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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기획]위기의 병원경영 해법은<2>
근로환경변화와 병원경영
정영권 대한병원행정관리자협회장
2019년 04월 15일 (월) 11:07:43 병원신문 webmaster@khanews.com
최근 3년간 병원계를 둘러싸고 있는 노동환경 변화는 병원경영의 위협요인이 되고 있다. 최저 임금 인상으로 매년 인건비성 비용이 크게 증가하고 있고, 2018년 52시간 노동시간 단축 근무제의 도입, 병원계 근로감독 강화 등 노동정책 기조와 노동환경 변화로 병원경영에 적시호가 켜진 상황이다. 특히 금년은 어느 해보다 노동정책의 방향성을 둘러싼 정부와 노동계, 병원계의 갈등이 예고되고 있어 노동환경변화에 따른 병원경영에도 많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1. 보건업의 주 52시간 근로시간 단축법 적용

 2019년 3월 31일 근로시간 단축제도의 처벌 유예가 종료됨에 따라 고용노동부는 4월 1일부터 300인 이상 사업장의 사업주가 52시간 근로제를 위반할 경우 시정명령을 내리고 3개월 내에 시정하지 않으면 처벌절차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병원계도 지난해 7월부터 300인 이상 병원에 대해서 적용이 되었고, 50인 이상 300인 미만인 병원은 내년 1월부터, 5인 이상 50인 미만 병·의원은 2021년 7월부터 단계적으로 근로시간단축법 적용을 받게 되었다.

1주 52시간제로 대표되는 근로시간 단축법은 단순히 주당 근로시간을 68시간에서 52시간으로 물리적으로 단축한 법이고, 업종의 특성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은 법률이어서, 특히 응급 상황 발생 등으로 업무량 관리나 조정이 힘든 병원의 경우에 아래와 같이 적용하기 불합리한 것들이 많다.

 가. 1주 52시간 초과 근로, 휴게시간 변경 부여를 위한 특례 규정

현행법은 주당 근로시간을 52시간으로 단축하면서, 근로기준법 제59조로 특례 규정을 두어 병원이 근로자 대표와 서면합의를 하였을 때, 1주 52시간을 초과하여 근로하도록 하거나, 병원 사정에 따라 휴게시간을 탄력적으로 부여할 수 있도록 하였다.

예컨대, 지역에 대규모 재난이 발생하여 응급환자가 발생하였는데, 환자를 진료해야할 의사, 간호사들이 1주 52시간 근로시간 제한으로 환자를 치료하지 못할 경우 환자는 생명이 위독해 질 수 있기 때문에 근로기준법은 이와 같은 특례 규정을 마련해 둔 것이다.

그러나, 어쩌면 보건업을 유일하게 배려하고 있는 이 규정이 실제 병원에서는 적용되는 사례를 찾아보기 힘들 정도이다. 왜냐하면, 이 특례 규정을 도입하기 위해서는 근로자 대표와의 서면합의가 전제 조건이고, 노동계가 근로기준법 제59조 특례 규정이 무한대의 장시간 근로가 가능한 규정이라는 비판이 있는 상황에서, 병원의 근로자 대표들도 쉽사리 병원의 합의 요구에 응하기 어렵다.

병원의 경우 응급 상황이 발생한다면 온콜(On call)제도처럼 퇴근하였던 근로자들이 다시 출근하게 되는 경우가 비일비재 한데, 1주 52시간 근로시간 단축법 적용의 예외를 인정받더라도 11시간 휴게시간 보장이 사실상 어렵기 때문에 또 다시 특례 규정상 휴게시간 보장 규정을 위반하게 되는 상황이 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결론적으로, 특례 규정을 도입하지 않으면 1주 52시간 제한 규정 위반, 특례 규정을 도입하더라도 11시간 휴게시간 보장 규정 위반이 된다. 노동계에서는 인원을 충원하여 1주 52시간 근로를 보장해 나가라고 하지만, 병원에서 의료 인력을 충원하려고 하여도, 우리나라에서 의료 인력은 다른 선진국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사정이어서 이 또한 당장의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는 대책이 되지 못한다. 병원의 현실을 반영하지 못하는 근로기준법은 병원들이 근로기준법을 준수하고자 하는 의지조차 갖지 못하게 한다.

 나. 탄력적 근로시간제 등 유연근로시간제의 서면합의 요건 완화 필요

근로기준법은 1주 52시간제의 예외적인 경우로 단위기간 당 연장근로시간을 포함하여 1주 평균 52시간을 근로하도록 하는 유연근로시간제를 규정하고 있다. 유연근로시간제의 대표적인 경우가 최근 논의가 되고 있는 탄력적 근로시간제이고, 탄력적 근로시간제는 단위기간동안 업무가 많은 주는 52시간을 넘겨 일을 하고, 일이 적을 때에는 52시간미만으로 일을 할 수 있도록 하되, 일을 많이 한 주에는 초과수당을 지급하지 않고, 일을 적게 한 주에도 급여를 삭감하지 않는 제도이다.

현재 근로기준법은 2주 단위, 3개월 단위 탄력적 근로시간제를 규정하고 있는데, 3개월 단위 탄력적 근로시간제 이 외에 6개월 또는 1년으로 확대하는 제도를 도입하겠다는 것이 최근 논란의 내용이었다. 그런데, 6개월이나 1년 어느 것으로 단위기간을 확대한다고 하여도 이러한 탄력적 근로시간제 도입의 요건은 근로자 대표와의 서면합의가 필요하므로 연장근로를 하여도 추가 수당이 지급되지 않는 탄력적 근로시간제 도입에 찬성하기 쉽지 않다.   이와 같이 근로시간단축제도의 특례 적용이나 유연근로시간제 도입 시 병원의 경우 환자 생명을 다루는 의료행위의 특수한 상황을 고려한 법 규정이 필요하다고 할 것이다. 

