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순전남대병원, ‘제2의 도약’ 절실…리브랜딩 초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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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순전남대병원, ‘제2의 도약’ 절실…리브랜딩 초점
  • 오민호 기자
  • 승인 2018.11.21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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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 병원장 ”더 이상은 암을 컨셉으로 생존 어려워’
암백신치료제 개발·차별화된 진료체계 구축에 힘쏟아

“개원 이후 지속적인 흑자경영 기조가 유지되고 있지만, 외형적 성장은 수년째 정체 상태다. 양적 성장이 아닌 질적 발전은 물론 격높은 의료서비스를 바탕으로한 ‘제2의 도약’이 절실하다.”

오는 12월 말이면 취임 1주년을 맞는 화순전남대병원 정신 병원장은 최근 병원신문과 만난 자리에서 최근 5년간 성장세가 둔화되고 있다면서 이제는 새로운 변화기 필요한 시기라고 밝혔다.

인구 5만 여명의 작은 시골 도시 전라남도 화순에 위치한 화순전남대병원은 친환경 입지와 함께 ‘병상당 암수술 전국 1위’라는 최고실적을 유지하고 있다.

지난 2004년 개원 당시부터 암특화병원으로 출범해 암치료를 위한 최첨단 의료장비를 갖추고 한명의 환자를 여러 분야별 의료진이 진료하는 ‘다학제 협진체제’를 선구적으로 도입했다.

2004년 당시 287병상으로 개원한 화순전남대병원은 14년이 지난 현재 705병상을 운영 중으로 연평균 9천 여건의 수술 건수를 기록하는 등 병상당 암수술 건수는 전국 최고 수준이다.

이처럼 외형적인 성공을 거둔 화순전남대병원이지만 최근의 정체기는 병원의 생존 위기감으로 작용해 새로운 전략과 확장을 요구하고 있다.

정 병원장은 “개원한지 14년 동안 암특성화 상급종합병원으로 열심히 해왔지만 더 이상은 암을 컨셉으로 생존하기는 어려운 것 같다”면서 “차별화된 전략으로 첨단 선진의료의 주역이 되기 위한 ‘리브랜딩(re-branding)’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환자별 맞춤치료를 구현하는 정밀의료, IT기술을 접목한 스마트 서비스, 복합면역치료 등 첨단 의료시스템을 구축하는 혁신에 역점을 두고 있다.

무엇보다 ‘화순백신특구’와의 산-학-연-병-관 연계를 통한 복합면역치료 등 암치료백신 개발에 힘을 쏟고 있는 만큼 암백신 치료 선두주자로 자리매김하겠다는 의지다.

면역치료는 암환자들이 수술·항암치료·방사선치료와 함께 할 경우 효과를 볼 수 있는 치료법으로 현재 전세계적으로 가장 주목받는 암치료법 중 하나다.이에 화순전남대병원은 새로운 암치료법으로 각광받고 있는 복합면역치료의 핵심인 암치료백신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정 병원장은 “암특화 병원의 특성상 경륜있는 암치료백신 전문가와 연구진이 풍부해 실제 벤처기업을 오픈한 교수도 많다”면서 “첨단기자재는 돈을 주고 살 수 있지만, 연구인력은 단기간에 키워낼 수 없다”고 말했다.이어서 “개원 이래 15년간 구축해온 암 관련 데이터도 방대해 암환자별 맞춤치료를 구현하는 정밀의학에도 힘을 쏟고 있다”며 “암치유와 암정복을 향한 선두주자가 되기 위해 열심히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화순전남대병원은 2011년부터 독일 프라운호퍼IZI(세포치료 및 면역학) 연구소를 아시아에선 유일하게 유치해 암 면역치료에 관한 공동연구를 진행해왔다. 프라운호퍼IZI는 세계적인 바이러스 백신과 항암제 개발 전문연구기관이다.

화순전남대병원은 프라운호퍼와 공동연구소 운영을 통해 세포치료와 면역학에 관한 독자적 기술과 노하우를 축적하고 있으며 세계시장에서도 경쟁력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최근 공동연구소를 넘어 분소격인 프라운호퍼IZI 프로젝트센터를 유치하는 사업을 진행 중에 있다.

