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계, 기초의학 의사국시 도입에 ‘공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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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계, 기초의학 의사국시 도입에 ‘공감’
  • 오민호 기자
  • 승인 2019.01.26 0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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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부, 의료계 의견 통일 없인 정부가 나서기 어려워

진료역량을 갖춘 의사와 선도적 의과학자 양성을 위해 의사국가시험에 기초의학 시험을 도입하자는 주장이 제기됐다.

4차 산업혁명시대를 맞아 의학 및 융합적 신지식 창출을 위해서는 기초의학 지식이 필요하지만 현재 의사국가시험 평가범위에 실질적으로 포함되지 않은 기초의학 과목은 축소되거나 폐지돼 기초의학을 통해 습득하고 배울 기회가 전무하다는게 그 배경이다.

자유한국당 박인숙 의원(서울 송파갑)은 1월25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 제2 소회의실에서 ‘기초의학 의사국가시험 도입 무엇이 쟁점인가?’를 주제로 정책토론회를 개최했다.

이날 토론회에서 의료계는 기초의학 국가시험 도입 목적으로 진료역량뿐만 아니라 의과학역량 등 의사로서 갖춰야 할 다양한 역량을 함께 평가해 우수한 의사를 배출하고 이를 통해 국민에 대한 의료서비스 질 제고를 이유로 찬성의 입장을 나타냈다.
오세옥 부산의대‧의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기초의학 의사국가고시 도입의 당위성’이라는 발제에서 “학교시험의 경우에도 강의시간에 따라 배점이 결정되고 학생들이 공부에 할애하는 시간 역시 함께 결정된다”며 “학생들은 공부할 게 많기 때문에 국시에 나오지도 않는 과목에 스스로 시간을 투자할 것으로 기대하기 어렵다”고 말했다.이어서 오 교수는 “시술위주의 임상실력만 평가한다면 의사는 의료기술자만 될 수밖에 없다”면서 “의사는 국가가 환자를 진료하는 걸 허락한 직역이기 때문에 더 나은 의료서비스를 위해 의학을 발전시켜 나가야 할 의무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의견에 토론자로 나선 의대 교수들 역시 전반적으로 공감하는 분위기였다.

신희영 서울의대 교수는 “임상의사가 문제점을 발견해서 연구를 할 경우 결핵 등 현재 쉽게 해결하지 못하는 질병에 대한 답을 구할 수 있을 것”이라며 “그러나 임상에서 문제 의식을 가지는 것부터 연구에 이르기까지 기초의학에 대한 지식은 반드시 필요하다”고 밝혔다.

또한 “인간이 단순 임상의로서 치료만 하는 것보다 향후 AI가 인간보다 더 잘하는 날이 올수도 있다”며 “앞으로는 인간만이 할 수 있고 AI는 하기 힘든, 데이터를 해석하고 종합적인 사고를 통해 문제해결에 집중할 수 있는 의료인력이 필요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신 교수는 기초의학과 임상의학을 이분법적으로 나눠 평가하는 방식에는 반대했다. 기초의학과 임상의학을 통합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방식을 찾아야지 이분법적으로 나눈다면 결국 기초의학을 강조하는 의미가 퇴색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기초의학이 국시에 도입되면 좋겠지만 안된다면 서울의대에서 만이라도 시험을 통해 졸업자격을 부여하는 방식을 고민해 보겠다고 했다.

허영범 경희의대 교수 역시 “AI 시대에는 기초를 알아야 응용도 가능하고 창의성이 필요하다”며 “기초의학을 평가해야 창의적인 의사를 만들고 창의성을 겸비한 의사를 확보해야 의학도 튼튼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의사국시에 기초의학을 도입해 평가하는 것은 단계적으로 시행하고 국시원에서 주관하는 것이 좋다”고 언급했다.

안덕선 고대의대 교수는 학생들이 임상교육 이전에 통합교육을 둘러볼 수 있는 기회를 줘야한다고 강조했다.

안 교수는 “현재 환자의 질문에 대답을 못하는 의사들도 많은데 기초의학만 공부해도 가능하다”면서 “다만 통합교육차원에서 이뤄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반면 기초의학의 의사국가시험 도입에 반대하는 의견도 나왔다.

이동재 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학생협의회장은 “평가 방식에 대한 고민 이전에 의대에서부터 어떻게 교육할 것인가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며 “평가방식만 바꾼다고 학생들이 통합적 사고를 갖춘 인재가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특히 이미 시험에서 기초의학을 반영하지 않는 것이 아닌데 또 과목을 추가하는 것은 수험생들의 부담만 가중될 뿐이라며 국시를 추가로 보는 것은 비용에 대한 추가부담을 전가한다는 소리밖에 되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한편 보건복지부는 기초의학의 도입 취지에는 공감을 하면서도 정부차원에서 앞장서는 데는 주저하는 모양새다.

곽순헌 보건복지부 의료자원정책과장은 “기초과학의 도입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의료계 내부에서 통일되지 못한 사안을 정부가 나서서 앞장서기에는 현실적으로 어려운 면이 있다”며 “복지부 차원에서는 전국의대평가인증을 할 때 각 학교의 커리큘럼에서 기초과학의 반영 정도에 따라 평가점수 차등을 두는 방법도 고려해 볼 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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