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형외과학회지 1월 ‘Editor's Choice’ 게재
연간 퇴행성관절염으로 인한 무릎 인공관절 수술을 받는 환자가 8만 명에 이르고 있는 가운데 수술 후 일부 환자에서 나타나는 만성 통증을 획기적으로 완화하는 치료법이 국내 연구팀에 의해 개발됐다.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인용 교수와 성바오로병원 고인준 정형외과 교수팀은 무릎 인공관절 수술 후 심한 통증이 예상되는 환자를 수술 전 선별하고 맞춤형 약물 투여로 통증을 완화하는 기법을 최근 국제학술지에 발표했다.
연구팀은 지난 2015년부터 2016년까지 서울성모병원에 무릎 인공관절 치환술을 위해 내원한 모든 환자를 대상으로 중추신경 감작검사를 시행 후 중추신경이 감작된 환자 80명을 선별했다.무릎 수술 후 나타나는 통증의 대표적 원인 중 하나는 중추신경계가 감작(sensitization)해 통증에 예민해진 것이다. 이로 인해 통증이 아닌 감각도 통증으로 느끼거나 약한 통증도 강한 통증으로 증폭돼 느끼게 된다.
이에 연구팀은 환자를 약물투여군과 비투여군으로 무작위 배정한 뒤 약물투여군에서는 중추신경계의 하행 통증 경로에 작용하는 약물(둘록세틴; duloxetine)을 수술 후 6주간 투여하고 비투여군은 투여하지 않은 상태로 모든 환자를 수술 후 3개월까지 추적 관찰한 것.
그 결과 약물 투여군이 비투여군에 비해 수술 2주 후부터 통증 완화는 물론 신체적 기능회복, 감정 및 우울증 수치까지 향상됐으며 약물 부작용의 빈도는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성바오로병원 고인준 교수는 “중추신경이 감작된 환자에서 극심한 통증의 이유는 중추신경계의 통각 인지(perception) 과정의 문제로 말초의 수술 부위 통증 완화 기법만으로는 그 효과가 제한적”이라며 “이 경우 중추신경계에 작용해 통각 인지 과정을 바르게 해 줄 수 있는 약물이 동시에 투여돼야 만 효과적으로 통증을 조절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무릎퇴행성관절염으로 인공 관절 치환술을 앞둔 환자의 20~30%의 환자들이 중추신경 감작 증이 동반돼 있는 만큼 수술 전 미리 선별해 약물을 투여하면 효과적으로 통증을 완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서울성모병원 인용 교수는 “무릎의 퇴행성관절염 환자에서 본 약물의 진통 효과는 입증된 바 있지만, 무릎 인공관절 치환술 후 통증 조절 효과에 대한 기존 연구의 결과들이 상반돼 그 효과가 명확하지 않고 기존의 연구는 중추신경 감작 여부와 관계없이 약물을 투여했지만 이번 연구에서는 약물 투여 대상을 중추신경계가 감작된 통증에 예민한 환자로 선별한 만큼 그 효과가 극대화 됐다”고 설명했다.
인 교수는 이어서 “수술 전 통증의 예민도를 평가하고 이에 따라 본 약물을 적절히 투여한다면 중추신경 감작환자의 수술 후 통증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을 것”이라며 “의학적으로 통증의 원인 규명이 어려운 경우에도 좋은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번 연구결과는 2018년 미국 정형외과학회에서 발표된 바 있으며, 세계 최고 정형외과 학술지인 미국 정형외과학회지(The Journal of Bone and Joint Surgery American volume, 5년 Impact factor: 6.416) 신년호에 게재됐다.
특히 학술지 한 호에 한 편만 채택되는 ‘Editor's Choice’에 선정돼 최고 편집자의 호평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