또한 병원 의료진들을 중심으로 독자적 면역세포치료제 개발에도 한창이다. 이들 치료제들은 다발성 골수종(골수에 생긴 혈액암의 일종), 간암치료용 면역세포로 동물실험단계를 넘어 현재는 환자들을 대상으로 한 임상 2상시험에 돌입한 상태다. 살모넬라균의 독성을 약화시킨 후 유전적인 변형을 통해 암세포 표적 치료하는 기술도 독특한 연구로 화제를 모으고 있다. 

정 병원장은 “국내 최초로 지정된 화순백신특구는 꾸준히 관련 업체들이 입주해 80% 이상이 다찼다”면서 “녹십자를 비롯한 제약회사 등 산업체들이 많이 들어왔지만 바이오 클러스터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임상시험을 할 수 있는 병원으로 화순전남대병원이 그 축을 담당하고 있어 미국의 실리콘 밸리, 독일의 작센주 바이오 밸리와 견줘도 전혀 손색이 없다”고 평가했다.

두 번째는 차별화된 진료체계 구축을 꼽았다. 국내 최고수준의 의료경쟁력을 갖기 위한 진료환경과 진료 프로세스를 개선해 더욱 효율적이고 신속한 치료가 이뤄지도록 하겠다는 것.

이 가운데서도 광주·전남 지역 내 암생존자가 14만여명에 달하는 점을 감안해 병원내 ‘평생건강클리닉’을 강화하고 동시에 암생존자의 헬스케어를 위해 협력병원들과 공조도 늘려나갈 방침이다.

정 병원장은 “암생존자 사후 관리를 위한 암평생 건강관리를 다학제 형태로 운영하고 있다”면서 “사실 암다학제가 보편화됐지만 현실적으로는 어려운 만큼 치료가 어려운 난치성 암을 중심으로 다학제 클리닉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화순전남대병원은 외형적인 확장에도 적극 나설 예정이다. 이미 병원 옆으로 이전해온 전남대 의과대학과 연계, 미래를 위한 의료인재 육성교육과 연구역량 증진하고 원내 부지에 ‘의생명혁신센터’ 건립을 추진하고 있다.

정 병원장은 “연구 역량을 강화해 의생명 원천기술을 발굴하고 산업화하고세계적 암특화병원으로의 기능 확충과 연구중심병원으로서의 기반 조성을 위해 더욱 노력하겠다”면서 “의생명혁신센터가 건립되면 그곳으로 교수 연구실을 이전하고 그 자리에 150병상 정도를 더 확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지역 대학병원을 중심으로 불고 있는 AI(왓슨) 열풍에 대해서는 AI 자체보다는 빅데이터가 더 중요하다는 입장을 보였다.

정 병원장은 “AI 도입은 필요하다고 보지만 AI는 자연스럽게 우리가 문서작성 프로그램처럼 다연스럽게 스며들것으로 본다”면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빅데이터다”고 언급했다.

화순전남대병원은 병원 임직원들에게 데이터의 중요성을 심어주기 위해 직원 본인들이 가지고 있는 데이터를 분석해 업무 개선안을 제시하는 워크숍을 진행한 결과 다양한 아이디어들이 제안되는 등 효과가 좋았다는 평가다.

정 원장은 “의료빅데이터 분석 프로그램은 많은 만큼 분산형 의료데이터에 대해 컨소시엄을 이뤄야 한다”면서 “환자개인정보는 보호하면서 데이터를 서로 공유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진단했다.

이어 정 원장은 “데이터 중심의 연구로 패러다임이 변화하고 있다”면서 “화순전남대병원은 데이터 분석 관련 부서장을 두고 관리할 정도로 의료빅데이터는 관리에 병원들이 중점을 둬야 한다”고 조언했다.

끝으로 연구중심병원 지정 실패를 거울삼아 지정보다는 육성사업 쪽으로 연구중심병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했다.

정 병원장은 “우리병원은 연구분야에서 수익을 낼 수 있는 구조로 연구중심병원 지정을 받은 병원과 컨소시엄을 이룰 생각이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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