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료비 가감지급 내년부터 시범사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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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료비 가감지급 내년부터 시범사업
  • 정은주
  • 승인 2005.11.09 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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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평원, 심포지엄 열고 적정성평가결과에 따른 가감지급 방안 공개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내년부터 요양급여비용 적정성 평가결과에 따라 진료비를 가감지급하는 시범사업 추진계획을 밝혀 의료계와의 갈등이 고조될 전망이다.

의료기관의 질병별 진료비 심사결과를 토대로 기관별로 추이를 분석, 그 결과에 따라 진료비를 가감지급하는 것으로 심평원은 내년 상반기 시범사업의 구체적인 계획과 평가지표를 만들고 가감지급 방법과 의료기관의 유인방안을 정하는 한편 시범사업 참여기관을 모집한 뒤 하반기 본격적인 시범사업에 돌입할 계획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이같은 내용을 골자로 11월 8일 전경련회관에서 요양급여 적정성 평가결과 활용을 위한 심포지엄을 개최하고 ‘우리나라에서 평가결과에 따른 가감지급 적용방안’을 소개했다.

이날 주제발표를 맡은 심평원 김윤 평가위원은 가감지급을 시행하기 위한 구체적인 질환선정 기준과 시범사업 운영계획, 가감지급의 경제적 효과 등을 시뮬레이션을 통해 발표했다.

그는 가감지급을 시행하기 위해 미국의 기준에 근거해 △입원치료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고 △질적 문제가 명확히 드러나 있거나 입원의료에 미치는 영향이 큰 경우 △정책적 개입이나 병원을 질활동을 통해 개선가능성이 있는 경우 등의 국내 적용대상질환 선정기준을 제시했다. 가감지급사업 대상질환으로는 급성심근경색증과 뇌졸중, 폐렴, 슬관절치환술, 고관절치환술, 제왕절개분만 등의 질환이 우선대상으로 거론되고 있다.

시범사업 일정은 내년 6월까지 준비를 하고, 7월부터 2007년 6월까지 1년동안 평가지표에 대한 타당성과 신뢰도를 평가하고, 사업지침서를 만드는 등 시범사업 기반구축에 들어간다. 2007년 하반기부터는 6개월 단위로 가산만 시행하는 1차시범사업과 2차시범사업을 하고, 그후 가감 모두 시행하는 3차시범사업을 할 계획이다.


의료계, 심평원은 정해진 건보재정에 따라 심사평가업무 수행하는 기관,
의료의 질 평가는 월권


정해진 건강보험 재정에 따라 요양급여의 심사평가 업무를 맡고 있는 심평원이 의료의 질과 적정성까지 평가하겠다고 나서자 심평원의 독주에 대한 자질론과 시범사업의 파장 등을 둘러싸고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심평원의 탄생 배경과 역할은 ‘비용 효과성’에 초점을 맞춘 심사 평가에 한정돼 왔기 때문이다. 심평원의 진료비 심사는 합리적인 의료자원의 활용보다는 진료비 통제수단에, 의료의 질향보다는 재정안정에 무게를 뒀다.
따라서 요양급여의 의학적 타당성과 비용 효과성을 심사한 자료를 토대로 적정성을 평가하고, 진료비를 가감지급하려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게 의료계의 지적이다.

병원협회 홍정룡 보험이사는 “현재의 급여행위에 대한 보상수준과 심사기준에 대한 합리적인 수준부터 먼저 정하고, 추가 재정투입이 필요한 경우 차등지급방안을 논의해야 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최저의 비용으로 최고의 진료를 요구하는 현재 건강보험 풍토에서 막대한 비용투입이 요구되는 평가기준 적용이 타당하지 않다는 것이다.

또 현재 건강보험 요양급여 심사기준과 요양급여비용 적정성 평가 기준 결정의 위임 입법체계에 대한 문제점도 지적됐다. 요양급여비용의 심사가 복지부 장관에 위임되고, 다시 심평원장에 위임되면서 모든 권한이 심평원장에 쏠리게 돼 형평성과 객관성을 상실할 우려가 크다는 것.

홍 이사는 “원가보상이 낮은 상황에서 재정균형에 입각한 가감지급의 형태가 아닌 새로운 재원을 마련한 후 보상차원에서 차등지급해 진료의 질개선을 유도하는 형태로 연구, 검토돼야 할 것”이라고 제안했다.

스테파니 알렉산더 박사, 미국의 가감지급 시범사업 소개

이날 심포지엄에선 우리나라 가감지급의 모델이 된 미국 가감지급 시범사업을 주도하고 있는 스테파니 알렉산더 박사도 주제발표를 통해 미국의 시범사업 사례를 소개했다.

알렉산더 박사에 따르면 3년간 진행되는 이번 프로젝트는 여러 종류의 병원을 대상으로 점수화하고 상위병원에는 인센티브를 하위병원에게는 진료비 삭감을 주요목적으로 하고 있다.

임상지표들을 샘플링 해 근거중심의학에 기초한 평가를 웹상에 공개하고 참여병원들이 공유할 수 있으며, 경제적 인센티브를 통한 의료질 향상이 이번 프로젝트의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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