무 범위, 유연성과 협업 고려 해야
마취간호사회, 미국식 마취전문간호사(CRNA)도입 주장
복지부, 전문간호사 전체에 초점…종합적인 대안 마련
2019년 10월 23일 (수) 17:22:26 오민호 기자 omh@kha.or.kr

“보건의료를 둘러싸고 있는 모든 현상에 있어 직역 간, 직능 간의 대립이 심화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직역과 직능 간의 업무 역할을 논의한다는 게 사실 매우 조심스럽다.”

대한병원협회 정영호 부회장<사진>이 10월23일 더불어민주당 인재근 의원과 민주평화당 김광수 의원이 공동 주최한 ‘마취전문간호사 역할 정립을 위한 토론회’에 참석해 이같이 밝혔다.

이날 정영호 부회장은 “병원협회는 간호서비스 질 향상과 환자안전을 위해 노력하는 전문간호사의 바람직한 역할 정립을 위해 현명한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게 입장”이라면서 “복지부는 바람직한 전문간호사 업무범위 규정을 위해 환자의 안전과 의료현장의 상황, 전문간호사 활동 현황 및 전문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관련 단체와의 합의를 통해 업무의 허용범위를 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 부회장은 “병원에 속해 있는 모든 직능과 직역들이 하나의 팀으로 움직여야 한다. 직능과 직역간의 벽이 공고할수록 환자를 케어하는 일이 분절적이고 비효율적으로 된다”면서 “유연성을 갖고 협업체계를 가져야 한다. 독점적인 면은 곤란하다”고 지적했다.

   
 

현재 전문간호사는 의료법 제78조에 따라 간호사 면허를 가진 자 중 3년 이상의 실무 경력을 쌓고, 2년 이상의 교육과정을 거쳐 전문간호사 시험에 합격한 경우 자격을 인정받고 있다.

이에 근거해 2019년 1월 기준 약 1만5000명이 전문간호사 자격을 취득했으며 이 가운데 640명이 마취전문간호사 자격을 가지고 있고, 현재 200여명이 활동하고 있다.

그러나 문제는 각 분야의 전문간호사가 활동하고 있지만 전문간호사의 업무 범위에 대한 규정이 없고 전문간호사의 업무 영역이 불명확하다는 것. 또 일반 간호업무와의 차별되는 업무가 불분명한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는 것이다.

정 부회장은 “미국의 경우 마취간호사가 마취를 제공했을 때 그 자체가 전문간호사의 업무로 인정돼 마취에 있어 간호사가 단독으로 업무를 수행할 수 있지만 우리나라의 의료체계에서 간호사는 진료영역에 있어 단독 업무 수행이 불가능하고, 의사 지시·감독 하에 진료의 보조만 수행할 수 있어 미국의 마취전문간호사(CRNA; Certified Registered Nurse Anesthetist)제도를 적용하기가 어렵다”고 밝혔다.

또한 정 부회장은 “2010년 대법원 판례에서 ‘전문간호사라 하더라도 전문성을 가진 간호사의 자격을 인정받을 것일 뿐, 의사만이 할 수 있는 의료행위를 직접 할 수 없는 것은 다른 간호사와 마찬가지’라고 명시해 마취전문간호사의 업무영역과 위치가 더욱 모호한 상황이다”고 언급했다.

이에 정부는 전문간호사 업무의 모소성을 해소하고 제도화된 전문간호사를 활용하기 위해 2020년 3월까지 ‘의료법’ 시행령에 전문간호사 업무범위를 규정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

특히 정 부회장은 마취영역은 수술 전 환자를 대상으로 이뤄지는 행위인 만큼 의사인력 부족으로 인한 의료 사각지대가 없도록 환자안전 측면에서의 검토가 필요하다고 했다.

정 부회장은 “직역간 업무를 명확히 구분할 경우 의료현장에서는 해당 인력 부재시 환자안전을 담보하기 어렵다”면서 “따라서 직역간 중복시행 가능한 업무 범위를 정해 유기적으로 의료서비스가 제공될 수 있는 환경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서 그는 “다만 업무간 중복이 인정되더라도 전문간호사의 자격관리 및 자격의 재인증 등 체계적인 자격관리 기준이 함께 마련돼야 한다”며 “특정 직역의 업무 범위 구체화는 직역 간 갈등 소지가 있는 만큼 관련 기관과 충분한 협의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정부는 전문간호사 전체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며 종합적인 대안을 마련하겠다는 입장이다.

현재 복지부는 전문간호사 제도 전체에 관심을 갖고 있다고 전제한 홍승령 보건복지부 간호정책 TF팀장은 “전문간호사 제도 시행규칙이 법으로 옮겨지고 업무범위가 법에 담기면서 하위법령을 어떻게 해야 할지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면서 “우리의 고민은 전문간호사가 어떤 역할을 해야 하고 어떤 교육을 받아야 하고 일반간호사와 달리 어떤 점을 더 전문적으로 할 수 있는지 차별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홍 팀장은 “종합적으로 정리를 해서 대안을 마련할 것이다. 기본적으로 지급 현재에 있는 상위법령을 존중하는 선에서 하위법령을 마련할 것”이라며 “이것은 일반적인 규정으로 어느 한 영역만을 규정하기는 불가능하다”고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 그는 “연구용역이 끝날 때까지 다양한 의견을 수렴해서 최대한 전문간호사와 관련된 규칙들이 잘 만들어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토론에 앞서 발제를 맡은 미정 공 레이본(Michong Kong Rayborn) 미국 남부미시시피대학교(The University of Southern Mississipi) 조교수는 ‘한·미 마취전문간호의 현황과 발전방안’을 통해 간호사에 의한 마취업무를 관리하는 업무범위를 명확히 정의하기 위한 국가적 정책이 절실하다고 밝혔다.

레이본 교수는 RNA와 CRNA를 관리하고 운영하는 통합된 국가정책의 부재로 일반인에게 혼란을 초래하고 이 또한 마취전문간호사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갖게 만든다는 것.

또 마취제공자에 대한 석사 또는 석사 후 과정 교육이 적용돼야 하는 시점이라고 제안했다.

레이본 교수는 “병원에서 마취제공자를 수련하는 것은 1960년대의 모델에 머물러 있다”면서 “의료과학과 더불어 마취는 지난 50~60년 동안 엄청난 발전을 거듭하고 있는 만큼 임상실습과 강의실 수업은 마취전문간호사들을 위한 바람직한 수련과정으로 병원에서 이뤄지는 임상실습은 대학원 교육과정과 통합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밖에도 레이본 교수는 법 제정과 예산 배정을 통해 대학원에 CRNA 교육프로그램을 운영하는 할 경우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현재 활동하고 있는 RNA가 CRNA가 되기 위해 교육을 원한다면 교육과 수련과정에 대한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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