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바오로병원 72년, 역사 속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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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바오로병원 72년, 역사 속으로…
  • 오민호 기자
  • 승인 2019.03.11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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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22일 마지막 진료 후 800병상 규모 은평성모병원으로 이전
1957년 청량리 이전 후 지역사회 건강 파수꾼이자 치유 보금자리 역할

가톨릭대학교 성바오로병원이 오는 3월22일 마지막 진료를 끝으로 72년의 역사를 마감한다.

수십만명의 환자들을 치료한 진정한 서민의 병원으로 유명한 성바오로병원은 4월1일 서울 진관동 위치한 지상 17층 800병상 규모의 최첨단 은평성모병원이 개원함에 따라 자연스럽게 폐원이 결정됐다.

이에 따라 750여명의 성바오로병원의 의료진과 직원들 역시 현재의 청량리를 떠나 은평구 진관동으로 자리를 옮기게 됐다.

1944년 제기동 ‘시약소’가 모태
1944년 서울 제기동의 작은 ‘시약소(施藥所)’가 모태인 성바오로병원은 샬트르 성바오로 수녀회 소속 2명의 수녀가 예수그리스도의 뜻에 따라 소외된 이들에게 따뜻한 봉사의 손길을 펼치는데 설립 이념을 두고 시작됐다.

이후 설립 이념에 따라 가난한 서민 환자들을 중심으로 진료를 거듭해 1947년 제기동에 ‘성모의원’을 개원했으며 다시 한국전쟁을 거치면서 1957년 현재의 청량리에 터전을 마련하는 등 3월22일 마지막 진료일까지 한자리에서 무려 62년간 서민들의 아픔을 치료하는 대표적인 병원으로 성장했다.

1961년 가톨릭의대부속병원으로 재탄생하며 도약
특히 1961년 가톨릭의대 부속병원으로 재탄생해 다시 한번 발전의 발판을 마련한 성바오로병원은 1978년 5월 국내 최초의 심장전문센터인 한국순환기센터를 설립해 1982년 첫 개심수술을 서공한데 이어 국내 최초 경흉부 심장 초음파 기기 도입, 심장수술 1천례 돌파 등 지난 30여년 간 국내 심장질환 치료의 선구자적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며 발전을 이끌어 왔다.
그러나 서울에 경쟁적으로 대학병원들이 공격적인 투자에 나서면서 잠시 정체기를 가졌지만 지난 2007년 무릎, 엉덩이, 척추, 어깨 등 진료영역을 세분화한 관절센터를 개소했다.또 2010년에는 혈관 질환의 통합적인 치료를 위한 뇌졸중센터를 비롯해 사지혈관센터, 당뇨병센터를 여는 등 기존의 순환기센터와 함께 체계적인 인프라를 구축해 비상해 왔다.

이밖에도 호흡기센터를 신설해 수면다원검사실, 폐기능검사실 등을 리모델링해 국내 최초로 수면무호흡 분야를 개척하는 등 지난 72년간 우리나라 의료 발전에도 지대한 공헌을 해왔다.

 72년간 참된 인술의 길 걸어
지난 72년간 지역 사회의 건강을 지키는 파수꾼이자 치유의 보금자리 역할을 다해온 성바오로병원이 걸어온 길은 참된 인술의 길이라고 평가된다.

그간 성바오로병원은 샬트르성바오로수녀회의 숭고한 설립 이념을 이어 받아 가톨릭 이념을 성실히 구현해 왔으며 지역 사회의 저소득계층을 위한 의료지원 및 봉사활동을 적극적으로 전개해 왔다.

이제 750여명의 성바오로병원의 교직원들은 지난 62년간의 청량리 시대를 마감하기 위한 ‘아름다운 마무리’를 준비 중이다.

직원들 모두 병원을 찾는 마지막 환자에게 최상의 의료를 제공한다는 신념하에 지난 2월18일 성바오로병원은 ‘감사 캠페인’을 시작해 고객 감동 사연 전시, 감사 사진전, 무료 차(茶)봉사 등 병원과 동고동락(同苦同樂)해온 모든 고객과 직원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있다.

인근 전농동에 사는 권 모씨는 “성바오로병원은 행당동의 한양대병원과 함께 가장 많이 찾던 병원”이라며 “내 젊은 날의 추억이 고스란히 남아 있는 병원이 사라지고 그 자리에는 고층 건물이 들어선다고 하니 허전한 마음이 든다”고 아쉬움을 전했다.

은평성모병원이라는 새로운 도전과 역사 시작
오는 22일을 끝으로 성바오로병원의 72년은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지만 은평성모병원이라는 새로운 도전과 역사가 시작한다.

성바오로병원 교직원은 22일 진료를 마친 후 1주일간의 집중 이사를 통해 은평성모병원으로 옮겨 오는 4월1일 진료를 시작한다.

가톨릭대학교 성바오로병원 권순용 병원장은 “성바오로병원의 마무리는 은평성모병원에서의 도약을 위한 준비”라며 “소외된 이들에게 따뜻한 봉사의 손길을 펼친다는 성바오로병원의 설립 이념을 은평성모병원에서도 이어가기 위해 모든 교직원이 노력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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