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하수체 선종 환자의 12.4%가 시각 장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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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하수체 선종 환자의 12.4%가 시각 장애
  • 최관식 기자
  • 승인 2019.07.01 1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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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자헌‧김태기 교수팀 연구 결과 ‘International Ophthalmology’ 게재
▲ 김태기 교수
눈이 잘 안 보이면 먼저 안과질환을 의심하게 되지만 뇌질환이 시야 이상을 일으킬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강동경희대병원 안과 강자헌‧김태기 교수팀은 뇌하수체 종양이 커지면서 가장 먼저 시신경교차 부위를 압박하면서 시력 저하 등 시야 이상이 발생할 수 있다는 내용의 논문을 국제학회지 ‘International Ophthalmology’ 최근호에 게재했다.

강자헌·김태기 교수의 연구에 따르면 뇌하수체 종양으로 병원에 처음 방문한 주된 증상 중에서 가장 흔한 것은 두통(26.2%)이며, 유즙분비‧생리불순(17.0%), 말단비대증상(13.7%)에 이어 시력 저하가 차지하는 비율이 12.4%로 나타났다.

김태기 교수는 “뇌하수체는 직경 약 1.5cm의 구조물로, 시신경이 눈 뒤쪽으로 들어가서 만나는 부위(시신경교차)와 뇌의 한가운데가 만나는 곳에 있다. 해부학적 위치 때문에 종양이 커지면 가장 먼저 시신경교차 부위를 압박하기 때문에 시력 저하가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연구 결과에 따르면 뇌하수체 종양으로 안과에 의뢰된 환자 중 뇌자기공명영상(MRI)을 통해 54.4%의 환자에서 시신경 교차 부위 압박이 관찰됐고, 시야 정밀검사 결과 43%가 시야 이상을 보였다고 보고했다.

또 뇌하수체 종양의 부피가 증가할수록 시력 저하 및 시야 결손의 정도도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악화됐다.

시력 저하로 안과를 방문했다가 뇌하수체 종양으로 진단받는 경우도 있다. 자헌·김태기 교수팀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안과를 가장 먼저 방문한 뇌하수체 종양 환자의 84.2%가 시력 저하를 호소했다.

김태기 교수는 “실제로 노인성 백내장수술 후에도 시력 저하가 지속돼 정밀 시야검사 후 뇌하수체 종양으로 진단받은 증례도 있다”면서 “눈이 침침한 증상이 있으면 안과를 방문해 검진을 받는 것이 좋고, 백내장이나 녹내장 등 시력이 떨어질 만한 다른 확실한 원인이 없는 경우 시야 정밀검사를 통해서 이상 유무를 확인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뇌하수체종양은 호르몬 분비에 영향을 주느냐에 따라 비기능성 종양과 기능성 종양으로 나뉜다. 그 중 비기능성 종양이 뇌 속에서 커지면서 시신경을 눌러 시야가 양쪽 끝부터 좁아지는 시야 감소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정면은 잘 보이는데 양옆을 가린 것처럼 서서히 시야가 좁아지기 때문에 알기가 쉽지 않다. 방치하면 실명까지 갈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김태기 교수는 “시력저하 및 시야 결손은 뇌하수체 종양 치료 후 호전될 수 있는 것으로 보고되어 시신경 압박이 심해지기 전해 치료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뇌하수체 종양 치료는 생각보다 간단하다. 보통 뇌종양이라고 하면 두개골을 열어 수술한다고 생각하지만, 뇌하수체는 콧속으로 내시경을 넣어 흉터 없이 간단하게 종양을 제거할 수 있다. 이를 내시경 뇌수술(Endoscopic neurosurgery)이라 하며, 최소침습적 수술의 핵심기술로 불린다.

내시경 수술법은 4mm 두께의 얇은 카메라가 파노라믹 뷰로 확보된 시야를 통해 종양까지 바로 접근해 깔끔하게 제거하므로 재발률이 낮다. 양쪽 콧구멍을 통해 내시경, 수술 도구가 들어가기 때문에 외관에 흉터가 생기지 않으며, 수술 시간은 2~3시간 정도다.

강동경희대병원 신경외과 이승환 교수는 “수술 후 출혈과 통증이 적어 입원기간도 많이 단축됐지만, 미세한 조작이 요구되는 고난도 수술이기 때문에 내시경 수술을 전문으로 하면서 많은 경험을 가진 전문의에게 수술을 받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한편 강동경희대병원은 뇌하수체종양 다학제팀을 구성해 수술 전 과정에 안과, 신경외과, 이비인후과, 내분비내과, 영상의학과, 병리과 전문의와 논의하고 환자별 최상의 치료법을 고안해 수술의 정확도 및 치료결과 만족도를 최상으로 끌어올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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