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 신년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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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 신년인터뷰
  • 최관식 기자
  • 승인 2019.01.28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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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병원 경영난, 기능 다양화·전문화 및 의료 질과 환자안전 보상 확대 추진
복수차관 필요성 공감, 신뢰 기반으로 정책 추진하면 현안 해결할 수 있을 것
▲ 박능후 장관
문재인정부 초대 보건복지부장관으로서 취임 1년 6개월이 지난 1월 하순 전문기자협의회는 박능후 장관을 만나 신년 기자간담회를 가졌다.

이 자리에서 박능후 장관은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대책을 수립하고 국민의료비 부담을 완화한 것을 취임 이후 가장 의미 있는 성과로 꼽았다.

박 장관은 “그간 선택진료비 폐지, 상급종합·종합병원 2·3인실 입원료 건강보험 적용, 상복부 초음파 검사와 뇌·혈관 MRI 검사 건강보험 적용 등 보장성 강화의 핵심과제를 차질 없이 이행했다”며 “또 노인·아동·여성의 의료비 부담을 낮추고, 재난적 의료비 제도화를 통해 취약계층의 의료안전망을 확충했다”고 강조했다.

또 올 2월부터는 방광과 항문 초음파 건강보험을 확대하고, 3월부터는 구순구개열 치아교정에 건강보험이 적용될 예정이며, 두부·경부 MRI 건강보험을 확대하고 응급실·중환자실에서 발생하는 주요 의료행위 및 치료재료 비급여 항목도 적용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소개했다.

박 장관은 “앞으로 의학적 비급여의 단계적 건강보험 적용 확대와 함께 의료계와 논의를 통해 적정수가를 보장하고, 공·사 의료보험 연계 등도 추진해 나갈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또 다른 임기 중의 성과로 지난해 9월 메르스 발생 시 신속하고 체계적인 대응으로 추가 감염 없이 종료됐고, 10월에는 공공보건의료 발전 종합대책을 발표해 전 국민에게 양질의 필수의료를 제공하기 위한 기반을 마련했다는 점을 꼽았다.

박 장관은 아쉬운 점으로는 고령화로 인한 보건의료 수요에 큰 변화가 예상되지만 지역사회 중심 찾아가는 서비스가 부족하다는 점이라 지적하며 향후 방문진료와 방문건강관리 등 자택에서 받을 수 있는 서비스를 확충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예산과 업무가 급증하고 있는 보건복지부에 복수차관제도 도입이 필요하지 않느냐는 지적에 공감을 표시하면서도 정부조직법 개정이 필요한 사안인 데다 국가행정사무의 체계적이고 능률적인 수행을 위해 전 부처 기능 및 직무 내에서 종합적인 검토가 필요한 만큼 다소 시일이 걸릴 것이란 점을 시사했다.

박 장관은 “늘어나는 복지수요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고 각 부처에 산재된 사회문제를 총괄·조정하기 위해 보건복지부가 해야 할 일이 점점 늘어나고, 그 역할도 중요해지고 있다”며 “특히 앞으로 중점 추진하고자 하는 예방중심의 국민건강권 보장, 지역사회 통합돌봄 기반 마련, 다층적노후소득보장체계 강화 등은 사회정책 소관부처와의 연계와 협력이 매우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이같은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기 위해서는 적절한 조직규모와 위상이 갖춰져야 한다는 점에 대해 매우 공감한다고 그는 말했다.

