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정상압수두증 환자에서 특이하게 증가해 있는 단백체를 발견, 그 진단적 가치를 인정받아 최근 특허를 받았다.

정상압수두증은 두개강 내 뇌척수액으로 차 있는 뇌실이라는 공간이 확장되면서 보행 이상, 치매, 소변조절 장애를 일으키는 퇴행성 뇌질환이다. 일반적으로 중재적 치료 효과를 기대하기 어려운 다른 신경 퇴행성 질환과 달리 뇌척수액 배액이나 수술로 치료할 수 있어 ‘치료 가능한 치매’로 알려져 있다.

칠곡경북대학교병원 신경과 고판우 교수팀(강경훈, 이호원 교수)과 신경외과 박기수 교수팀(황성규)은 이러한 정상압수두증의 가역성에 주목해 증상이 악화되기 전 조기 치료 가능한 질환을 선별하기 위한 바이오마커 연구를 수년 전부터 경북의대 약리학교실 석경호 교수 연구팀(김종헌)과 공동으로 수행해왔다.

이 연구에서 연구팀은 알츠하이머병, 경도인지장애, 정상압수두증, 파킨슨병, 정상대조군 5개의 비교군 273례에 이르는 대규모 혈액샘플을 분석해 ‘Chitinase 3 like 1 protein(CHI3L1)’이라는 단백질이 정상압수두증에서 유의미하게 증가돼 있는 것을 밝혀냈다.

치매의 원인 가운데 정상압수두증은 알츠하이머병과 같이 흔한 질환은 아니지만 치료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매우 중요하고, 혈액검사로 간편하게 질환을 선별해낼 수 있다는 점에서 특허의 가치가 매우 높은 연구다. 또 정상압수두증의 병태생리학적 기전은 아직 명확하게 밝혀져 있지 않아 향후 기전 연구로의 발전 가능성도 기대된다.

고판우 교수를 비롯한 임상연구팀은 최근 치매, 파킨슨병과 같은 신경퇴행성 질환의 바이오마커뿐만 아니라 파킨슨 환자의 갑자기 걸음을 못 걷게 되는 증상인 동결보행을 개선시키는 ‘스마트글래스’ 등의 특허를 연속적으로 취득해 현재 실용화단계까지 근접해있다.

이처럼 광범위한 연구성과는 그간의 축적된 진료 및 연구 노하우와 협업체계에 기반을 둔 것으로, 향후 명실상부한 신경과학 연구중심센터로 발돋움할 것이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