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호대 실습교육 지원사업’ 중단·재검토 촉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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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호대 실습교육 지원사업’ 중단·재검토 촉구
  • 최관식 기자
  • 승인 2018.11.21 1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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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호계, 간호대학 간 위화감 조성 등 간호교육 체계 왜곡 우려 제기
대한간호협회(회장 신경림)를 비롯한 전국 16개 시·도간호사회와 10개 산하단체는 보건복지부가 진행하고 있는 ‘2018년도 간호대학 실습교육 지원사업’과 관련해 11월21일 공동성명을 발표하고 사업 중단과 사업 내용의 전면 재검토를 촉구하고 나섰다.

보건복지부는 간호대 학생들에 대한 임상실습 및 실기교육 강화를 통해 신규 간호사들의 병원현장 적응력을 높이고 의료의 질 제고에 기여하기 위해 ‘2018년도 간호대학 실습교육 지원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날 성명에서 간호계는 “이 사업과 관련해 간호대학 간 위화감 조성, 실습을 위해 타 대학으로 이동하는 데 따른 간호대학생의 안전문제, 사립대학은 배제한 채 국공립 간호대학 만을 대상으로 한 교수 역량 강화 문제 등을 이유로 간호교육 체계를 왜곡시킬 수 있다고 판단해 사업 재검토를 강력하게 요구하고, 간호교육인증평가를 통과한 모든 대학으로 그 대상을 확대해 줄 것을 요청해 왔었다”며 “2018년이 끝나가는 시점에서 보건복지부가 일방적으로 사업 추진을 발표한 것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하며, 사업을 중단하고 사업 내용의 전면 재검토를 촉구한다”고 밝혔다.

보건복지부가 지난 11월13일 ‘2018년도 간호대학 실습교육 지원사업’과 관련해 공고한 내용을 보면 3년간 매해 지원규모는 총 28억5천만원으로, 23개 국공립 간호대학을 대상으로 표준형의 경우 3대학을 선정해 대학당 6억원 범위 내외에서, 교육형의 경우 부속병원 없는 5개 대학을 선정해 2억원 범위 내외에서 지원하겠다는 것을 주요 내용으로 하고 있다.

또 지원 내용으로는 시뮬레이션 센터 등의 설치 또는 확장을 위한 설계비, 공사비 등과 시뮬레이터, 평가 모니터링 장비 등 각종 시뮬레이션 및 실기 교육을 위한 기기·장비 구입비 등으로 명시하고 있다.

그러나 간호계는 보건복지부가 표준형과 일반형으로 국공립 간호대학을 구분해 지원하고 있는 것에 대해서도 “보건복지부는 국공립 간호대학을 표준형과 교육형으로 나눠 실습교육을 지원하면서 이에 대해 그 누구와도 논의한 바 없어 국공립 간호대학만을 위해 표준형과 교육형을 분리해 놓은 것인지 혼란을 가중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간호계는 국공립대학 간호대학(학과)에만 실습교육비를 지원하는 것은 대학 간 위화감을 부추기는 시대착오적 정책이라고 지적했다.

간호계는 “현재 203개 간호대학(학과) 가운데 사립대학은 180개, 국공립대학은 23개로, 국공립대학 간호학과는 전체 간호학과의 11.3%에 불과한 실정임에도 이번 사업은 23개 국공립대 간호학과에만 실습교육비를 지원함으로써 대다수 사립대 간호학과의 예산 지원 기회를 원천적으로 박탈하고 있다”면서 “예산 지원을 받지 못한 사립대학의 학생들의 경우 예산 지원을 받은 국공립대학으로 실습을 가게 되면 예산 지원 유무에 따라 대학 내 서열이 나뉘어져 대학 간, 교수 간, 학생 간 위화감이 조성하게 될 것으로 우려된다”고 강조했다.

간호계는 또 임상실습 교육여건이 취약한 대학이 아닌, 부속병원이 있는 여건이 우수한 간호대학을 우선 지원하는 것은 국가예산을 낭비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간호계는 “이번 사업은 간호대학생의 임상교육 및 실기교육 강화라는 본래 사업목적과 달리 이미 부속병원을 가지고 있고 교육여건마저 우수한 국공립대학에 매년 6억원씩 3년간 18억원을 지원해 시뮬레이션 실습실을 설치하는 것은 사업 본래 목적을 무색케 한다”며 “따라서 부속병원이 없거나 인근 지역에 의료기관이 부족해 임상교육에 취약한 대학을 우선으로 지원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간호계는 이와 함께 시뮬레이션 실습 교육 인력에 대한 역량 강화가 시급함에도 불구하고 시뮬레이션 장비와 시설비 중심으로 지원하겠다는 것은 탁상행정의 표본이라고 주장했다.

간호계는 “무엇보다 현재 각 간호대학이 실습기자재 필수목록인 시뮬레이션을 위한 인체모형과 장비를 100% 충족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시뮬레이션 장비와 시설비 중심으로 지원하겠다는 것은 간호교육 현실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는 방증”이라면서 “간호대학 교수들은 시뮬레이션 실습을 제대로 운영하기 위해서는 국공립대학에 1억원이 넘는 외국산 고가장비를 추가로 마련해주는 것보다 모든 간호대학에 표준화된 시나리오 개발과 이를 운영할 인력, 시뮬레이션 교육자의 역량개발을 위한 교육프로그램 운영이 더 절실하다고 말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간호계는 이와 함께 대학 시뮬레이션 실습실에서 간호인력까지 교육하는 것은 기존 ‘간호인력 취업교육센터’ 사업과 중복되는 비효율적인 정책이라는 점도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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