2. 보건업에 대한 고용노동부 근로감독 강화 

2018년 국정감사에서 환경노동위원회(환노위)에서는 대형병원 체불임금 등 노동법 위반과 故박선욱 간호사 관련 고용노동부 특별근로감독을 촉구한 바 있다. 그리고 한림대의료원·강동성심병원, 건국대·고려대안암·서울대·동국대일산병원 등 수도권 10개 병원 및 부산·울산·경남지역 병원 31곳의 근로감독결과를 입수해 공개했다.

지난해 서울지방고용노동청 근로감독 결과에서 A병원의 체불임금액수는  210억 수준으로 이라고 밝혀 충격을 주었다. 병원 내 근로자들의 연장근로 등 인정 여부가 쟁점이 되고 있는 상황이다. B병원의 경우 연장근로수당·성희롱 예방교육 미실시·연장근로제한 위반 등이 있었다고 밝혔다. C병원의 경우는 연장·야간 근로수당 미지급, 임금·퇴직금·최저임금·연차수당 등이 문제가 됐다. D병원은 통상임금 과소산정, 연차수당, 연장·야간 근로수당 미지급 등이 문제가 됐고, 기간제 노동자에 대한 차별도 지적을 받았다. E병원은 연장·야간근로수당 미지급, 최저임금, 연차수당·퇴직금 등을 위반했다. 병원의 주요 임금체불 적발사항은 신입간호사의 수습기간 임금 미지급, 연장·휴일근로수당 미지급, 야간근로가산수당 미지급, 연차·유급휴가 미사용 수당 미지급 등 이었다.

 가. 포렌식시스템을 통한 EMR 간호데이터로 연장근로 산정 

특히 고용노동부는 2018년 서울의 대형병원을 대상으로 간호사의 임금체불 등에 대한 근로감독을 시행하면서 소위 '디지털 포렌식(디지털 증거수집)' 조사를 도입하여 전자의무기록인 EMR 상의 출퇴근 로그인 및 로그아웃으로 시업과 종업을 설정하여 체불임금을 산정하여 부과한 바 있다. 로그인과 로그아웃으로 시업과 종업으로 연장근로시간을 산정하는 방식 자체가 논란을 야기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리고 최근 근로감독을 실시한 병원의 전산실로부터 가져간 간호사의 EMR Acting Data는 적게는 2천만건에서 1억 여건에 이르는 방대한 양을 포렌식시스템으로 조사하고 있어 근로감독은 더욱 길어질 수밖에 없고 소위‘체불임금’규모도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따라서 병원협회 차원의 EMR 로그인과 로그아웃에 대한 노동법 해석과 대응이 필요할 것으로 사료된다. 아울러 병원계에는 EMR 로그인, 로그아웃 전산시스템의 정비는 물론 CPR 등 응급상황, 근무일정 변경, 외래 진료 연장 등 불가피한 상황을 제외하고 불필요한 연장근로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여야 한다.  

 나. 2019년 상반기 근로감독 방향에 대한 대비 

2018년도에 이어서 2019년에도 고용노동부는 의료기관들을 대상으로 간호사 임금체불 등과 관련하여 특별 근로감독을 실시하고 있어 그 결과에 따라 또다시 병원계는 경영적 부담이 예상되고 있다.

또한 2019년 고용노동부의 근로감독 방향은 폭행 등 직장 내 괴롭힘 근절과 성차별 및 성희롱 성폭력 예방에 대한 감독강화이다. 일명 ‘태움방지법’으로 불리는 ‘괴롭힘 금지법’이 7월16일부터 시행되어 사용자는 직장 내 괴롭힘의 예방과 발생 시 조치에 관한 사항 등을 정해 취업규칙에 필수적으로 기재하고 사업장 관할 지방고용노동관서에 작성·변경한 취업규칙을 법 시행 전에 신고해야 한다. 취업규칙을 신고하지 않으면 500만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사용자는 괴롭힘 사실 확인 시 행위자에 대한 행위자에 대하여 징계, 근무장소의 변경 등 필요한 조치를 하여야 한다. 태움 등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병원 사업장에 대해 특별 근로감독 실시하는 등 정부차원의 엄정한 대응을 병행하겠다는 것이다.

그리고 성차별 및 성희롱·성폭력 예방을 위한 지도·감독을 강화하고, 피해자에 대한 구제 및 가해자 처벌 강화도 추진된다. 성희롱에 대한 익명신고 시스템 활성화, 전담 근로감독관 확대, 의심사업장 수시감독 실시 등 사업주의 성희롱 및 조치의무 미이행, 성희롱 행위자에 대한 처벌이 강화된다.

노동존중 정책방향과 급속한 근로환경 변화로 인하여 병원경영은 그 어느 때보다 어려움에 직면해 있다. 인간의 생명과 관련한 병원업종의 긴급성, 특수성 등을 고려하여 정부는 주52시간의 유연근로시간제 도입 시 근로자 대표와의 서면합의 요건을 완화해 주어야 한다. 또한 병원계는 단축근로시간제와 관련하여 직원들의 근무형태 및 장시간 근무프로세스를 점검하여 불필요한 시간외 등이 발생하지 않도록 인사시스템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 아울러 2019년 신설되는‘괴롭힘 금지법’과, 성희롱 등의 관계 법률 강화에 따른 정부의 근로감독 강화 방침에 병원계도 특별한 대응 방안을 수립해야 할 것이다. 끝으로 근로환경변화에 따른 인식을 새롭게 하여 사후약방문이 되지 않도록 전 직원 예방교육, 관리자 예방교육 등을 통해 병원경영의 위기를 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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