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보사K, 허가 변경 가능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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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보사K, 허가 변경 가능할까
  • 박해성 기자
  • 승인 2019.04.03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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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품의약품안전처, “검사결과 나오면 법리적 검토할 것”
코오롱생명과학, “명찰 바뀐 것일 뿐 안전성에 문제없다”
코오롱생명과학의 인보사가 미국 FDA 임상 중에 주요성분에 대한 문제가 불거지며 큰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특히 회사 측의 주장대로 허가 과정에 문제가 없는 것인지, 허가 변경이 가능한 것인지에 대한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인보사케이주’는 중등도의 무릎 골관절염의 치료에 사용되는 유전자치료제로, 국내 1호 유전자치료제이다. 주성분은 1액인 ‘동종유래 연골세포’와 2액 ‘TGF-β1 유전자삽입 동종유래 연골세포’로 구성되며, 2액은 1액의 연골세포 성장을 보조하기 위해 같이 투여되는 것으로 일정기간(2주) 이후에는 사멸하게 된다.

하지만 지난달 31일 식약처가 ‘인보사케이주’의 주성분 중 2액의 성분이 허가 당시 제출한 자료에 기재된 세포와 다른 세포인 것으로 추정되어 코오롱생명과학에 제조·판매중지를 요청하며 인보사에 대한 논란이 불거졌다.

이에 코오롱생명과학은 해당 제품에 대한 자발적인 유통·판매 중지를 결정하고 4월1일 기자간담회를 통해 ‘세포조직을 촉진하는 인자를 포함한 동종유래 연골세포’로 알고 있던 2액이 ‘신장유래세포주’라고 파악된 것은 분리 정제 과정에서 미비한 부분이 있어 신장세포 일부가 혼입돼 연골세포를 신장세포로 대체하게 된 것이라고 해명하고 사과했다.

코오롱생명과학 측에 따르면 이번 사건은 ‘인보사케이주’의 미국 임상시험을 앞두고 여러 가지 세포를 다루는 CMO에서의 오염 발생 가능성을 우려해 FDA가 유전자배열 검사인 STR 검사를 요청하며 이를 확인하는 과정에서 형질전환세포(TC)가 연골세포가 아니라 293세포에서 유래한 것으로 발견되며 문제시됐다.

다만 형질전환세포는 2004년 마스터셀부터 현재의 사업화된 셀까지 모두 일관된 세포은행으로부터 생산된 것으로, 단지 명찰만 바뀐 상황이라는 해명이다. 최초 임상시험 이후 현재까지 11년간 안전성이 우려되는 심각한 부작용 보고 사례도 없었기에 안전성과 유효성에 큰 이상이 없다는 주장이다.

이와 관련해 식약처는 코오롱생명과학 측의 주장은 아직까지 모두 가정일 뿐이라며 신중한 입장을 나타냈다. 15일경 나올 것으로 예상되는 국내 샘플에 대한 STR 검사결과에 따라 법리적 검토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식약처 관계자는 “당시 허가 과정에서는 문제가 없었다”며 “전혀 예상 못 한 팩트가 들어오며 뒤엉킨 것으로, 일반적인 실험에서 이 같은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은 거의 없기 때문에 예상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이번 문제를 찾아낸 STR 검사법은 모든 경우에 의무화된 방법이 아니며 FDA 또한 마찬가지이다”라면서 “이번 경우는 여러 가지 세포를 다루는 CMO에서 오염 발생 가능성이 있어 FDA가 확인을 요청하며 발견하게 된 것이다”라며 허가 과정에서의 문제가 없었음을 강조했다.

또한 사회적 파장을 우려하며 “회사 측의 주장대로 단순 기재오류에 불과한 것이라면 행정 처분은 따르겠지만 허가 변경을 고려해 볼 수도 있다”며 “만약 회사 주장과 다른 부분 확인되면 이 문제는 돌이키기 어려운 방향으로 갈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식약처는 허가 과정에 문제가 없었다는 입장이지만 허가 및 관리감독에 대한 책임 문제에서는 자유로울 수는 없을 것이라는 분위기다.

경실련과 시민사회단체 등은 성명을 통해 식약처의 안일하고 허술한 태도를 지적하고 의약품 허가의 신뢰도에 문제가 생겼음을 지적했다. 특히 이번 사태는 식약처가 허가한 모든 의약품에 대한 국제적인 신뢰도에 타격을 입을 수도 있는 중대한 사안인 만큼 식약처의 철저한 검증과 사실관계 파악이 이뤄져야 한다고 비판했다.

이번 인보사 사태는 코오롱생명과학의 미국 현지 자회사인 코오롱티슈진의 시총이 하루만에 1조원이 떨어질 만큼 큰 사회적 파장을 낳고 있다.

이에 ‘인보사케이주’에 대한 식약처의 대응 방향에 많은 이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만약 회사 측의 바람처럼 국내에서 허가 변경으로 좋게 마무리되더라도 문제는 남는다. 해외에서는 임상시험 승인 절차부터 다시 밟아야 하며 국내외적으로 떨어진 신뢰도가 영향을 미쳐 코오롱생명과학은 큰 타격을 피해갈 수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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