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수가계약 의미와 영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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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수가계약 의미와 영향
  • 정은주
  • 승인 2005.11.16 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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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단과 의료공급자 3.5% 인상안에 합의...내년부터 유형별 환산지수 도입
국민건강보험공단과 의약단체는 2006년도 건강보험 환산지수를 올해보다 3.5% 오른 60.7원으로 조정하기로 합의하고, 16일 보건복지부 대강당에서 계약체결식을 개최했다.

이로써 건강보험 수가는 2000년 국민건강보험법에 따라 환산지수 제도가 도입된 이후 처음으로 공단과 의약단체가 합의에 의한 수가계약을 체결하게 됐다.

11월 16일 오전 이성재 이사장과 안성모 요양급여비용협의회 위원장은 김근태 보건복지부장관과 유태전 병원협회장, 김재정 의사협회장(박효길 부회장 대리참석), 엄종희 한의사협회장, 원희목 약사회장, 서란희 조산협회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보건복지부 대회의실에서 요양급여비용 계약체결식을 갖고, "국민건강보험공단 이사장과 요양급여비용협의회 위원장은 2006년도 건강보험 수가를 계약하며, 상대가치 점수당 단가를 60.7로 하고 이를 2006년 1월 1일부터 적용하는 한편 건강보험 정책을 위해 합의사항을 이행한다"는 내용의 계약서에 사인했다.

김근태 장관은 축하인사를 통해 "오늘은 가입자를 대표한 건강보험공단과 요양기관 대표자가 처음으로 신뢰를 기초로 합의에 이른 날"이라며 "그동안 많은 갈등과 고민이 있었던 것으로 짐작되지만 "신뢰"가 있었기에 불신을 극복하고 이렇게 결단을 내릴 수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장관은 국민건강을 증진시키는 기회이자, 의료발전의 동력을 확보한 것으로 평가하고, 대타협과 협상을 통해 국민들에게 가능성을 보여준 데에 높이 치하했다.

이어 의료계를 대표해 유태전 병원협회장은 "5개 의료공급자 단체장은 의료계가 불평만 하지 말고 국민들에게 합의정신을 보여주자는 데에 의견을 모으고 지난해 연구단을 구성, 그 결과를 바탕으로 합의를 이끌어낼 수 있었다"며 "의료계와 공단이 모두 양보해서 이같이 합의에 이를 수 있었다"고 밝혔다.

이성재 공단 이사장도 계약과정이 쉽지 않았는데 단체장들이 어려운 결정을 내려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공단과 의약단체는 수가계약 타결에서 환산지수 조정외에도 ▲올해 61% 수준에 불과한 건강보험 보장성을 2008년까지 80% 수준으로 끌어올리고 ▲요양기관 특성을 고려한 유형별환산지수 계약 ▲약제비 절감을 위해 약가관리제도 개선에 적극 협력하기로 합의했다.

이날 체결된 수가계약은 건강보험공단 재정운영위원회 심의 의결을 거쳐 내년부터 적용된다.

계약에 의한 수가체결은 성과....저수가는 여전히 해결해야 할 과제
2006년 수가계약에서 가장 큰 의미는 의료공급자와 가입자대표가 처음으로 계약에 의해 수가를 정했다는 부분에서 찾을 수 있다.
지난 2000년 국민건강보험법이 제정된 이후 의료공급자와 보험가입자는 의료행위의 점수당 단가인 환산지수를 계약에 의해 체결하도록 돼 있으나 매년 합의에 이르지 못해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로 넘겼다. 건정심 결정에 따라 공급자는 2005년도 2.99% 인상 등 물가인상률에 미치지 못하는 낮은 수준의 건강보험 수가를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던 것.
이는 건강보험제도 뿐 아니라 국민건강과 의약계의 불안정으로 이어지고, 갈등과 사회적 불안정을 종식시켜야 한다는 또다른 과제로 남기도 했다.

따라서 올해 협상에서 최대 화두는 "합의에 의한 수가계약 체결"에 쏠렸으며, 계속적으로 합의를 하지 못할 경우 협상과정 무용론까지 대두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공단과 공급자단체가 위기감을 느낀 것이다.

이런 가운데 2004년, 2005년 수가가 2%대 인상안에 머물렀기 때문에 의료공급자로선 3%대 인상률로 기대치를 낮췄고, 공단측은 3.5%가 당초 연구진 제시한 값보다 훨씬 낮은 수준이어서 받아들이기 어렵지 않았던 것으로 풀이된다.

예년보다 다소 높은 수준에서 수가인상에 합의하긴 했지만 여전히 저수가 저급여, 저부담에 대한 문제는 남아있다.

계약과정에서 공단과 의료공급자대표가 별도 합의문을 만들고, 여기에서 건강보험 보장성을 80% 수준으로 발전되도록 노력해야 한다는 사항을 넣은 것도 이같은 이유.

정부는 2008년까지 건강보험 보장성을 70% 수준으로 올린다는 계획인데, 공단과 의료공급자는 정부에 대해 보장성 강화를 촉구하고, 저부담 저급여 구조를 적정부담 적정급여로 발전시키도록 하자는 선언적 의미에서 이를 합의내용에 채택하게 됐다.

내년부터 유형별 환산지수 계약... 요양기관 종별 파이싸움 커질듯
이번 계약에서 두번째 합의사항은 2007년, 즉 내년도 수가계약부터는 유형별 환산지수를 계약하자는 내용이 포함돼 요양기관종별 계약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이는 요양기관별로 투입되는 원가수준이 다르고, 경영상황도 다르기 때문에 개원가와 병원계, 약국, 치과, 한의원 별로 수가인상을 달리하는 것이 합리적이라는 취지에서 출발했다.

올해 환산지수 연구를 수행한 한국보건산업진흥원 이윤태 박사팀이 후속과제로 환산지수 계약방법에 관한 연구를 하고 있지만 계약방법과 계약내용 등에 관한 구체적인 방안은 아직 마련돼 있지 않은 상황이다.
요양기관단체 관계자는 "의약단체와 공단이 협의를 거쳐 공동연구할 계획"이라고 밝히고 있다.

그러나 요양기관종별계약이 진행될 경우 전체 수가인상 폭과 요양기관종별 인상 폭이 달라질 수 있으며, 각 요양기관별 협상역량에 따라 수가인상이 달라질 수 있어 단체들의 부담도 현재보다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약제비 절감을 위해 약가 관리제도를 합리적으로 개선한다는 세번째 합의사항도 아직 구체적인 방안은 없으며, 실거래가상환제의 문제점을 보완하고 투명사회협약에 따라 거래를 투명화하자는 원칙에만 합의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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