실제로 보건복지부의 조직규모는 이미 복수차관을 운영하고 있는 부처보다 크거나 비슷한 수준으로, 박 장관은 차관의 통솔범위를 합리적으로 조정해 업무의 전문화를 촉진하기 위해서는 복수차관 도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박능후 장관은 이와 함께 중소병원이 경영난이 심화하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의료전달체계 개선을 위해 의료기관 종별 고유의 기능을 강화하면서 의료기관 간 협력을 활성화하고 있다”며 “병원과 종합병원은 전문병원, 재활의료기관, 호스피스 등 기능을 다양화·전문화하면서 의료 질과 환자안전 강화 등의 노력에 대한 보상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상급종합병원은 중증질환 진료에 집중하도록 심층진찰 시범사업을 내실화할 계획이며, 올해부터 의뢰·회송 본사업을 추진해 지역사회 의료기관 간 협력을 촉진하고 3차 상대가치수가 개편 등을 통해 의료기관 종별 기능에 맞는 수가 체계 마련을 위해 노력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박능후 장관은 “이 과정에서 의료계와 충실히 소통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각계와 소통하면서 의료전달체계에 대한 현장의 의견을 수렴하고, 정책 반영을 검토하겠다”고 덧붙였다.

또 개원가의 의원급 진찰료 30% 인상과 처방료 부활 요구와 관련해서는 “진찰료 인상 및 처방료 부활은 막대한 건강보험 재정이 소요되고 약제비 등 추가적인 부담을 발생시킬 수 있어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며 “진찰의 실질적인 질을 향상시킬 수 있는 제도 개선과 병행해 수가 인상 등이 논의되는 것이 적절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원격의료에 대해서는 “산업논리가 아니라 국민 건강권 보장을 최우선으로 의료 공공성 차원에서 개선사항을 검토해 나갈 것”이라며 “사회적 논의 과정에서 의료계와 긴밀히 소통하는 한편 현재 추진 중인 시범사업은 효과성과 타당성 검증을 통해 사업 모형을 지속적으로 개선해 나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박능후 장관은 故임세원 교수 사망 사건과 관련해 “먼저 고인과 유가족께 삼가 애도의 뜻을 표하며, 이러한 사고가 다시 발생하지 않도록 의료계와 함께 진행 중인 의료인에 대한 보호 대책과 정신질환 치료·지원 강화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또 의료계 직역 간, 직종 간 갈등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보건의료는 다양한 이해관계 갈등이 있는 분야지만 큰 틀에서는 모두가 국민의 건강과 행복이라는 가치 실현을 위해 애쓰고 계시다 생각한다”며 “올해는 국민의 의료비 부담을 줄이면서 공공의료와 의료의 질을 강화하기 위한 많은 현안이 놓여 있으며 국민과 보건의료계, 정부가 서로 비전을 공유하면서 신뢰를 갖고 정책을 추진하면 어려운 현안도 슬기롭게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보건의료인의 안전과 행복은 더 좋은 의료서비스로 연결되는 만큼 정부는 보건의료인이 좋은 환경에서 진료에 전념할 수 있도록 제도 개선과 적정수가 보상을 위해 적극 노력하겠다”며 “보건의료계도 의료기관 간, 직역 간 소통과 협력, 의료 질 향상 노력을 통해 모두 윈-윈할 수 있도록 뜻을 모아달라”고 당부했다.

한편 그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2018년 국정업무평가에서 보건복지부가 3년 연속 우수 부처로 평가받았다고 소개했다. 약 1억5천만원의 포상금 대부분은 직원들에게 격려금으로 돌려주고, 일부는 국별로 사무실 디자인을 파격적으로 바꾸는 데 필요한 예산으로 활용하고 싶다고 박 장관은 밝혔다.

실제로 지난해 첫 내부 공모에서 사무공간 개선 아이디어가 채택돼 최근 리모델링을 마친 대변인실이 민간 사무실 중에서도 이보다 더 자유분방한 분위기의 사무실이 있을까 싶을 정도로 파격적인 이미지 변신을 시도하기도 했다.

박능후 장관은 “올해는 예산이 허락한다면 2~3개 국을 선정해 사무실 리모델링을 지원할 계획”이라며 “대변인실도 좋은 평을 받고 있지만 이보다 더 파격적인 분위기의 아이디어를 가져오는 국을 우선 지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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