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HC 포럼3]환자경험평가의 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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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HC 포럼3]환자경험평가의 개선
  • 박해성 기자
  • 승인 2019.04.08 1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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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제]중앙대학교병원의 환자경험평가: 환자중심의 문화

김돈규 중앙대병원 기획조정실장

아무것도 없는 상태에서 시작된 첫 번째 환자경험평가에서 중앙대병원이 다행스럽게 좋은 평가를 받게 됐다. 이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고자 그 경험을 공유하고자 한다.

정부에서 환자경험평가를 시행한다고 했을 때는 첫 번째 평가이고 이외에 너무 많은 평가들이 있다 보니 부정적인 의견 많았던 것이 사실이다. 이에 QI실이 중심이 되서 준비를 하게 됐다. 현재 의료계를 대상으로 한 수많은 브랜드의 상이 있지만 정부에서 진행한 평가에서 좋은 성과를 냈다는 점에서 의미를 두었다.

중앙대학교병원의 미션은 ‘창의적인 진료, 연구, 교육시스템을 통해 인류의 건강과 행복에 기여한다’이며, 비전은 ‘다정, 긍정, 열정으로 환자 중심의 최상의 의료를 제공한다’이다.

병원은 직원과 고객이 만족하는 병원을 만들고자 노력하고 있다. 고객만족이라는 핵심가치를 실현하기 위해 PIT(Process Innovation Team, 과정혁신팀), SRT(Safety Rounding Team, 안전순회팀)를 운영하고, 고객감동제안 활성화에 힘쓰고 있다.

담당부서인 적정관리진료실에서 고객만족 활동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으며 세부적으로 △상·하반기 환자경험평가 조사 및 결과 피드백 △내부고객 만족도 조사 및 결과 피드백 △친절직원 포상 및 고객감동제안 포상 △내부직원 간의 칭찬마당 관리 △원내 CS강사 양성 및 지원, 활용 △접점부서 고객응대 및 전화응대 모니터링 △원내 직원 CS교육 △CS 경진대회 및 CS 세미나 개최 등의 업무를 진행하고 있다.

사실 자세히 보면 특별히 다른 병원들과 다를 바 없는 부분이기도 하다.

병원에서는 2006년부터 고객의 소리 중 환자, 보호자의 칭찬글을 토대로 매달 고객만족 베스트직원을 선정하고, 이를 종합해 매년 베스트팀을 선정해 시상하고 있다. 2010년부터는 친절한 병원문화 조성 및 고객감동서비스 제공을 활성화하기 위해 고객감동제안 제도를 시행, 매월 월례회의 시 좋은 제안을 한 직원을 시상하고 있다. 또 원내 CS리더 양성을 통해 총 39명이 병원 CS 리더 업무 활동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전 직원이 참여하는 CS 경진대회, 세미나 등을 활발히 개최하며 환자경험 향상을 위한 부서별 전략을 만들어 내고 있다.

환자경험평가를 앞두고 병원 자체조사를 진행하며 평가를 준비했다. 재원 3일 이상의 총 400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조사에서 실제 평가와 비슷한 양상의 결과를 얻으며 자신감을 얻기도 했다.

병원의 대표적인 환자경험향상 활동으로는 우선 CS캠페인이 있다. 상·하반기마다 캠페인 주제와 실천사항을 정해 원내 곳곳에 포스터 등을 붙여 직원들이 항상 인지하고 행동할 수 있도록 했다.

이후 모니터링과 피드백을 진행하고, 부서별 CS향상 활동을 격려하기 위해 보직자들이 라운딩을 실시하며 더 좋은 성과를 내기 위한 노력을 이어갔다. CS교육은 각 직종의 특성에 맞게 의사직과 간호직 및 기타직으로 구분해서 실시하고 있으며, 특히 환자 불만이 많은 회진문화 부분을 개선하기 위해 의료진 교육을 실시하며 형식적인 회진을 하지 않도록 개선한 것이 좋은 평가를 받은 것 같다.

이외에도 △QI실 주관 병원 라운딩 시행 및 개선활동(2010년부터) △SRT(안전순회팀) 구성 △PIT(과정혁신팀) 구성 △환자경험평가(연 2회) 실시 및 문제점 개선활동 △간호부 주관 퇴원환자 만족도 조사·분석·개선 △고객의 소리에 대한 각 부서 중심의 개선활동 △고객감동제안 개선활동 △초진환자 동행안내 서비스 △무료 발렛파킹 운영 △오렌지 재킷 서비스 ‘찾아가는 서비스’ 실시 △소음줄이기 캠페인 및 퇴원환자 해피콜 △간호사 만족도 향상을 위한 간호부 행사 △직원대상 마인드 힐링센터 운영 등의 개선활동을 통해 병원의 미션과 비전을 이뤄나가고 있다.

