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우병성 관절염, 조기치료로 평생 예방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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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우병성 관절염, 조기치료로 평생 예방 가능
  • 박해성 기자
  • 승인 2018.11.14 0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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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지대학교병원 유철우 교수팀, 10년간 추적검사 결과 발표
▲ 소아청소년과 유철우·김주영, 영상의학과 전동진 교수<사진 왼쪽부터>
혈우병 환자에서 가장 흔하고 심각한 대표적 합병증인 ‘혈우병성 관절염’을 보다 쉽게 예방할 수 있는 치료법이 제시됐다.

을지대학교병원 소아청소년과 유철우·김주영, 영상의학과 전동진 교수팀이 지난 2005년부터 10년간 병원을 찾은 만 1세부터 40세까지의 A형 중증 혈우병 환자 42명을 추적 관찰한 결과, 16세 정도의 사춘기 이전부터 관리하면 적은 용량의 치료제로도 혈우병성 관절염(hemarthropathy)을 평생 예방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혈우병은 혈액응고인자가 없어 상처가 나도 피가 잘 멈추지 않는 유전병 중 하나로 이중 A형 혈우병이 전체 혈우병 환자의 75~80%를 차지하고 있다. 대부분의 혈우병 환자들은 반복적인 관절 출혈로 30대 중반 이후부터 여러 관절에 심각한 관절염이 발생해 신체활동에 제약을 받으며 삶의 질이 크게 떨어진다.

혈우병 환자의 원칙적인 1차 치료는 어릴 때부터 2~3일 간격으로 고용량의 혈액응고인자를 투여해 혈중활성도를 일정 수준으로 유지, 예방하는 것이다. 하지만 혈액응고인자 농축 제제가 워낙 고가이다 보니 적용이 쉽지 않은 실정이었다.

이에 연구팀은 WHO 권고 용량이 아닌 국내 보험기준의 출혈치료 시 허용 용량인 중간용량으로 예방요법을 시행하고 2005년부터 10년간 이 병원의 환자 42명을 만 1~10세(A), 11~20세(B), 21세 이상(C) 등 총 세 개 군으로 나눠 혈우병성 관절염의 임상측정법(P-score)을 통해 비교분석했다.

런 재정문제를 해결하고, 관절 출혈 횟수를 줄여 삶의 질에 큰 영향을 주지 않는 수준을 유지하기 위해 WHO 권고 용량이 아닌 국내 보험기준에서 출혈치료 시 허용한 용량인 중간용량으로 예방요법을 시행했다.

그 결과 예방요법을 시행하지 않았을 때 보다 시행했을 때의 경우에서 나이에 따른 관절염의 진행 속도가 11배 감소하며, 관절 출혈횟수도 평균 70%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20점 이상: 관절 장애로 독립적인 생활이 어려운 수준

또 예방요법을 시작한 나이가 어릴수록 관절염의 진행이 더 늦게 나타났다. 5세쯤 예방요법을 시작하면 삶의 질이 나빠지는 P-score 13점에 도달할 때까지 279년, 16세쯤 시작하면 89년이나 걸리는 것으로 분석되며 합병증의 평생 예방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하지만 17세 이상의 나이에서 시작할 경우 효과를 볼 수 없었다.

유철우 교수는 “한국의 혈우병 예방요법에 대한 장기간 관찰 결과를 최초로 보고한 논문”이라며 “향후 국내 혈우병 환자의 예방요법에 대한 객관적 자료로 활용됨은 물론 경제적인 이유로 WHO가 제시하는 충분한 용량의 예방요법을 시행할 수 없는 국가들을 비롯한 전 세계의 수많은 소아 환자들에게 삶의 희망을 주었다는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해당 연구 논문은 최근 SCI 학술지인 ‘Haemophilia’(혈우병)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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