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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보상기전 없는 '의무화'에 속타는 병원
2019년 04월 15일 (월) 09:56:36 병원신문 webmaster@khanews.com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사태로 병상 이격거리를 늘려 병원을 한동안‘공사중’으로 만들더니 스프링클러와 환자안전 시설 설치 의무화, 실내 공기질 관리에 이어 이번에는 장애인 시설, 인력, 장비 구비까지 의무화가 추진되고 있어 병원의 부담이 끝없이 늘어나고 있다.

감염병 발생, 병원화재와 의료기관내 폭력, 미세먼지와 같은 사회적 반향을 일으킨 굵직한 사건과 사고가 발생할 때마다 사회적 논란끝에 대책이라고 나온 것들이다. 온갖 대책을 놓고 갑론을박을 벌이다가 결국은 병원에 책임을 씌우면 끝이고, 이러한 상황은 무한반복되고 있다.

이러한 사건과 사고가 발생할 때마다 정부의 예산지원 이야기가 나오지 않는 것은 아니다.  병원 시설강화를 의무화하는 법안마다 국가와 지방자치단체가 비용을 지원할 수 있다는 문구가 단골손님처럼 등장하지만, 결국에는 예산당국의 민간의료기관에 국가예산을 지원한 전례와 근거가 없다는 이유로 매번 좌절되고, 주무부처에서 수가에 반영한다는 논리로 절충되어 왔다.

이번 더불어민주당 송옥주 의원이 대표발의한 ‘장애인 건강권 및 의료접근성 보장에 관한 법률’ 일부 개정법률안의 경우도 예외는 아니다.

일정 규모 이상의 종합병원에 장애인의 재활·진료 등 수행에 필요한 시설, 인력, 장비 구비를 의무화하면서 국가 및 지자체가 그 비용의 전부 또는 일부를 지원 가능하다고 규정하고 있다.

‘장애인 차별금지 및 권리구제 등에 관한 법률’과 ‘장애인·노인·임산부 등의 편의증진 보장에 관한 법률’에서 이미 의료기관에 편의시설과 편의제공의 의무를 규정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또다시 의무를 부과하자는 것이다.

‘장애인·노인·임산부 등의 편의증진 보장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대상시설별로 설치해야할 편의시설의 종류는 대통령령으로 정하도록 되어 있고 시행령에서 주출입구 접근로와 장애인 전용주차구역, 주출입구 높낮이 제거, 복도, 계단 또는 승강기, 화장실(대변시, 소변기, 세면대), 점자블록, 유도 및 안내설비, 경보 및 피난시설을 의료시설과 병원· 격리병원에 의무설치하도록 하고 있다.

여기에 장애인의 재활·진료에 필요한 시설, 인력, 장비까지 더해 의무화하자는 것이다. 장애인들이 의료기관을 이용하기 편리하게 하자는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장애인의 유형이 다양하고 관련업무를 수행하기 위한 시설, 인력, 장비의 종류와 범위가 너무 넓어 의료기관이 이행하기 쉽지 않다는 현실적인 측면이 간과되었다는 생각이 든다.

국민들이 안전하게 병원에 진료받을 수 있는 권리도 중요하지만, 사회주의식 건강보험체계하에서는 이러한 사회적 요구에 대한 보상기전이 없어 병원이 고스란히 부담해야 한다는 점을 염두에 둔 정책과 입법이 이루어져야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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