첫 번째 환자경험평가에서 좋은 성과를 올린 중앙대병원은 환자만족도를 더욱 높이기 위해 의사를 대상으로 한 진료상담 스킬업 과정을 마련했으며, 병원 방문부터 약국처방, 보험처방까지 가능한 모바일앱 서비스를 구축했다. 또한 회진문화 개선 작업을 지속하고, 전 직원을 대상으로 CS슬로건 공모전 및 CS 격려 라운딩을 이어갈 계획이다.

마지막으로 중앙대병원은 언제나 환자중심 병원을 지향하고 있다고 강조하고 싶다.

[토론]

■김효선 가톨릭대 의정부성모병원 QI팀장

우수한 성적을 받은 중앙대병원을 직접 방문해 열정·다정·긍정이 담겨있는 조직문화를 보았다. 환자안전도 조직문화가 중요하다. 이는 고개만족도 마찬가지이다.

최근 몇 년간 전 세계 보건의료 분야에서는 의료 질이 중요한 이슈로 부각된 바 있다. 2020년부터는 환자 중심성 요소가 더욱 중요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전 세계적으로 환자안전에 대한 항목을 환자경험평가에 포함해 우수기관에 인센티브를 지급하고 있는 분위기이며, 우리나라 역시 그렇게 나아갈 것이다.

첫 번째 평가라는 의미가 있었지만 문제점으로 지적된 부분 또한 있었다. 첫 번째 2017년 평가는 종합병원을 대상으로 했지만 18년 평가는 300병상 이상 병원으로 확대됐다. 시범지표지만 2020년에는 전체 의료질평가지원금에도 중요한 포션을 차지할 수 있는 만큼 그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이는 환자경험을 의료 효과성과 비슷한 잣대로 평가한다는 것으로 너무 급하게 진행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17년 평가결과를 보면 환자소통과 관련된 항목의 대부분이 70점대로 낮은 것을 볼 수 있는데, 이 항목들은 입원환자수와 반비례 할 수도 있는 부분이다. 환자가 많으면 소통할 시간이 상대적으로 줄어드는 것 아니겠는가? 또 정부는 보건의료 부문에 저수가 정책을 펼치고 있지만 근로기준법 등 다른 분야의 정책은 이와 상반된 방향으로 가고 있어 제도적 충돌이 발생하는 것도 문제이다. 환자와 소통할 시간은 절대적으로 줄어드는 데 이를 보완할 방법은 없는 상황인 것이다. 이에 환자관리료를 신설해야 한다는 주장은 자연스러운 부분일 수도 있다.

또 평가방법 신뢰성을 한번 살펴보자. 현재 방법은 전문 리서치 기관을 통한 전화조사 방법으로, 의료기관당 조사 건수 기준을 두고 안 될 경우 병원에 직접 추가자료를 요청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과연 이를 대표성 있는 공정한 방법이라고 생각할 수 있을까? 올해는 대상이 더욱 확대되는 만큼 공정성을 높일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해봐야 할 필요가 있다.

질병의 중증도, 입원경로 등 의료기관 종별로 다를 수 있는 부분에 대한 보정도 필요하다. 추후 보정해야 할 부분을 파악하고 의료계와의 합의를 통해 평가의 신뢰성을 확보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평가결과 또한 의료기관의 줄 세우기가 목적이 아니라면 점수보다는 등급으로 분류하는 것이 좋겠다는 의견이다. 이번 평가도 언론에서 자체적으로 순위를 매겨 사회적  파장이 컸다. 당초 취지에 부합할 수 있도록 단계적 목표를 정해서 등급으로 구분했으면 한다.

■이재호 서울아산병원 응급의학과 부교수

병원의 입장을 얘기하기보다는 환자안전학회와 질향상학회를 중심으로 의견을 말하고자 한다.

오늘날 환자경험은 중요한 평가도구이다. 하지만 문제는 전체적인 보건의료전달체계 내에서 논의되고 개선돼야 한다는 것이다. 현재 보건의료계에는 상급종합병원 쏠림 현상이 발생하고 있으며, 수가 담보 없이 인력을 늘릴 수도 없는 상황을 맞이했다. MRI 검사가 새벽 4시에 이뤄지고, 한 달, 두 달 뒤에나 검사를 받을 수 있다는 얘기가 나오는 문제에 대한 해결방안도 모색해야만 한다.

