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꼿꼿한" 괴테는 등의 통증에 시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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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꼿꼿한" 괴테는 등의 통증에 시달렸다
  • 윤종원
  • 승인 2004.10.14 08: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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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년까지 꼿꼿한 자세를 유지해 동시대 사람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고 독일어권의 셰익스피어라 불렸던 독일 최고의 문호 요한 볼프강 폰 괴테. 그러나 그런 자세와 명성 뒤에는 그가 40년간이나 등의 심한 통증으로 고생했다는 비밀이 숨어 있었다.

13일 영국 일간 가디언 인터넷판에 따르면 독일 인류학자 허버트 울리히 박사는 최근 출간된 저서에서 문호 괴테가 통증 때문에 등을 구부리는데 엄청난 어려움을 겪을 정도로 고생했다고 밝혔다.

"파우스트"와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등의 저자인 괴테는 1832년 82세를 일기로 사망할 때까지 등의 통증 이외에도 이가 다 빠지는 불편도 겪었다. 그의 뼈를 연구해본 결과 갈비의 몇 개가 끊어져 호흡하는데도 상당한 곤란을 겪었다.

울리히 박사는 독일 계몽주의의 발상지이자 괴테가 살다가 사망한 도시 바이마르를 1961년 비밀리에 여행한 몇명 안되는 동독 전문가 중의 하나다. 이들은 그 곳에서 괴테의 석관 뚜껑을 몰래 열어보았다.

울리히 박사는 당시 미라로 만든 괴테의 시신은 "양호한 상태"였다고 말했다. 그러나 2년 뒤 과학자들이 다시 보았을 때 그의 시신은 썩기 시작한 상태였다. 그래서 이들은 밤중에 몰래 괴테의 시신 뼈에서 살을 발라내는 조치를 취했다.

최근 공개된 괴테의 흑백 해골 사진을 보면 그는 기형 증세인 포레스티어병으로 고생했고 척추 몇 군데가 끊겨 있었다. 이 병은 괴테가 대략 40세 되던 때 시작했다.

올해 72세로 베를린의 훔볼트대학교에서 교편을 잡고 있는 울리히 박사는 "이는 대단히 고통스러운 상황이었다"고 지적했다. 이러한 병력으로 볼 때 괴테가 자주 서부 보헤미아로 여행을 간 사실도 새로이 해석될 수 있다. 현재 체코공화국인 그 곳 에서 그는 등의 고통을 덜기 위해 온천에서 목욕한 것으로 보인다.

72세에 괴테는 온천 도시 마리엔바트로 갔다가 19세 소녀 울리케 폰 레페찬과 사랑에 빠진다. 괴테의 시 소재가 된 이 소녀는 그러나 그의 접근을 거부했다. 그가 바이마르로 돌아왔을 때 그 곳 사람들은 괴테가 젊은 사람처럼 꼿꼿한 몸가짐을 했다고 말했다.

한편 괴테의 유골은 제2차 세계대전 중 미군이 뼈 5개를 훔쳐가는 등 우여곡절 끝에 현재는 바이마르의 교회 지하실에 안치되어 있다. 괴테 유골은 유명한 독일 극작가로 "빌헬름 텔"의 저자이자 친구인 프리드리히 쉴러 옆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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