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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보험사기방지 특별법의 근본적인 개정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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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보험사기방지 특별법의 근본적인 개정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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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9.06.07 1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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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창보 고려대보건대학원 외래교수(법학박사)

보험사기방지 특별법이 2016년 3월 29일 제정되어 같은 해 9월 30일부터 시행되고 있다. 이 법 제정당시 보험사기 적발금액은 2010년 3,746억 원에서 2014년 5,997억 원으로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었다.

이러한 보험사기의 증가현상은 보험금 누수를 가져오고 이로 인해 보험회사의 경영을 악화시킬 뿐만 아니라 보험료 인상으로 이어져 선량한 다수의 보험계약자들에게 피해를 주게 되고 보험이 갖는 사회적 기능을 저해할 우려가 있다는 것이 제정이유다.

보험사기방지 특별법의 시행 3년이 지난 현재도 보험사기는 줄어들지 않고 있다. 2018년도 보험사기 적발금액은 전년보다 680억원(9.3%)이 증가한 7,982억 원으로 역대 최고금액을 기록하고 있다(금융감독원 보험사기대응단 자료 참조). 게다가 보험설계사 및 정비업체 종사자의 보험사기가 증가하는 등 최근 보험사기가 조직화·대형화 되가는 추세에 있다는 분석이다.

현재의 법제도에 문제가 있거나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되지 않고 있음이 분명하다. 이와 관련해 최근에 보험사기방지 특별법 일부개정법률안이 발의되었다.

이 개정법률안에서는 보험설계사·손해사정사와 같은 보험업계 종사자, 자동차관리사업 종사자, 의료인 또는 의료기관 종사자가 보험사기를 주도하거나 공모·방조한 사건들이 다수 적발되고 있으며 이러한 보험사기는 전문지식 등과 관련되어 일반 사기에 비하여 적발이 어렵다는 것이다.

따라서 이들이 보험사기를 범한 경우에는 보통의 보험 사기죄보다 가중처벌을 하자는 것이 주요 골자다. 보통의 보험 사기죄보다 더 높은 형벌인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억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하고 있다.

그러나 이 가중처벌로 보험사기 행위를 제대로 억제할 수 있을지 그 실효성에 대해서는 의문이 남는다. 보험업 모집종사자와 정비업소 종사자의 보험사기 혐의자는 최근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있으나 병원 종사자의 경우는 줄어들고 있는 경향을 보이고 있으며 전체 혐의자 중 이 3개 직업 종사자의 비율은 4.6%에 불과하다.

보험사기방지 특별법의 근본적인 개정을 통하여 실효성 있는 제도의 마련이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여기서 이 법의 제정 당시 대한병원협회와 대한의사협회에서 제시하였던 의견을 검토하는 것도 의미가 있다고 할 수 있다.

첫째, 보험계약자 등의 행위가 보험사기행위로 의심할 만한 합당한 근거가 있는 경우에는 보험회사는 금융위원회에 이를 보고할 수 있도록 하고(제4조)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 보험회사는 관할 수사기관에 고발 또는 수사 의뢰하도록 하고 있다(제6조). 이에 대하여 당시 양 협회에서는 “환자의 보험금 청구에 대하여 보험사기가 의심된다는 이유만으로 보험회사 등에서 수사기관에 고발하거나 수사 의뢰하는 경우 보험금 청구 자체가 위축되어 결과적으로 보험회사의 이득을 대변하게 될 가능성이 있다”는 취지로 우려했다.

실제로 정당하게 치료를 받고 합리적인 보상을 청구한 환자의 경우에도 의심을 받아 조사를 받게 되면 범죄자가 될 수 있다는 생각에 보험사를 상대로 제대로 대응을 하지 못하게 된다. 부당한 누명을 피하기 위해서는 변호사의 조력이 필요하게 되어 큰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이러한 문제는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뿐 아니라 소비자와 사업자간 민원 다툼의 소지가 많다는 점에서도 보험사기 의심자와 선량한 보험금 청구권자는 분명하게 구분하여 처리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출 필요가 있다.

둘째, 수사기관은 보험사기행위 수사를 위하여 보험계약자 등에 대한 입원 적정성 심사가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경우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그 심사를 의뢰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그 의뢰를 받은 경우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그 결과를 수사기관에 통보하여야 한다(제7조). 이에 대하여 양 단체에서는 “건강보험재정 논리에 따른 경제적 기준에 의해 보험사기죄로 그 심사가 이루어지는 경우 의료인은 최선의 진료를 다했음에도 불구하고 그 의학적 전문성과 관계없이 보험사기 방조에 해당 될 위험이 있고 그간 성실하게 민간의료보험료를 납부한 가입자는 의료의 선택권을 박탈당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했다.

문제는 실제로 입원치료가 필요한 환자라도 심사평가원의 입원적정성 기준을 초과하는 경우에는 보험사기행위가 된다는 점이다. 환자를 직접 진료하거나 검사도 해보지 아니하고 적정입원일수를 획일적으로 적용하여 보험사기행위 여부를 단정할 수는 없는 것이다.

환자를 위하여 소신 있는 진료를 기대할 수 없게 된다. 심사평가원의 설립취지는 건강보험공단에 청구하는 공단 부담진료비를 심사하는 것인데 보험회사의 입원적정성에 대한 판단을 맡기는 것은 최선의 진료를 받을 건강권, 의료선택권 등에서 바람직스럽지 못하다. 의학적 전문성을 담보할 수 있는 별도의 독립적인 보험사기 방지 전담기구를 둘 필요가 있다. 최소한 의료분쟁에 따른 형사 절차와 마찬가지로 의료전문가 단체를 통한 사실조회나 감정절차를 거치도록 해야 할 것이다.

셋째, 보험사기행위로 보험금을 취득하거나 제3자에게 보험금을 취득하게 한 자는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하고 있다(제8조). 또 상습범인 경우와 보험사기이득액이 5억 원 이상인 경우에는 가중 처벌하도록 하고 있다.

이에 대하여 두 협회에서는 “사기죄가 현행 형법 등에 규율돼 있어 그 처벌이나 예방적 기능이 충분히 작동되고 있는데, 민간보험의 보험사기죄를 신설하고, 그 처벌을 강화하는 특별법을 제정한 것은 규율대상 및 보호법익 등을 고려할 때 입법의 필요성과 실효성이 의문일 뿐만 아니라 국가 형벌권의 과다한 행사”라며 그 무용론을 제기했었다.

여기에 더하여 보험회사에 대해서도 보험사기 방지를 위한 적극적인 책무를 부여하고 이를 위반하는 경우 보험계약자 등에 대한 손해배상의무 또는 행정상 제재할 수 있는 제도의 마련이 필요하다.

보험회사가 보험계약 체결단계, 유지단계, 보험금 청구단계별로 보험사기범이 의도하는 대로 되지 않도록 잘 선별하여 처리하면 보험사기를 많이 줄일 수 있을 것이다.

현행 법령 시스템이나 최근에 발의된 개정안에서는 보험 가입자나 의료인 내지 의료기관의 권리는 제한하면서 상대적으로 보험회사의 입장을 강조하고 있는 것으로 비쳐진다. 선량한 보험가입자나 의료인들에게 불편함을 주고 있다는 지적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10명의 범인을 놓쳐도 1명의 억울한 사람을 만들지 말라”는 형법의 기본정신을 되새겨 보았으면 한다. 반대로 1명의 범인을 잡아내기 위해 10명이 억울해도 어쩔 수 없는 보험사기방지특별법이 되어서는 안 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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