현재 응급의학과 분류실에서 환자를 분류하는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데 근무를 시작하면 환자에게 욕먹는 일이 다반사다. 환자들의 불만이 생길 수밖에 없는 업무이다. 이는 제도적·환경적인 부분을 모두 포함해야 하는 문제인데 이 같은 문제를 환자경험평가에 반영할 수 있을까?

환자경험평가의 결과가 좋지 않다면 이는 과연 의료기관만의 문제라고 볼 수 있을까? 아니다. 이는 국가의 문제일 수 있다. 합리적인 평가가 가능한 제도 마련과 재정 투자 필요하다.

응급실 근무했을 때 입원까지 이어졌던 환자들이 퇴원한 후 다시 오는 경우를 본다. 부작용이 생기면 병원으로 오라는 소리를 듣고 찾아온 환자들이 많다. 하지만 그 같은 얘기를 못 듣고 부작용이 생긴 상황에 병원을 찾은 환자들도 있다. 물론 먼저 병원을 찾은 환자들의 치료가 유리한 것은 당연지사이다. 환자들이 느끼는 경험은 어떨까? 이런 부분에 대한 기준도 만들어져야 한다.

환자의 경험과 의료기관의 입장이 서로 다른 부분은 존재한다. 많이 개선이 필요한 이유이다. 하지만 도구의 평가 체계를 갖추고 있는 것은 의미 있는 일이고, 치료과정에 대한 평가 있는 것은 고무적인 일이다. 다만 평가에서 의료질이 환자안전과 관련이 있다는 것 보여줬으면 좋겠다. 유럽 쪽의 환자경험평가, 만족도평가 도구를 살펴본 적이 있는데 의료질과 별로 상관없는 부분이 있었다. 의료진들이 중요성에 대해 공감할 수 있어야 제도가 제대로 정착될 것이다. 의료질과 환자안전과의 연관성을 확인할 수 있는 구체적인 설문 내용이 추가됐으면 좋겠다.

환자들이 병원에서의 좋은 경험을 기대하는 부분은 빨리 낫는 것이다. 빨리 낫지 않는 병을 갖고 있는 환자가 병원에 대한 좋은 기억을 가질 수 있을까? 이를 구분할 수 있는 항목도 필요하다. 환자가 기대하는 부분, 의료진이 기대하는 부분이 모두 평가에 들어가야 좋은 제도가 될 것이라 기대한다.

환자경험평가는 의료질과 관련된 굉장히 중요한 평가가 돼야 한다. 평가항목에 그런 부분을 담을 수 있어야 한다. 지속적으로 개선할 부분을 찾고 고민해야 한다.

■권아영 심평원 평가운영실 환자중심평가부 부장

여러 토론자들의 얘기를 듣고 있자니 마음이 무겁다. 얘기 주신 부분들을 중심으로 답변을 드리고자 하며 개선 필요성에는 공감한다는 말을 하고 싶다.

환자경험평가는 환자만족 조사와 다른 부분이 있다. 환자경험은 실제 경험을 바탕으로 한 것이고, 환자경험과 의료질이 관련이 있다는 것은 연구를 통해 확인한 부분이기도 하다.

첫 번째 평가는 상급종합병원을 대상으로 총 24개 문항을 준비하며 객관성 확보에 주력했다. 병상 규모에 따라 기준을 달리해 조사했으며, 평가도구 신뢰도 또한 통계적으로 안정적이라는 수준인 것을 확인했다.

기관별 점수는 산출하지 않았다. 그 차이가 크지 않았고 5개 영역의 가중치를 정하기가 어려워 영역별 점수만 공개했으나, 언론에서 등수를 매겨 발표했다. 점수가 아닌 등급으로 평가하자는 제안에 대해 고민할 부분이기도 하다.

평가결과를 종합해볼 때 우선적으로 개선이 필요한 부분은 의료진 소통 및 정보제공 부분이다. 병원 자제적으로 환자만족도 조사를 진행해 왔겠지만 이번 평가는 공통된 기준을 두고 평가를 진행했다는 점에 의미를 둘 수 있다.

이번 평가로 의료 전반에서 질 향상 개선이 필요하다는 점을 확인했다. 평가 필요성에 많은 이들이 공감하고 있으며, 소비자 중심으로 평가가 전환되는 계기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많은 의료기관들이 환자만족을 위한 관심과 노력 기울일 것이라는 기대를 할 수 있는 부분이다.

이번 평가는 첫걸음을 내딛은 것일 뿐이다. 거시적인 관점에서 제도를 바라볼 필요가 있으며, 심평원 또한 의료인들과 소통하며 개선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 약속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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