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연구중심병원·제약산업 오픈이노베이션<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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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연구중심병원·제약산업 오픈이노베이션<1>
  • 병원신문
  • 승인 2019.01.09 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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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 기반의 혁신신약·바이오 과제 발굴을 위한 협력 모델
▲ 이춘호 서울아산병원 신약개발지원센터 부소장
최근 2000년대에 글로벌 제약시장은 출시되는 신약의 갯수는 감소하면서도 신약 개발에 소요되는 비용의 급격한 증가라는 그동안 겪어보지 못했던 위기에 봉착하게 된다. 이는 낮은 신약개발 성공률, 오랜 개발 기간 및 막대한 개발 비용이 수반되는 신약 R&D 특수성에 기인하고 있다. 이러한 신약 R&D에서 생산성 저하 (Innovation gap)와 특허 절벽 (Patent cliff)로 대변되는 큰 도전에 직면한 글로벌 제약산업은 신약 R&D 전반에 대한 패러다임의 전환과 사업 전략상에서 많은 변화를 가져오지 않을 수 없게 된다. 블록버스터 (Blockbuster) 약물 개발 중심에서 니치-버스터 (Niche-buster) 약물 개발에 대한 관심 증가, 내부 혁신 (Inner innovation) 위주에서 개방형 혁신 (Open innovation)으로의 전환, 신약 포트폴리오 재설정, M&A 및 아웃-소싱 등을 사례로 들 수 있다. 이밖에도 신약 R&D 생산성 증대를 위한 연구 환경 조성과 문화 등 새로운 연구 생태계가 조성되고 있다.

이와 같이 신약개발은 성공률이 낮으면서 막대한 비용이 발생하고 생명과학 분야 뿐 만이 아니라 다제 학문이 요구되는 관계로 국내 제약기업이 단독으로 감당하기에는 어려움이 많은 실정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 국내 제약기업은 R&D에 일천한 역사를 가지고도 상당한 연구개발 역량을 발휘하여 신약을 창출하고 해외 기술수출을 성공시키는 등 괄목할만한 성공사례를 이루어내고 있다. 따라서 글로벌 트렌드로 확실히 자리 매김한 개방형 혁신 (Open innovation) 협력 모델을 잘 활용하여 산·학·연·병이 잘 연계해서 신약 R&D를 강화하고 사업화를 가속화해야 한다고 본다. 이에 신약 R&D에서 국내 연구중심병원의 보다 적극적인 참여와 제약기업과의 전략적 협력을 통한 상호발전 차원에서  ‘병원 기반의 혁신신약·바이오 과제 발굴을 위한 협력 모델’을 제안해 보고자 한다. 

▲ 학계·제약기업 펀딩&연구모델 사례
종래의 학계 (대학/병원)와 산업계 (제약기업/바이오벤처) 간에 신약·바이오 분야에서 전형적인 연구개발 협력 모델은 학계에서 상당부분의 탐색 연구를 진행시키고 난 후에 산업계로 기술을 이전하고, 이후 산업계 주도로 개발 방향을 설정하고 비용을 조달하는 방식이었다 [그림 1(a)]. 이러한 직렬적 기술 개발은 수요자의 니즈를 충분히 반영하기가 어렵고 개발 기간이 길며 여러 연구진들 간의 소통에 제한이 있었다.  

앞으로는 중개연구 기반에서 학계와 산업계가 연구 초기부터 중장기 연구 계획, 연구 방향과 추진 전략을 함께 공유하고 연구에 같이 참여하면서 수요자가 필요로 하는 기술을 개발해 나가는 전략적 협력 모델이 보다 바람직하다고 본다 [그림 1(b)]. 최근 IT 시스템은 여러 연구진들이 참여하는 다양한 협력 모델을 운용하는데 어려움이 없도록 하고 있다. 이를 위해서는 학계와 산업계가 오픈 마인드에서 연구 협력 시스템과 문화를 공유하고, 학계에서도 보다 적극적으로 펀딩에 기여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이러한 협력 모델을 제안하면서, 현재 국내 연구중심병원들이 신약 R&D상에서 협력 파트너로서 얼마나 적합한지에 대해서 살펴볼 필요가 있다 [그림 2].  ▲국내 유수의 병원들은 창의적 연구와 기초-중개-임상연구를 연계하여 생명과학연구를 선도하는 연구중심병원을 지향하고자 R&D에 많은 투자를 진행하고 있고, 지속적인 연구 성과 창출과 신약·바이오 분야 사업화를 통한 R&D의 선순환을 지향하고 있다. ▲임상 현장에서의 풍부한 경험을 바탕으로 유용한 임상 정보, 임상 자료와 지견을 갖고 있다. 다양한 질환에 대한 미충족 의학적 수요, 치료 및 진단 분야에 대한 최신 정보와 새로운 치료 방향 제시할 수 있는 임상의와 대규모 임상 시료 및 관련 빅테이터를 보유하고 있다. ▲최적의 임상 수행기관이라는 점이다. 

