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전달체계, 문제는 ‘의사의 질’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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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전달체계, 문제는 ‘의사의 질’이야
  • 최관식 기자
  • 승인 2019.10.04 1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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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의학회 이덕철 이사장 기자간담회에서 질 높은 교육 강조
배출된 일차의료 의사의 재교육 관련 국가 차원 연구 곧 착수
▲ 사진 왼쪽부터 최환석 차기이사장, 이덕철 이사장, 강재헌 총무이사.
대한가정의학회가 의료전달체계 개편을 위해 상급종합병원의 중증질환 환자 비율을 늘리는 방향에 반대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내놨다.

가정의학회는 중증질환자 비율보다 더 중요한 것은 양질의 일차의료 의사를 길러내는 교육과 수련이며, 향후 이 부분에 정책적인 노력을 집중하는 한편 의과대학 가정의학과의 역할도 시대의 변화에 맞춰 바꿔나가겠다는 입장이다.

이덕철 가정의학회 이사장은 10월4일 추계학술대회가 열리고 있는 서울 그랜드힐튼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개최하고 정부의 의료전달체계 개편안에 적극 협력하는 한편 학회의 주요 관심사를 국민에게 초점을 맞추고 양질의 의사인력 배출에 정책 우선순위를 두겠다고 밝혔다.

이 이사장은 “지금까지는 일차의료 의사인력 배출이 민간병원의 책임에 맡겨져 있었지만 의료기관 내 가정의학과는 수익 측면에서도 병원경영에 크게 기여하지 못했다”며 “의료인력 배출은 민간이 아니라 국가에 책임이 있다는 것을 인식해 달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이미 배출된 일차의료 수행 의사에 대한 재교육과정과 관련해 현재 정부와 협의가 진행 중이며, 조만간 국가 차원의 관련 연구가 본격적으로 시행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덕철 이사장은 “의협이 말하는 일차의료와 가정의학회가 얘기하는 일차의료의 정의는 차이가 있을 수 있다”며 “의료전달체계를 확립하려면 환자들의 선택을 제약하기보다는 양질의 잘 훈련받은 일차의료의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중증질환이 아닌데도 환자들이 대형병원을 선호하는 것과 관련해 자부담을 높이거나 제도로 막을 것이 아니라 일선의 일차의료의사들을 잘 훈련시켜 배출, 국민들이 의사를 신뢰하면 해결된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날 간담회에 배석한 강재헌 총무이사는 “유럽, 미국, 일본 등 선진국은 일차의료 인력 교육을 담당하는 수련병원에 전공의와 티칭스텝의 급여까지 부담하고 있다”며 “이 경우 커리큘럼에 정부가 어느 정도 관여할 수 있으며 싼 인건비에 전공의를 쓴다는 오해도 불식시킬 수 있어 양질의 의사를 배출하기 위해 정부에 수련병원 지원 확대 방안에 대해 지속적으로 건의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최환석 차기이사장은 “9천800여 명의 회원이 실질적인 진료에 참여하고 있어 진료현장에 대한 이해가 높다”며 “이를 토대로 선제적인 정책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는 책임감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진료현장의 문제를 정확하게 알고 있는 가정의학회가 발벗고 나서서 진료와 정책을 함께 다루는 한편 미래의학에 대해서도 대비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최 차기 이사장은 “IT와 빅데이터, 모바일이 어우러져 일차의료의 핵심적인 가치를 만들어낼 수 있다”며 “열린 마음으로 국민의 건강증진에 유익한 방향을 모색해 나갈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조만간 ‘일차의료정책연구소’를 개설해 향후 일관된 정책 대안을 제시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는 “내년이면 가정의학 전문의 1만명 시대가 열리는 동시에 노령화시대 만성질환 관리의 중요성이 더 부각될 것”이라며 “생활습관 개선 등을 이끌어내기 위해서는 가정의학의 기초학문인 행동과학이 필요한 만큼 만성질환을 가정의학에서 책임지겠다”고 말했다.

또 “우리의 관심사항은 오로지 국민”이라며 “국민에게 이익이 된다면 가정의학은 행동하는 양심, 행동하는 주치의가 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강재헌 총무이사는 원격의료 도입 필요성에 대해 언급해 눈길을 끌었다.

강 총무이사는 “의료전달체계 확립을 위해 매 정부가 손을 대지만 개편이 쉽지 않았다”며 “학창시절 청진기로 심장환자 진료하는 걸 몇 달씩 배웠지만 지금은 첨단장비가 이를 대신하는 시대가 됐으며, 나아가 모바일 장비를 이용하면 일차의료의 질을 높이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비대면이 아닌 원격의료 역시 일차의료 환경 업그레이드에 꼭 필요하며, 앞으로 진료현장에 적용이 가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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