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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쓰비시다나베 ‘라디컷’, 시장 철수 배경은?
표시가격까지 합의 후 업체가 건보급여 신청 철회한 사례로 비난 쇄도
캐나다 약가 높이기 위해 한국 보험급여 포기…이중적 행태 드러나
2019년 06월 12일 (수) 07:00:35 박해성 기자 phs@kha.or.kr

최근 미쓰비시다나베가 루게릭병 치료제의 국내 급여 출시를 철회한 배경에 의혹이 불거진 가운데 그 이면에 표면적으로 환자의 치료 접근성을 앞세우고 있는 다국적제약사의 이중적인 행태가 드러나며 비난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미쓰비시다나베는 지난 6월7일 보도자료를 통해 근위축성 측삭경화증(ALS, 통칭 루게릭) 치료제 ‘라디컷(성분명 에다라본)’의 건보급여 신청 철회 의사를 밝혔다.

회사 측은 보도자료를 통해 “치료 옵션이 다양하지 않은 국내 ALS 환자의 치료 기회를 넓히고 접근성 향상을 위해 건강보험급여 절차를 추진했으나, 안타깝게도 국내 외에서의 약가 기준에 대한 견해 차이를 좁히는 것이 어렵다고 판단돼 고심 끝에 철회를 결정하게 됐다”고 배경을 언급했다.

이에 따라 국내 루게릭 환자는 계속해서 전액 본인부담으로 치료제를 구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

하지만 다국적제약사출입기자모임의 공동취재 결과 그 배경에 다른 이유가 있는 것으로 파악되며 미쓰비시다나베의 행태에 비난이 집중되고 있다.

지난 3월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약제급여평가위원회는 라디컷의 환급형 RSA 신청을 받아들였다. 공개되지 않는 실제가격과 표시가격의 차이를 제약사가 부담하는 방식으로 급여권에 진입하는 방식이다. 당시 표시가격에 대한 합의까지 이뤄졌다.

이후 실제가격에 대한 협상을 건보공단과 조율하던 중 돌연 미쓰비시다나베가 자신들이 이미 합의한 표시가격의 상향조정을 정부 측에 요구했고, 정부가 이를 받아들이지 않자 급여신청을 철회한 것.

갑작스럽게 표시가격을 올리고자 했던 배경을 기자모임이 취재해 본 결과 미쓰비시다나베 본사는 캐나다 시장에서의 약가를 보다 높게 받기 위해 이를 요구했고, 이가 받아들여지지 않자 전략적 조치로 한국에서의 급여신청 철회를 결정한 것으로 확인됐다.

캐나다 정부는 급여 약가 결정에 해외 약가를 참조하고 있는데 지난 2017년 5월 국제 약가비교 참조국 바스켓을 변경하며 한국도 약가 참조국에 포함됐다. 기존 프랑스·독일·이탈리아·스웨덴·스위스·영국·미국에서 미국과 스위스를 제외하고 한국 등을 포함시킨 것.

이는 표시가격과 실제가격의 차이가 심화되면서 표시 최고가가 지나치게 높아지는 것을 보완하기 위한 캐나다 보건부의 조치다. 실제로 새로 추가된 국가는 캐나다에 비해 신약 출시가 적고 출시 시기가 늦은 나라들로 구성돼 있다.

결국 미쓰비시다나베는 캐나다에서의 ‘라디컷’ 약가를 조금이라도 더 받기 위해서 표시약가가 낮은 한국의 급여신청 철회를 결정한 것으로 취재 과정에서 밝혀졌다.

실제로 캐나다는 최저가가 아닌 중간가나 최고가를 참조하고 있기 때문에 한국의 낮은 표시약가가 큰 문제가 되는 상황도 아니었지만 더 큰 시장의 약가를 조금이라도 높게 받고자 한 미쓰비시다나베에 비난이 쏠리는 이유다.

경제적 이익을 위해 국내 루게릭 환자의 치료 접근성을 외면한 상황임에도 보도자료를 통해 “희귀질환치료제의 판매사로서 책임감을 가지고, 환자분들의 치료 접근성을 넓힐 수 있는 방안을 다각도로 모색해 나가고자 한다”고 입장을 나타내자 환자들은 울분을 토로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곽명섭 보건복지부 보험약제과장은 “외부적으로 환자 우선이라고 얘기하면서 환자 우선이 아닌 태도를 취하고 있다. 이걸 누구 책임으로 돌려야 하는지는 생각해 봐야 한다”며 “정부가 협상에서 비타협적 자세를 보인 것처럼 자료를 낸 것은 실망스럽다”고 토로했다.

다국적제약계가 국내 보건당국을 향해 RSA 확대를 지속적으로 요구하고 있는 가운데 미쓰비시다나베의 이번 행태가 어떤 영향을 미칠지 더욱 관심이 쏠릴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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