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브리드 부정맥 치료, 학회 가이드라인에 반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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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브리드 부정맥 치료, 학회 가이드라인에 반영
  • 박해성 기자
  • 승인 2019.04.24 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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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과적 수술-내과 시술 장점 더해…삼성서울병원 최초 성공
정동섭 교수 “심방세동 환자 치료 선택지 다양해져”
▲ 삼성서울병원 정동섭 교수의 하이브리드 부정맥 치료
흉강경을 이용한 하이브리드 부정맥 치료가 심방세동 치료 가이드라인에 포함되며 표준치료법으로 활용될 가능성을 높였다.

대한부정맥학회는 최근 ‘2018 심방세동 카테터 절제술 대한민국 진료지침’ 개정판을 내고, 국제학술지 ‘International Journal of Arrhythmia’를 통해 공개했다. 개정 지침에는 하이브리드 부정맥 치료의 적응증과 치료방법, 강점 등이 상세히 소개됐다.

하이브리드 부정맥 치료는 외과 수술과 내과 시술이 접목된 첨단 치료법으로, 국내에서는 지난 2012년 삼성서울병원 심장센터에서 처음으로 성공했다.

기존 내과적 치료에 반응을 하지 않거나 실패해 부정맥이 재발한 환자가 치료 대상이며, 치료는 흉곽에 0.5cm 구멍을 내고 흉강경을 통해 심장을 직접 보며 양극성 고주파로 부정맥 유발 부위를 차단한 뒤, 시술 후 세 달 정도 지난 후에도 비정상 전기신호가 발견되면 내과적 시술을 추가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가슴을 열고 심장을 멈춘 채 수술해야 했던 기존 치료법과 달리 수술 시간이 평균 90분 정도로 짧고, 재원 기간도 4일에 불과하다. 난이도는 높지만 심방세동 환자에게서 흔한 뇌졸중의 주요 원인인 좌심방이를 제거할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삼성서울병원 순환기내과 온영근·박경민 교수와 심장외과 정동섭 교수이 함께 한 심장센터 부정맥팀은 지난해 세계에서 세 번째로 하이브리드 부정맥 치료 300례를 달성하기도 했다. 현재는 430례 이상 시행해 국내에서 가장 많은 치료 경험을 갖고 있다.

치료성적은 고무적이다. 가이드라인에는 이들 교수팀은 하이브리드 치료 이후 1년간 심방세동 회피율이 92.3%에 달했다고 보고됐다.

가장 최근 하이브리드 술식을 받은 환자 154명 중에서는 평균 2년이 지난 후 24명에서 재발해 증상을 호소했지만 내과적 시술을 추가하자 17명이 정상 박동을 되찾았다. 하이브리드 부정맥 술식 후 2년이 지난 후에도 증상이 소실됐거나 정상박동이 유지되는 비율이 95%에 달한 셈이다.

최근에는 좌심방 폐쇄술 전용 클립이 도입돼 보다 안전하고 좋은 장기 성적이 기대된다. 신의료재료이지만 건강보험 적용이 빠르게 확정돼 환자 부담이 크게 줄어들 전망이다.

이 같은 하이브리드 부정맥 치료법은 해외에서도 관심이 더욱 높아져 심장 분야 선진국인 일본에서도 삼성서울병원을 찾아 흉강경 부정맥 수술을 참관하고 있으며 정식 연수 신청도 늘고 있다.

심장외과 정동섭 교수는 “흉강경을 이용한 수술적 절제를 포함해 하이브리드 치료는 심방세동 환자에게 중요한 선택지 중 하나로 떠올랐다”면서 “이 분야 발전이 빠른 만큼 전향적 연구 등을 통해 과학적 근거를 더욱 탄탄히 해 환자 치료에 보탬이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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