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인의 사랑·헌신·희생이 빛을 발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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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인의 사랑·헌신·희생이 빛을 발하다’
  • 오민호 기자
  • 승인 2019.10.21 0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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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병원협회, 캄보디아 의료봉사 활동 성료
총 1천100 여명의 환자 진료…안과 수술 13건 등
34인의 사랑과 헌신, 희생이 캄보디아의 환자들에게 꿈과 희망을 안겨줬다.대한병원협회(회장 임영진)가 창립 60주년을 기념해 주최한 ‘2019 캄보디아 해외의료봉사활동’이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대한병원협회 캄보디아 해외의료봉사단은 지난 10월15일부터 20일까지 4박6일간의 일정으로 총 34명의 의료봉사단이 프놈펜에 위치한 헤브론병원과 인근 깜퐁스프 품 짜(경이로운 마을)에서 의료봉사를 가졌다.

10월15일 오후 인천공항에서 간단한 발대식을 갖고 캄보디아로 향한 의료봉사단은 이동 시간을 제외한 3일 동안 총 1천113명의 환자를 진료하고 13건의 안과수술을 실시했으며 20일 오전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귀국길에 앞서 봉사단장인 임영진 회장은 “소임을 잘 맞춰서 감사하고 헤브론병원 김우정 병원장님과 관계자 여러분에게 감사하다”면서 “캄보디아에 오기전에 설레임과 두려움이 있었는데 굉장히 보람됐다”고 밝혔다.

이어 임 회장은 “34인의 봉사단 여러분들의 사랑과 헌신, 희생이 하나의 결정체 같다”면서 “각지에서 오셔서 만났지만 가족처럼 소중한 봉사팀”이라고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환자들로 가득한 헤브론병원
먼저 10월16일과 17일 이틀간에 걸쳐 헤브론병원에서 가진 진료에는 한국에서의 의료봉사단이 온다는 소식으로 수많은 환자들이 몰려들어 병원이 북새통을 이뤘다.신경외과, 산부인과, 정형외과, 정신건강의학과, 내과, 비뇨의학과, 이비인후과, 안과 등 총 8개과 진료를 통해 돈이 없어 병원을 가지 못하는 많은 캄보디아 환자들이 무료로 치료를 받았다.

헤브론병원에서 가장 환자가 많이 몰린 진료과 중 하나인 이비인후과는 대부분이 감기와 같은 경증질환을 가진 환자들이 많았지만 후두암이 의심되는 종양을 가진 환자도 있었다. 이 환자는 비싼 병원비 때문에 병원에 가지 않아 치료의 시기를 놓쳐 안타까움이 컸다.

성애병원 김등래 이비인후과 과장은 “초창기에 병원에만 가서 진료를 봤으면 치료가 가능한 질환이 대다수지만 비용 때문에 병원을 찾지 않아 더 병을 키운 환자들이 대부분인 것 같다”면서 “후두암 환자 역시 초기 치료를 하지 못해 이제는 아예 수술도 할 수 없는 상태가 돼 버렸다”고 안쓰러워했다.
또 봉사단장인 임영진 회장과 부단장인 조한호 오산한국병원장, 김필수 본플러스분당병원장은 정형외과와 신경외과 진료를 함께 맡아 많은 환자들을 진료했다.

조한호 오산한국병원장은 “환자 가운데 경추 1번이 완전히 녹아버린 환자도 이곳 병원까지 걸어오는 놀라운 상황을 직접 볼 수 있었다”면서 “그러나 큰 병원에 가서 수술을 받아야 한다고 이야기해도 이곳 사람들은 병원비를 생각해서인지 수술을 하지 않겠다고 말한다”고 아쉬워했다.

안과를 담당한 한길안과병원팀은 노후된 장비로 인해 검사부터 수술까지 많은 어려움을 극복해 가며 13건의 수술을 성공시켰다.

이경록 한길안과병원 검사실장은 “가능하면 많은 분들을 수술해 주려고 병원에서 준비를 많이 해왔지만 실제 이곳의 장비가 너무 노후화돼 검사도 수술도 빠르게 진행이 안된 부분이 있었다”고 토로했다.

김정은 한길안과병원 간호파트장은 “정말 수술을 많이 해주고 싶어서 많이 준비했다”면서 “어려운 지역인 만큼 많은 분들이 오셔서 재능기부를 해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가톨릭대학교 은평성모병원 채수정 수간호사와 한림병원 간호본부 최하나 교육팀장은 헤브론병원 간호사와 및 직원들을 대상으로 ‘원내 감염교육’과 ‘직무교육’을 주제로 강의했다.

채수정 수간호사는 “이곳 간호사들이 원내 감염을 들어보지 못했다는 말에 놀라웠지만 강의 내내 열기가 매우 뜨거웠다”면서 “앞으로도 봉사활동을 통해 이러한 교육에 더 많이 참여하고 싶다”고 말했다.

#경이로움을 느낀 이동진료
우리말로 경이로운 마을이라는 뜻의 '깜퐁스프 품 짜'에서 진행된 이동진료는 오히려 봉사단원들에게 경이로움을 느끼게 해준 경험이었다.

봉사단은 2014년부터 캄보디아 의료봉사활동을 지속하고 있는 김한주 신세계병원장의 진두지휘 아래 10월18일 오전 10시부 오후 3시까지 총 250명이 넘는 마을 주민들을 진료하고 100여명의 아이들에게는 페이스페인팅과 풍선만들기 등 문화봉사를 제공해 즐거운 한때를 보냈다.

이동진료에는 특별한 질환을 가진 환자보다는 만성질환과 눈이 좋지 않아 안경이 필요한 환자가 많았다. 또 마을주민들의 대부분이 자신의 혈액형도 알지 못하고 있어 채혈을 통한 혈액검사의 인기가 높았다.

중앙대학교병원 중환자실 최정란 간호사는 “중환자분들은 혈관이 없어서 채혈을 하거나 주사를 놓기 위해 혈관을 찾기가 매우 어려웠는데 캄보디아 분들은 혈관이 건강해 채혈을 하는 내내 재미가 있었고 더 좋은 기운을 받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문화봉사 활동을 함께한 신세계병원 이경현 과장(사회복지사)은 “마을 아이들의 눈빛을 봤다. 힘들 때마다 이 아이들의 눈빛을 보고 생각하면 기운이 난다”고 했다.

병원협회 이지연 사원은 “많은 준비를 해왔는데도 부족한 것이 많았지만 이동 진료 동안 현지 마을의 아이들과 함께하면서 뿌듯하고 즐거웠다”고 전했다.

성애병원 비뇨기과 박종진 과장은 “인턴이후 오랜만에 GP처럼 진료를 봤다”면서 “진료를 보는 내내 현지의 의사들을 육성할 수 있도록 레지던트를 지원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가졌다고 밝혔다.

#진료봉사 이외의 활동들
이번 봉사기간에는 의료봉사 이외에도 다양한 활동들도 이뤄졌다. 병원협회 임영진 회장과 임원진들은 캄보디아 보사부를 방문해 캄보디아 의료계와의 협력 강화를 모색했다.

또한 봉사단은 현지 부총리와 대한민국 대리 대사가 참여하는 헤브론병원 혈액투석센터 및 호스피스 병동 준공식에 참석해 축하사절단으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했다.

이외에도 병원협회는 헤브론병원에 엠블런스와 축구공을 기증했으며 김경희 홀트아동복지회 이사 겸 전국후원회 고문은 병원을 찾은 많은 캄보디아 주민들을 대상으로 이발봉사를 펼쳐 호응이 높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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