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HF]Hospital Healthcare 디자인 포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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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HF]Hospital Healthcare 디자인 포럼
  • 최관식 기자
  • 승인 2019.08.23 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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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유공간으로서 정신건강클리닉 디자인 트렌드 조명
▲ 강연을 진행하고 있는 김상일 H+양지병원장.
잘 조성된 병원 환경이 정신건강에 영향을 준다는 임상결과들이 속속 나오고 있는 가운데 전 세계 멘탈클리닉의 디자인 트렌드를 알아보는 시간이 마련돼 관심을 끌었다.

노태린 위아카이 대표는 8월22일 서울 코엑스 317호에서 개최된 ‘Hospital Healthcare 디자인 포럼’에서 ‘세계 멘탈클리닉 디자인 트렌드’ 주제발표를 통해 치유공간으로서 정신건강클리닉의 디자인이 어떻게 변화해 왔고, 최근의 추세는 어떤지에 대해 소개하는 시간을 가졌다.

대한병원협회가 주최한 K-Hospital Fair 2019의 일환으로 마련된 이날 세미나에서 노 대표는 “몸이 내 마음을 어떻게 좌우할 수 있나에 대한 궁금증이 병원공간 디자인과 오늘의 이 포럼까지 연결될 수 있었다”며 “고흐가 죽기 직전까지 꽃을 보면서 힐링을 했다고 알려진 아를의 정신병원은 사실 예전에는 환경이 열악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최근에는 공간 자체가 힐링의 계기를 제공하는 멘탈클리닉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노태린 대표는 덴마크 아벤나라는 고장에 최근 설립된 마을 연계 정신병원의 경우 환자들이 250일간 주사나 약물치료없이 지낸 기록이 있으며 스웨덴 말뫼의 정신병원은 겨울이 혹독한 북유럽의 자연환경을 극복하기 위해 내부의 유리와 정원 공간 등을 의미있게 설계하는 등 상당히 많은 생각이 반영됐다고 소개했다.

특히 자연환경이 치유에 도움이 될 것이란 가설이 실제로 효과가 있다는 것이 과학적으로 밝혀지면서 힐링이라는 개념이 등장했고 그 대표적인 예로 스웨덴 예테보리의 실험적인 병원 외스트라병원(Östra Hospital)을 꼽았다.

외스트라병원은 병동 디자인을 통해 사람들의 폭력성을 줄일 수 있다는 내용의 논문도 발표하는 등 스트레스와 폭력을 줄이기 위한 정신과 병동의 개념적 모형을 제시했다고 노 대표는 설명했다.

그는 또 다른 예로 전북 전주의 마음사랑병원을 지목했다. 산 속에 위치한 이 병원은 옥상에 정원이 꾸며져 있으며 창을 통해 바깥세상을 내다볼 수 있게 설계됐다는 것.

일본 사가현 시내에 있는 치매전문병원은 내부에 북카페를 보유하고 있다. 정신병원인지 동네 도서관인지 구분이 되지 않을 정도로 과감하게 설계된 이 병원은 치매환자에 대한 다양한 정보를 접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인천참사랑병원도 도심 속에 있으면서 환자들의 정서적 안정을 위한 스트리트뷰 디자인을 채택했고, 보호자들도 와서 쉴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한다는 것.

노 대표는 “정신과 치유적 환경의 공통점은 스케일 뷰티와 집과 같은 분위기, 그리고 자연 환경 재현”이라며 “더 이상 인권이 강압당하는 환경을 방치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몸이 결국 마음의 건강을 좌우한다. 건강한 몸이 온전한 정신을 깃들게 하는 것”이라며 “자살과 중독도 마찬가지다. 미국은 청소년 스트레스 치유 공간을 마련하는 등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 사람은 다 외롭다. 이 외로움을 어떻게 치유할 것인가. 외로움의 치유공간에 대해 생각의 여지를 남겨둔다”며 이날 강연을 마무리했다.

이 세미나에서 김상일 H+양지병원장은 ‘지역과 상생하는 헬스케어 트렌드 변화’ 강연에서 “서울 소재 지역거점병원으로서는 짧은 기간 전무후무한 성장을 이룬 배경은 바로 지역주민과 함께 성장하는 병원이 되겠다는 마음가짐을 꾸준히 실천해 온 데 있다”며 “생각은 크게, 시작은 작게, 그리고 빠른 실천이 우리 병원 변화의 요체”라고 소개했다.

김 병원장은 “우리 병원은 구성원 각자의 작은 활동들이 끊임없이 모이고 모여 큰 변화를 가져온 케이스”라며 “해야 할 과제가 정리되면 이를 사분면으로 나누고 우선순위를 매겨 중요하고 시급한 것부터 착수한다. 우리 병원은 그 가운데 디자인 혁신을 매우 중요하게 여겼고, 실제로 지역주민들의 신뢰를 얻는 데 상당한 기여를 했다”고 덧붙였다.

천영훈 인천참사랑병원장은 ‘사람은 무엇으로 낫는가’ 주제발표에서 정신과 질환을 질병으로 보기 시작한 것은 불과 몇 백년에 그치며, 초기에는 뇌전두엽을 파괴하거나 물을 뿌려서 치료를 시도하는 등 비과학적인 접근이 대세였다고 설명했다.

그는 중독 혹은 우울증의 경우 큐어(치료)보다는 케어(관리)의 대상이라고 설명했다. 즉, 당뇨병과 마찬가지로 케어가 필요한 질환이라는 것.

당뇨환자가 자신의 건강을 유지하기 위해 기울이는 노력의 1/4만 하면 문제가 없다는 게 천 병원장의 설명이다.

그는 “사람은 무엇으로 낫는가? 저절로 낫기도 한다. 그러나 사람은 정성(sincerity)으로 낫는다. 또 존중(respect)도 필요하다”며 “내가 생각하는 나의 존재가 나의 실제를 규정하며, 환자 내면의 20%에도 못 미치는 질병 때문에 80%에 이르는 건강한 면을 놓쳐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유은정 서초좋은의원 원장은 ‘불안과 스트레스를 극복할 수 있는 환경’ 주제발표에서 “우울증은 정신질환이 아니라 전신질환이라고 말한다. 멘탈에서 몸을 무시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며 “몸이 우리 뇌에 미치는 영향이 크며 단지 ‘현재’에 살기만 해도 많은 정신병이 치료된다. 미래에 집착하면 불안증, 과거에 집착하면 우울증 성향이 생기기 쉽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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