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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협, 간호사 배치수준 향상 앞서 적정보상 필요
병원 자구책만으론 한계…간호등급제 같은 부작용 우려
복지부, 인력 문제 개별적 정책 아닌 종합적인 정책으로 다가가야
2019년 06월 12일 (수) 19:26:37 오민호 기자 omh@kha.or.kr

우리나라 병원에서 간호사 배치수준 향상이 실질적으로 이뤄지기 위해서는 합리적 인력 추계 및 추계를 반영한 적정인력 공급, 지방 및 중소병원 근무 유도 방안 마련과 함께 인력에 대한 적정보상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간호사 배치수준 향상이 간호인력의 장기근속을 유도하고 근로환경을 개선시켜 환자안전사고 방지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지만 실제 우리나라 의료체계에서는 고려해야 할 점이 많다.

송재찬 대한병원협회 상근부회장<사진>은 6월12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이명수·김상희·기동민·윤종필 의원이 공동 주최한 ‘국민건강권 보장을 위한 간호의 질 향상 방안 토론회’에 참석해 병원계도 간호사의 근무환경 개선과 장기근속 유도를 위한 자구책을 마련하고 있지만 한계에 직면해 있다고 토로했다.

   
 
송재찬 상근부회장은 “병원에서도 간호사 배치수준 개선 필요성에 공감해 인력확충, 시간제 및 야간전담 간호사 활용, 교대제 개편, 임금 인상 등 나름대로의 자구책을 마련해 실시하고 있다”면서 “그러나 병원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인력공급, 인력 충원에 따른 재정 투입 방안 부재 등으로 병원의 자구책에는 한계가 존재해 실질적인 간호인력 배치수준 향상으로 이어지기 힘든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병원계는 간호사 배치수준 향상이 간호등급제와 같은 부작용을 발생시키지 않고 근무환경 개선, 환자안전 제고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정책과 제도의 뒷받침이 고려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지난 1999년부터 실시된 간호등급제가 의료기관에 많은 병동 간호사를 배치해 간호서비스 질을 향상을 위한 방안으로 추진됐지만 오히려 간호사 공급확대나 지방 및 중소병원에 대한 유도 방안 등이 제대로 마련되지 않아 간호인력의 종별·지역별 양극화를 초래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송 부회장은 실질적인 간호사 배치수준 향상이 간호사의 근무환경 개선과 환자안전 제고로 이어지기 위한 필수 요건으로 △합리적 인력 추계 및 추계를 반영한 적정인력 공급 △지방 및 중소병원 근무 유도 방안 마련 △인력에 대한 적정보상 등을 제시했다.

송 상근부회장은 “간호사 배치수준 향상을 위해서는 원활한 인력 투입을 위한 공급이 선행돼야 한다”면서 “이를 위해선 우선적으로 배치기준 향상에 따른 필요 간호사 수, 정부 정책 추진과 타 산업으로의 유출 인력 등을 고려한 공급 등을 추계·반영한 공급이 필수적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서 “현재 지방 및 중소병원은 간호사 자체를 구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간호사의 배치기준을 향상시킬 경우 지방 및 중소병원 간호사의 대도시 및 대형병원, 공공병원 등으로의 이직이 증가되 오히려 지방 및 중소병원의 간호인력난이 더욱 심화될 것”이라며 “간호사 배치수준 향상을 위해서는 간호인력 공급확대와 함께 지방 및 중소병원에 근무를 유도할 수 있는 방안 마련이 병행돼야 한다”고 진단했다.

아울러 송 상근부회장은 “입원료 수가의 경우 원가 보존률이 50% 정도로 매우 낮아 병원입장에서는 인력을 투입할수록 손해를 보는 구조”라는 점을 강조하고 “인력 투입과 3교대 등 근무특성을 고려한 적정보상이 간호사에게 이뤄질 수 있도록 수가 현실화와 매년 임금인상률 등을 반영한 수가가 조정될 수 있도록 하는 등의 방안 마련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반면 간호계는 적정 수준 이상의 간호사 급여 유지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의료기관 종별 또는 지역별 간호사 급여 차이가 다른 의료기관이나 다른 직종으로 이직하게 만드는 직접적인 원인이자 지역별·종별 간호사 수급 불균형을 초래하는 원인이 되고 있다는 것.박영우 병원간호사회 회장은 “간호업무의 난이도와 환자 중증도에 따른 급여 차이는 당연하더라도 국민의 생명과 건강을 다루는 간호사의 업무특성을 고려할 때 지역별·종별로 동등한 수준의 간호서비스가 제공될 수 있는 최소한의 기준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한 박 회장은 “신규간호사의 간호현장 정착과 의료기관의 임상 간호교육 체계 개선을 위한 국가 정책 입안 및 지원이 절실하다”고 언급했다.

이러한 의견에 보건복지부는 개별적 정책이 아닌 종합적인 정책으로 다가가야 한다는 점에 방점을 뒀다.

홍승령 보건복지부 간호정책TF 팀장은 “보건의료인력지원법의 핵심은 간호사로 앞으로 적정한 수요, 적정한 배치, 수준 등 종합적인 계획을 수립해 나갈 것”이라며 “우리가 가지고 있는 현재의 노동시장 전반의 특성을 안고 가야 할 부분도 있고 배출되는 인력의 양성시간을 비롯해 건강보험 체계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인력은 인력 하나만의 문제가 아니라 전체 시스템의 문제라고 할 수 있다”며 “모든 것이 다 연결돼 있는 만큼 큰 그림에 대해서 사회적으로 어떻게 합의를 나갈 것인지 단계적으로 가는 방향을 함께 만들어야 한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토론회 발제자로 나선 린다 에이큰(Linda H.Aiken) 미국 펜실베니아대 간호대학 및 사회학과 교수와 제임스 뷰캔(James Buchan) 영국 퀸마가렛대 교수는 간호사 인력배치 수준을 강화하면 안전한 간호환경을 구축할 수 있다며 환자 안전과 의료의 질 향상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는 사실을 많은 연구결과들이 입증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다만 이를 위해서는 정부의 적극적인 개입과 간호사 확보에 병원들이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에이큰 교수는 “간호사의 근로환경과 처우 개선은 환자 사망률을 낮추는 등 환자 안전과 직결된다”면서 “부족한 간호사 인력을 보조인력으로 채울 경우 간호사의 사기저하는 물론 보조인력에 대한 지도와 감독으로 인해 간호사의 업무를 가중시키고 환자에게도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어서 그는 “각국에서 간호사 인력 정책에 정부가 적극적으로 개입하고 있다”며 “미국에서 제일 먼저 간호사 배치를 법제화했던 캘리포니아주의 경우 간호인력 법제정이 환자의 사망률을 감소시키고 의도치 않은 부정적인 결과를 해소한 사실을 연구를 통해 확인했다”고 말했다.

제임스 뷰캔 교수는 “간호사 한 사람이 사직하는 것은 적어도 몇 달치 월급과 맞먹는 비용이 소모돼 간호사의 높은 이직률은 환자에게 부정적인 결과를 야기한다”면서 “간호사의 이직을 감소시키는 것이 우선시돼야 하고 간호사의 장기근속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영국의 경우 잉글랜드와 북아일랜드, 스코틀랜드, 웨일즈 등에서 모두 간호사 배치기준을 강화하기 위한 법률을 제정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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