▲ 혁신신약·바이오 R&D 개방형 협력 모델
특히, 국내 대형병원들은 많은 다국가 임상시험 수행 실적을 갖고 있고, 원내 임상시험센터 등 신약에 대한 초기 임상 지원 시스템도 잘 구비되어 있다.  ▲신약 연구를 위한 플랫폼 기술을 상당 부분 구축하고 있다.  신약 탐색 과정에서 필수적인 타겟 확인/검증, 활성, 약효약리, 체내동태 및 초기 독성 평가 등 기초 연구 관련 우수한 인프라와 연구진을 보유하고 있다.  특히, 의료기기, 바이오 마커, 생체 영상 및 임상시험 분야에 대한 연구 지원 시스템은 매우 막강하다.  ▲이밖에도 생명과학분야에서 가장 우수한 인재가 집결되고 있는 국내 현실을 감안하면, 향후 연구중심병원을 신약 R&D 협력 파트너로 선택해야 할 사유는 충분하다.   
 
신약·바이오 분야에서 개방형 혁신을 추진하기 위해서는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기반으로 유망한 과제들이 많이 발굴되고 유용한 여러 플랫폼 기술들이 구축되어야 한다. 이러한 목적으로 서울아산병원에서 진행하고 있는 기초-중개-임상연구 기반의 ‘시드 (Seed) 과제 발굴 및 플랫폼 고도화 지원 프로그램’을 사례를 들어서 간략히 소개하고자 한다.

신약 R&D 지원 사업으로 자체적으로 총 3개의 RFP1,2,3을 운영하고 있으며, ▲RFP1은 혁신형 신약개발 지원 사업으로서, 공모 대상 분야는 특정 질환 및 특정 물질에 제한을 두고 있지 않으며, 연구 타겟도 자체 발굴한 것이거나 설사 공지된 타겟일지라도 아직 남이 보지 못한 새로운 가치를 찾아내서 이를 제시할 수 있으면 되고, 연구 범위도 타겟 발굴에서 멈추지 않고 타겟 조절 물질까지 확보하도록 유도하고 있으며, 과제 평가도 항목을 단순화해서 좋은 아이디어만 있으면 누구나 지원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RFP2는 신약 재창출 지원 사업으로서, 신규 적응증에 적용 가능토록 기존 약물의 유효성 평가 및 실용화를 지원하고 있다.  ▲RFP3은 신약개발 플랫폼 고도화 지원 사업으로서, 대상 분야는 원내 신약개발 과정을 촉진할 수 있는 플랫폼 기술 개발 및 활용이며, 과제 성격에 맞게 지원 제한 규정도 대폭 완화해서 정책적으로 구축이 필요한 플랫폼 기술을 개발할 수 있도록 독려하고 있다.

앞에서 서울아산병원이 병원 기반의 신약·바이오 과제를 어떻게 인큐베이션하고 관련 플랫폼 기술을 구축하고 있는지를 소개했지만, 이러한 지원 사업이 후속 개발 과정을 거쳐서 사업화로 연결되기 위해서는 제약기업과의 협력이 반드시 필요하다. 연구중심병원과 제약기업 간의 전략적 협력 연구를 통하여 파트너들이 ‘서로 윈-윈’할 수 있는 기대 효과를 열거해 보고자 한다. 우선 제약기업은 ▲선택과 집중하고 있는 연구개발 분야를 더욱 강화시킬 수 있으며, ▲장벽이 높은 신규 영역에 보다 용이하게 진입할 수 있으며, ▲해당 기술에 대한 기초 연구를 기반으로 과학적 근거 자료 확보가 가능하며, ▲혁신신약·바이오 파이프라인 확보 및 신약/신제품의 개발 비용과 시간을 절약 할 수 있다.  연구중심병원 입장에서는 ▲원내 R&D 투자 활성화, ▲해당 연구에 대한 신속한 Go/No-Go 의사결정, ▲혁신신약·바이오 분야 사업화를 통해서 신약/신제품 개발 경험을 축적할 수 있다 [그림 3]. 국내 제약기업 입장에서 보면 연구중심병원이 갖고 있는 창의적인 아이디어와 플랫폼 기술 및 연구 인프라가 부럽고, 반대로 연구중심병원 입장에서는 제약기업의 신속한 의사결정과 투자가 부러운 현실이다.

▲ 연구중심병원·제약기업 'win-win' 협업
연구중심병원과 제약기업 간의 전략적 협력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여러 가지 애로 사항도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예를 들어서, 아이디어와 기술의 가치 평가가 서로 다를 수 있고, 연구 목표 및 기간 설정에 대한 입장 차이 및 공정한 성과 평가와 배분 등에서 이슈가 있을 수 있다. 이러한 이슈들을 소통과 리더쉽으로 슬기롭게 극복해 나가면서 가까운 시일에 여러 성공사례가 발표되기를 기대하면서 끝맺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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