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후 2개월 아이 ‘에크모’로 치료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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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후 2개월 아이 ‘에크모’로 치료해
  • 오민호 기자
  • 승인 2018.12.07 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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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대어린이병원, 급성 심근염 심정지 환아 회복
에크모팀 신속한 조치…3주만에 건강 되찾아 퇴원

전남대어린이병원이 급성 심근염으로 심정지까지 일으켰던 생후 2개월 아이를 에크모(ECMO)를 활용해 치료한 사실이 최근 전해져 화제다.

지난 7월 중순 청색증과 호흡장애 증세로 인해 구급차에 실려 전남대병원 응급실에 생후 2개원 환아가 들어왔다.

응급실에 도착하자마자 저혈압에 심정지까지 발생하는 위급한 상황을 맞이했으나, 신속한 심폐소생술로 첫 고비를 넘겼다.

하지만 의료진은 환자의 상태가 심장기능 급격 저하·전신 청색증으로 악화됨에 따라 심정지 재발 가능성이 높다는 판단하에 바로 에크모(ECMO) 치료에 돌입했다.

에크모 치료는 심장기능을 되찾을 때까지 기계적으로 심장과 폐를 보조해주며 혈압과 장기를 보존하는 생명 유지 장치로 최후에 치료법이다.

환아에게 에크모를 시행한 첫날부터 약 6일간은 환아의 상태가 더 악화됐지만 일주일부터 서서히 호전돼 8일째에는 에크모 장비를 떼어낼 정도로 상태가 좋아졌다.

이후 심장 기능이 계속 좋아져 입원 3주 만에 건강한 모습으로 부모 품에 안겨 퇴원하게 됐다.

환아의 회복은 소아청소년과 조화진 교수를 비롯한 흉부외과와의 원활한 협진과 적합한 조치 등이 신속한 치료가 이뤄졌기 때문에 가능했다는 평가다.

환아의 주치를 맡은 소아청소년과 조화진 교수는 “내원 당시 환아는 매우 안 좋은 상태였지만 치료가 순조롭게 진행돼 좋은 결과를 갖게 됐다”면서 “무엇보다 아이의 부모가 의료진을 믿고 잘 따라와 줘서 가능했다”고 밝혔다.

또한 조 교수는 “현재 전남대병원 에크모팀은 흉부외과 전문의, 소아청소년과 전문의, 체외순환사들로 구성돼 탄탄한 팀웍을 바탕으로 신속하고 체계적인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면서 “전남대병원 에크모 치료를 통한 생존율이 계속 향상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환아의 아버지 권 모씨는 “지금도 건강해진 아이의 모습을 보고 있으면 마치 꿈꾸고 있는 것 같다”면서 “무엇보다 마치 내 자식처럼 온갖 정성을 다해서 치료해 주신 의료진께 진심으로 감사하다”고 말했다.

지난 7월 응급실에 온 이후 질환의 심각성을 알고서는 제대로 잠을 이루지 못했다는 권 씨는 “솔직히 치료 도중 서울지역 병원으로 옮길까도 고민도 했지만 오히려 옮기지 않은게 정말 다행이었다”며 “전원 고민을 상담했던 의료진으로부터 희망과 확신을 갖게 됐고, 그 결과가 이렇게 건강해진 모습으로 크고 있다”며 아이를 꼬옥 안았다.

이번 치료소식이 알려지게 된 것도 환아 부모가 전남대어린이병원 의료진의 우수성과 고마움을 반드시 외부에 알리고자 하는 마음에서 비롯됐다.

권 씨는 “우리 아이와 같은 질환을 앓고 있는 이 지역의 환자와 보호자들에게 치료될 수 있는 희망과 용기를 심어주고, 우수한 의료진이 가까운 곳에 있다는 사실을 널리 알리고 싶다”고 말했다.

한편 권 씨는 지난 11월24일 전남대어린이병원 주최로 열린 에크모 심포지엄에서 아이의 발병 후부터 치료까지의 전 과정을 직접 발표해 큰 주목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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