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의 각막으로 두 명의 환자에 이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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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의 각막으로 두 명의 환자에 이식
  • 오민호 기자
  • 승인 2019.09.04 1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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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성모병원 안센터 황호식 교수팀, 부분층각막이식 성공
국내 기증각막 부족 현실에 부분층각막이시술이 새로운 대안으로 떠올라

하나의 각막을 두 명의 환자에 이식하는 수술이 성공했다.

가톨릭대학교 여의도성모병원 안센터 황호식 교수팀은 지난 6월20일 사후 각막을 기증 받은 후 하나의 각막으로 부분층각막 이식술을 시행해 성공했다고 9월4일 밝혔다.

황 교수팀은 지난 6월23일과 6월26일 과립각막이영양증을 갖고 있는 60대 여성 환자와 푹스각막이영양증 60대 남성 환자에게 각각 부분층각막이식술을 시행했다. 

각막이식의 경우, 기존에는 각막의 전층(상피세포층, 보우만막, 실질, 데세메막, 내피세포층)을 이식하는 전층각막이식을 주로 시행했지만 최근에는 이상이 있는 층만을 이식하는 부분층각막이식이 늘고 있다.
부분층각막이식에는 심부표층각막이식(Deep anterior lamellar keratoplasty, DALK)과 데세메막이식(Descemet’s membrane endothelial keratoplasty, DMEK)이 있다.심부표층각막이식은 각막내피세포는 정상이나 각막실질이 혼탁한 경우의 환자(수여자)를 대상으로 하며, 환자의 각막에서 내피세포층, 데세메막, 약간의 각막실질을 제외하고 모두 제거한 후, 기증각막에서 내피세포층, 데세메막을 제거한 각막실질만을 환자에게 이식한다.

데세메막이식은 내피세포만 이상이 있는 경우의 환자(수여자)를 대상으로 하며, 환자의 각막에서 내피세포층과 데세메막을 제거한 후, 기증각막에서 내피세포, 데세메막을 벗겨내 이를 이식하는 방법이다.

즉, 부분층각막이식술로 하나의 각막에서 각막실질은 심부표층각막이식 환자에게로, 내피세포 및 데세메막은 데세메막이식 환자에게 이식함으로써 두명에게 혜택을 줄 수 있다.

심부표층각막이식을 시행 받은 60대 여성 환자는 과립각막이영양증 (granular dystrophy)으로 수술 전 시력이 안전수지 30cm(눈앞 30cm에서 손가락의 수를 구분할 수 있는 시력)였다. 심부표층각막이식을 성공적으로 시행한 후의 수술 후 교정시력은 0.25로 좋아졌다.

또 푹스각막이영양증 환자는 수술 전 시력이 0.1로 각막부종에 의한 통증을 호소했다. 벗겨놓은 내피세포, 데세메막을 이용하여 데세메막이식을 시행한 후 수술 시력은 0.3으로 개선된 것은 물론 투명한 각막을 유지하고 통증은 사라졌다.

황호식 교수는 “심부표층각막이식 도중 기증각막에서 내피세포와 데세메막을 온전히 분리해내는 것이 기술적으로 꽤 어려운 술기다”며 “기증각막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현실에서 부분층각막이식술은 각막이식을 기다리는 환자들에게 새로운 희망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질병관리본부 장기이식관리센터의 ‘2017년 장기 등 이식 및 인체조직 기증 통계 연보’에 의하면 우리나라 각막이식 대기자는 2천109명이며 평균대기일은 2천564일이나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안구기증자는 2017년 한해 202명에 불과한 실정이다. 국내 병원에서 장기이식관리센터에 등록하지 않은 각막이식 대기자도 많아 실제 대기자 수는 훨씬 더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대기자에 비해 기증자가 턱없이 부족해 수입각막도 많이 사용하고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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